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구성원들이 매각(인수합병)을 반대하는 이유와 주장

이근선l승인2019.03.05l수정2019.03.0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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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 노동자 장양수 씨

(35년째 근무 중)

대우조선 매각문제로 거제시와 경남은 물론 전국이 시끄럽다.

필자는 대우조선에서 35년째 근무를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왜 대우조선 구성원들이 매각반대를 외칠 수밖에 없는지 말하려 이 글을 쓴다.

또한, 이글을 본 시민들 모두 함께 고민하고 가려져 있는 부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본인과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기를 희망하는 마음도 가져본다.

 

현재의 문제는 ‘오락가락’ 잘못된 정책으로 시작된 측면도 있다.

그런데, 같은 잘못을 반복할 것인가?

돌이켜 생각해 보면, 대우조선만큼 우여곡절이 많은 기업이 또 있을까 싶다. 대한조선공사에서 대우그룹으로 인수되고, 워크아웃과 백억 달러 수출 달성까지......

길지 않은 세월, 영욕과 성쇠의 역사를 가진 대우조선이다.

지금의 정부는 조선업 비중을 줄이는 것을 정책의 목표로 설정한듯하다. 전 세계 조선소 중에서 대한민국의 조선소를 줄여서 선박 공급시설을 줄이자. 그리하여 뱃 값을 올리자.

이것이 정부의 조선산업 정책인 듯하다.

하지만, 전 세계를 무대로 영업 활동을 하는 조선업의 특성상 국내에 몇 개의 조선소가 있건 무슨 상관이냐 반박하는 전문가들도 있는데, 검증 한 번 거치지 않고 단박에 결정해버리는 것을 인정할 수 있겠는가?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정부 육성사업이라면서 은행대출, 인·허가 등 편의를 봐줘가며 우후죽순 조선소 설립을 부추겼던 정부 아닌가? 그랬던 사람들이 지금에 와서 내리는 상반된 결정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 있는가?

과거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치열한 논의를 거치고 철저히 검증한 이후에 실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막무가내로 강행 의지만 밝히기 전에 이해당사자와 각급의 전문가들이 모여 올바른 길을 찾는 노력이 우선 되어야 한다.

필자가 대우조선 매각을 극구 반대하는 구체적 이유는?

대우조선을 고사시켜 조선업 빅2 체계를 만들려는 정부의 인위적 구조조정 정책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대’라는 대기업의 고도로 계산된 영업행위에 정부와 산업은행이 휘둘린 건 아니냐는 의심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얼마 전 기업 계열 분리를 마쳤고, 이 과정에서 중공업은 몸집을 줄였다.

또한, 일감부족으로 군산 공장은 문을 닫았고 현대중공업은 공장가동을 줄여서 운영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다.

그래서, 경영세습을 위한 현대중공업 측의 작전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널리 퍼져 있다.

만약, 조금의 개연성이라도 있다면 우리 노동자들과 지역민은 정부가 주도하는 ‘현대’일가의 경영세습의 제물로 희생되는 것 아닌가?

또한, 대우조선에는 선주 측 사정으로 미인도 중인 선박이 6척 있다. 이 선박들의 인도를 마무리하면, 2조원 정도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회사를 단 4천여억 원 투자해서 인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국민의 혈세로 수조 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회사를 이 금액으로 인수한다면, 당연히 ‘재벌 퍼주기’, ‘특혜매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에 충분하다.

또한,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점차 활황세를 보이기 시작하는 조선업 수주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게 된다. 매각될 상황에 놓인 회사에 선박건조를 맡기려는 선주가 있겠는가?

그리고, 아무리 빨라도 매각의 마무리는 올해 9월을 넘겨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매각을 위한 실사 과정에서 대우가 가진 특허 및 독보적 기술과 원가내역이 유출되고, 영업 방해로 인해, 올 한 해 선박 수주 한 척하지 못한 대우조선은 또다시 경영위기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손해 볼 것 하나 없고, 결국 정부의 빅2 정책, 아니 슈퍼 빅1 체제는 대우조선을 자연스레 고사시키는 정책으로 판단되는 이유다.

도대체 정부의 조선산업 정책은 무엇인가?

정부 주장대로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을 매각하면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

그 근거는 무엇인가?이제 정부와 산업은행이 이 질문에 답할 차례다.

수천 개, 20여만 명에 달하는 납품업체와 그 가족들의 생존권과 경남과 부산의 산업 기반까지 파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책 시행 전에, 우려되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대책을 밝혀 불안해하는 민심을 안정시키는 것이 정부와 행정당국이 할 일 아닌가?

또한, 최후의 수단은 결국 매각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에는 합당한 근거들이 제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매각만이 살 길이다”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하는 정부와 행정기관을 발견하지 못했다.

귀찮고 성가신 짐 덩이 빠른 시간에 어딘가로 치워버리고 싶은 계산만 작동한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이러한 몇 가지의 이유로 필자는 매각을 반대하며, 거제시 행정은 물론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제(諸) 정당들까지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요청한다.

특히, 집권당 소속의 거제 시장부터 실천에 나서고, ‘생존권을 지키려는’ 노동자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 주기를 희망한다.

* 이 글은, 지난 2월 25일 대우조선에서 35년째 근무 중인 노동자 장양수 씨가 포커스거제에 보낸 기고문입니다.

(이글은 포커스 거제<http://www.focusgj.com/>에도 게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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