정부의 1단계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율 29%에 그쳐

정부의 1단계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율이 29%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원주지부에서 지난 8월 30일 개최한 ‘문재인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정책’ 평가와 과제’ 강연회에서 집계된 바에 의하면,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1단계(무기계약직, 파견용역) 실적의 경우, 다섯 종류의 공공기관 중 ‘자치단체’의 정규직 전환율이 15%로 가장 낮았고, ‘중앙행정기 정규직 전환율이 3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행정기관’ 다음으로는 ‘지방공기업’ 36%. ‘공공기관’ 34%, ‘교육기관’ 32% 순으로 나타났다.(2018년 8월 30일 현재 홈페이지)

이날 강연회는 민주노총 원주지부 주최로 개최되었으며, 정부의 1단계 실적을 평가하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2단계 및 향후 추진될 3단계에 대해서 앞으로의 동향을 예측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강연회는 교육공무직노동조합, 지방의료원노동조합, 공무원노동조합, 공공기관 용역업체노동조합, 노동당 강원도당 등 비정규직운동에 관심을 가진 단체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특히, 이날 참가자들은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대상 관련 노동조합의 임원 및 조합원이 대다수여서 관련 노동조합들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편, 정부가 발표하고 있는 전환율은 109%로 민주노총 강연회에서 집계한 29%와는 차이가 크다. 이 차이는 집계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정부는 전체 비정규직 숫자가 아니라, 이 중에서 정규직 전환대상자로 분류된 수치를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비율을 계산한 반면, 민주노총에서는 전체 비정규직 숫자 중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율을 계산했기 때문이다.

즉, 정부 발표에 의하면 전환대상자 65,896명보다 많은 74,023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109%의 전환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방식처럼 공공기관의 전체 비정규직 252,578명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74,023명을 계산하면 29%에 불과하다.

정부의 계산 방식에 의하면 전체 비정규직의 74%나 되는 186,682명이 전환제외자로 분류되며, 결국 얼마 남지 않은 전환대상자 65,896명 중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율을 계산했기 때문에 정부가 계산한 전환율은 당연히 높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한편, 정부의 정규직 전환계획은 총 3단계로 진행되며, 1단계는 기간제 및 파견용역 노동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하는데, 2017. 7. 20.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2018년 상반기까지 전환을 한다. 현재 2단계 공공부문의 자회사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2017년 하반기 공공부문 자회사에 대한 실태조사에 따라 2018년 상반기에 정규직 전환을 한다. 3단계 공공부문의 민간위탁에 대해서는, 2018년 상반기 실태조사에 따라 2018년 하반기에 전환계획을 제시할 예정이다.

1단계 정규직 전환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 이날 강연회에서 비판받은 사례를 보면,

① 전환제외자의 비중이 너무 크다는 점이 가장 먼저 제기되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상시지속업무를 축소해석하여 전환대상을 누락시키거나, 상시지속업무를 자의적으로 판단하거나, 예산부족을 이유로 한 쪼개기계약을 통해서 전환을 회피하거나, 임시간헐적 업무에 대해서 자의적으로 확대해석하거나, 예산확보의 불안정성을 이유로 임시간헐적업무로 분류하거나,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적용제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하였다.

파견용역을 전환제외한 사례도 역시 이와 비슷하다. 민간의 고도전문성 활용을 이유로 한 전환제외, 중소기업 진흥을 이유로 한 전환제외, 산업구조조정 가능성만으로 전환제외, 자회사 형식의 외주화를 정규직 전환대상에서 제외, 근로자의 전환거부를 유도하는 탈법적 시도 등의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대상에서 제외시켰다.

② 전환결정기구의 구성과 운영에 대한 비판도 크다.

전환목표에 대한 강제성도 없고, 전환결정기구의 구성과 운영을 해당 기관에 맡김으로써, 자의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함은 물론, 당사자인 노동자의 참여를 봉쇄하고, 사측 입장의 전문가를 참여시킴으로써 일방적으로 운영하고, 대상 노동자에게 자료 공유도 거의 없었다.

③ 전환과정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채용방식에서 경쟁채용을 남발하거나, 현직종사 기준의 획일성, 전일제 노동자를 단시간근로로 변경, 근로시간 단축을 고려한 인원증원 미검토, 노동부의 지도감독 부실, 전환과정에서 고용보장 대책 부재, 예산 및 정원 조정대책의 미비, 자회사 전환을 통한 정규직화 회피 등이 비판 받고 있다.

2018. 5. 31. 발표된 2단계 공공기관 자회사 정규직전환을 위한 가이드라인에서도 역시 같은 문제점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여전히 전환제외자의 비중이 대단히 크다. 비정규직 203,864명 중 전환제외자 185,447명과 기존에 전환된 3,155을 제외하면, 실제 전환대상자는 15,262명으로 7%에 불과하다.

전환결정 기구에 산별노조나 상급단체 간부의 참여를 보장하지 않고, 회의록 공개나 자료제출 요청권한 등에 대해서도 침묵하고 있으며, 광범위한 전환예외 기준의 자의적 적영 가능성, 전환된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개선이나 정규직으로의 법적 지위 보장에 대해서 소극적인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강연회에서는 3단계 민간위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예상과 대응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깊게 토론되었다. 실태조사에 대한 적극 개입 방안, 지방자치단체 공단화 시도의 문제점, 공단화를 진행할 경우 점검사항 및 적극 대응방안 등이 논의되었다.

강연을 진행한 민주노총 법률원의 박주영 노무사는 “민간위탁의 정규직 전환방식으로 시설공단 방식이라든가 출자출연기관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노동조합에서 미리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