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독점자본 운동 없는 '사회적경제'는, 협동조합들의 생명력을 스스로 위협하는 최악의 조합

에밀리야 로마냐 지역의 '사회적경제'가 강한 생명력을 내뿜게 된 근본적인 요인은, 독점대자본에 대한 지역 차원의 대항운동 양준호l승인2018.10.17l수정2018.10.17 17:02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양준호 /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국내에서 '사회적경제'를 조금은 학술적으로 운운하는 이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 모범적인 사례 지역으로 이탈리아 동북부의 에밀리야 로마냐 지역을 곧잘 언급한다.

그곳의 풍요로운 협동조합 풀, 또 협동조합 간의 탄탄한 네트워크, 그리고 이들 협동조합을 이른바 '인내심 있는 자금(patient capital)'으로 전담 지원하는 금융기관을 들며, 그곳의 '사회적경제'가 갖는 제도적 비교우위에 주목한다.

나도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그런 측면들이 그곳을 '사회적경제'의 메카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점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 '사회적경제'가 강한 생명력을 내뿜게 된 근본적인 요인은 다른 데 있다.

즉, <독점대자본에 대한 지역 차원의 대항운동>이 그곳의 협동조합 생태계의 근본적인 동력으로 작용해왔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조하는, 그리고 이를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논자는 아쉽게도 매우 드물다.

주지하다시피, 이탈리아는 매우 오랫동안 도시국가로 분열되어 있었기 때문에, 생산자본이나 유통자본이건, 금융자본이건 이탈리아의 소자본은 이러한 정치, 지리적 제약조건에 막혀 '공간적' 측면에서 하나의 독점적인 대자본으로 성장하기 어려웠다.

해서, 이들은 이탈리아 밖의 독점대자본의 맹렬한 시장 공세에 대해, 자연스럽게 중소규모 사업체 간의 지역연계와 공동소유 기업체제를 모색하며 대항했던 것이다.

또한, 에밀리야 로마냐 지역은 이탈리아 공산당이 활동했던 거점으로 독점자본에 대한 지역 대중의 비판적 인식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강했다. 이러한 반독점자본의 지역 정서는, 자연스럽게 협동조합이라는 과도기적 대안과 정합적일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하나의 큰 국민국가에서 도시국가로 해체할 수 없다면, '사회적경제'의 조건은, 바로 <독점대자본에 대한 지역 차원의 대항운동>에서 찾아야 한다.

이 운동이 조직화되고 일상화될 때, '사회적경제'의 이론적, 실천적 공간으로 볼 수 있는 '지역'에 중소규모 사업체 간의 탄탄한 연계체계가 구축될 수 있고, 또 반독점자본 패러다임 하에서 이른바, '조직화된 생산과 소비'의 주체인 협동조합은 지역대중들의 일상에서 더욱 정당화될 수 있다.

반독점자본 운동 없는 '사회적경제'. 모순이 정점에 달한 이 낡고 썩은 자본주의의 연명에 기여하는 반동적 구호일 뿐만 아니라, 협동조합들의 생명력 그 자체를 자기 스스로 위협하는 최악의 조합이다.

 

<언론협동조합 개미뉴스와 함께하는 방법 4가지>

1. 기사 공유하기 ; 기사에 공감하시면 공유해 주세요!~

2. 개미뉴스 페이스북 '좋아요'를 눌러 주세요!~

https://www.facebook.com/gaeminews/?pnref=lhc

3. 개미뉴스에 후원금 보내기 ; (농협 351-0793-0344-83 언론협동조합 개미뉴스)

4. 개미뉴스 조합원으로 가입하기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jIWEPBC4xKuTU2CbVTb3J_wOSdRQcVT40iawE4kzx84nmLg/view

* 개미뉴스 기사는, 조합원들의 조합비와 후원금으로 만들어 집니다.

양준호  junho@inu.ac.kr
■ <개미뉴스>의 모든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개미뉴스>의 모든 기사는 「개미뉴스 편집가이드」를 따릅니다.
   ☞ 「개미뉴스 편집가이드」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협동조합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405-806) 인천광역시 남동구 경인로 611간석오피앙 1차 202호  |  대표전화 : 032-424-7112  |  팩스 : 032-429-6040
등록번호 : 인천 아 01227  |  등록일 : 2015년 03월 31일  |  발행인 :   |  청소년보호 책임자 :   |  편집인 : 이근선
깊게 보는 개미뉴스의 모든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저작자표시-비영리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Copyright © 2019 개미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