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의 죽음을 애도하며

죽음의 외주화를 방치하고서, 어떻게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나? 권영국l승인2018.12.16l수정2018.12.1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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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국 / 변호사

경북노동인권센터장

(전)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

아~ 어찌 이리도 참혹할까?

몸뚱아리가 둘로 나누어졌다지.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해 상상하기조차 어려워.

그는 25세의 한국서부발전 하청노동자 김용균!

화력발전소의 연료로 쓰이는 석탄을 이송하는 컨베이어벨트 위에 낙탄이 쌓이면 작동을 멈출 수 있어 컨베이어벨트 밑으로 나있는 구멍으로 들어가, 소리를 듣고 기기의 이상 유무를 판단해야 했다네. 옷깃이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이면 황천길인 줄 알면서......

2인 1조로 일해야 하는 작업장에서 휴대폰 조명에 의지한 채, 혼자 일하다 쉼 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몸이 두 동강이 나버렸다네.

현장 노동자들이 28번이나 위험 방지를 위해 작업현장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지만, 3억 원의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거부되어 왔다네.

사람의 안전이나 생명보다 더 중요한 그놈의 돈 때문에, 꽃 같은 청춘이 또 스러져버렸네.

부모의 통곡이 가슴을 적시네.

공기업선진화라는 이름으로 발전소를 분리하고, 경영합리화와 비용절감이라는 이유로 발전소의 위험 업무조차 외주화해, 최저경쟁 입찰로 인건비 감축에만 혈안이 되었으니 2인 1조로 일해야 한다는 규정은, 그림의 떡일 뿐이지 않았을까?

혼자서 6킬로미터에 이르는 구간을 도맡아 점검해야 했다지. 컨베이어벨트가 흉기가 되어 그의 몸을 휘감아도 아무도 세워줄 수 없는 끔찍한 작업환경!

2016년 5월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달려오는 전동차에 치여 숨진, 19세 청년 하청노동자 김 군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공기업 선진화와 위험 업무의 외주화, 최저입찰, 2인 1조 원칙, 인건비 감축을 위한 1인 작업배치로 무용해진 작업안전수칙......

똑같다. 하나도 다르지 않다. 우리 사회는 과거의 경험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 걸까?

더 아픈 것은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업장이 차고 넘치는데, 공기업에서조차 아무것도 바꾸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거네.

촛불정부가 주창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어느 사이에 용두사미가 되었고, 그마저도 외주화는 자회사라는 형태로 형식만 바꾸어 존속한다는 것일세.

이제 우리는 살기 위해 노동을 하는 체제가 아닐세. 우리는 죽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하는 잔인한 세상을 살고 있네.

차별이 일상화된 사회!

대자본들에 의한 차별과 착취가 통제의 도를 넘었다. 그 사이 노동에 대한 차별은 신분으로 안전과 생명에 대한 차별로 발전해버렸다.

값싼 생명과 그렇지 않은 생명이 있는 것처럼......

값싼 생명에 대한 보상이 설비 개선비용보다 헐하게 먹히는 이상, 이 우라질 놈의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진짜로?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를 방치하고서, 어떻게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지...... 다 헛소리다.

이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 죄인이 되는 세상. 어느 시인이 말했다. 그럼에도 바꿀 자신이 없다고......

극단화되고 있는 격차, 불평등의 질곡, 노동의 분절, 이를 외면하는 정치......

고 김용균 노동자의 명복을 빌어본다. 부디 위험이 사라진 곳에서 영면하시길...... 구의역 김 군을 만나면 서로 위안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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