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우리 편. 그러나, 인천은 혐오 편?”

<퀴어 in 天> 인천퀴어문화축제를 다녀와서 이근선l승인2018.09.27l수정2018.09.27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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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별/ 알바노조 인천지부장

인천퀴어문화축제 사회자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인천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에 유일하게 인권조례가 없는 곳입니다. 그런 인천에서 ‘퀴어문화축제’라는 뜻깊은 행사가 지난 9월 8일 토요일에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인권불모지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갖고 있던 인천에서, 다양성을 마음껏 내뿜을 수 있는 축제가 열리는 역사적인 날이었지만, 그 전날부터 혐오세력들은 동인천 북광장을 점거하고 있었고, 아침 일찍부터 자신들을 위한 공연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들 중 일부분은 방언을 터트리기도 하고, 일부는 울부짖으며 퀴어문화축제를 저지하기 위한 몸부림을 펼쳤습니다. 인천퀴어문화축제 주최 측은 경찰에게 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했고 또한, 축제에 필요한 물품들과 장비들을 준비하기 위해 차량들을 대기시켰습니다.

그런데, 혐오세력은 조직되어있었는지 모자와 마스크를 쓴 무리들이 일사분란하게 준비차량이 등장하면 그 차량을 둘러쌓아 진입하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또 일부 혐오세력들은 자원활동가들을 에워싸서 이동을 막았습니다. 그 과정에서는 몸싸움이 있었고, 자원활동가들은 혐오적인 표현들을 적나라하게 들어야 했습니다.

“사랑하니까 반대한다”, “에이즈 조심해라”, “세금 아깝다” 부터 “집에 가”까지 절대다수의 혐오세력들은 끊임없이 소수의 퀴어문화축제 주최 측과 참가자들에게 외쳐댔습니다.

“이런 축제에 참가하면 미국에서 입국거부를 할 것이고, CSI(Crime Scene Investigation)가 널 기억할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하는데, 그러면 살인의 자유도 자유냐!” 같이 무지한 외침도 있었습니다.

아니 이들뿐 아니라, 혐오세력의 모든 발언들은 무지 위에 서있었습니다. 그게 얼마나 범죄에 가까운 표현인지 모르고, 목이 터져라 외쳤습니다. 어떤 존재를 향해서 “사랑하니까” 라는 다정한 단어로 포장했지만, “반대한다” 라든가 “집에 가”라며 정체성을 드러내지 말라고 요구하는 건 불관용적 표현입니다. 명백한 차별적 표현입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표현의 자유’에는 불관용을 관용하는 태도 따위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범죄에 가까운 행동들을 정의라 굳게 믿었고, 그 때문에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의 권리를 간단하게 무시하고 침해했습니다. 참가자들의 이동을 계속해서 막았고, 깃대와 깃발을 부러트리고 갈가리 찢었습니다.

몸을 밀치고, 때리고, 할퀴고, 협박하고 그들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해 폭력적으로 압박했습니다. 그런데, 경찰들은 퀴퍼참가자들의 안전을 충분하게 보장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애초에 축제가 진행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못했습니다.

혐오세력과 퀴퍼참가자들의 공간분리를 하지 못했고, 도리어 모두의 통행로를 막아서는 대혼란의 상황을 자꾸 초래했습니다. 민중을, 노동자를 효과적으로 탄압하던 그들은 온데 간데 없었습니다. 그렇게 위험한 공간에 계속해서 퀴퍼참가자들은 노출되어야 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 있다”

사전행사를 포함해 공연행사까지 혐오세력의 방해로 완전히 진행할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꿋꿋이 삼삼오오 모여서 행진을 다시 계획하고, 노래를 부르며 우리의 존재를 하늘에게 또 모두에게 알렸습니다.

다들 지치고, 몸도 마음도 상처받았지만,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물러설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 모인 곳에서, 자신의 존재를 반대하고 부정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자꾸 커져나가기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 싸우고 싶었을 겁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현장이었지만 그럼에도, 우리들은 연대를 확인하고 서로를 지지하는 끈은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그렇게 단단해진 끈을 부여잡은 덕분에 엄청난 방해 속에서도 행진을 끝까지 완수 할 수 있었습니다. 20분 내외면 갈 거리를 5시간 이상 걸렸지만, 우리의 존재에 대해서 물러서지 않았고, 하늘에 오롯이 알린 기분이었습니다.

또, 우리는 다음을 기약했고 서로를 더욱 강하게 지탱하리라 마음깊이 생각했습니다. 당시에 현장에서 함께하지 못했던 분이든,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언젠간 ‘인권과 인천’이 마치, 같은 단어처럼 들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언젠간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우리는 계속해서 여기에서 함께 숨 쉬도록 합시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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