轉向書(전향서)

本籍(본적) 全羅北道(전라북도) 정읍군(井邑郡) 소성면(所聲面)
住所(주소) 右同(우동)
姓名(성명) 李00
年齡(연령) 二十二歲(22세)
罪名(죄명) 國家保安法(국가보안법)

나는 右記(우기) 罪名(죄명)으로 檀紀(단기) 四二八五年(4285년/1952년) 六月八日(6월8일)에 全州刑務所(전주형무소)에 入所(입소)하게 되어 于今(우금/지금까지) 五年(5년) 동안 在所生活中(재소생활중) 過去(과거)의 罪(죄)를 悔改(회개)하고 새로이 覺醒(각성)한 바가 있어 別紙(별지)와 같이 罪狀(죄상)을 細細(세세)히 告白(고백)하옵고 이에 轉向書(전향서)를 提出(제출)하나이다.

檀紀(단기) 四二八九年(4289년/1956년) 八月二十三日(8월23일)
右九一六番(우916번) 李00
金泉少年刑務所長(김천소년형무소장) 座下(좌하)

六二五(육이오)란 말만 들어도 몸서리나고 齒(치)가 떨립니다. 지금으로부터 六年 前(6년 전) 本人(본인)은 父母任(부모임)의 따뜻한 품에서 깨끝한 白紙(백지)와도 같은 순진한 學生(학생)이였으며 共産主義(공산주의)가 무엇인지 民主主義(민주주의)가 무엇인지 分別(분별)조차 못하는 철모르는 學生(학생)의 身分(신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不幸(불행)하게도 北韓傀儡軍隊(북한괴뢰군대)의 南侵(남침)으로 맒이암아 놈들은 우리 고장에도 주둔하게 되어 每日(매일)과 같이 宣傳(선전)하기를, 八一五(팔일오) 解放以後(해방이후)에 北(북)에 있어서는 坊坊曲曲(방방곡곡)에 電氣(전기)가 가설 안 된 곳이 없으며, 빈부를 막론하고 무료로 얼마든지 學校(학교)에 갈 수 있다는 等(등) 여러 가지 말끔한 선전을 귀가 아프도록 들었으며, 南侵(남침)에 대한 가진 惡(악)선전을 일삼듯 하는 것을 어리석고 못 배운 本人(본인)은 그 宣傳(선전)이 옳은 줄만 알고 믿은 나머지 놈들의 利用物(이용물)이 되여서 國家(국가)와 民族(민족)을 좀먹은 者(자)가 되여 근 一年(일년)이란 歲月(세월)을 암흑 속에서 지내왔던 것입니다.

果然(과연) 그 자들의 선전이 옳았든가? 나는 보았으며 체험했습니다. 그들은 같은 同胞之間(동포지간)에 있어서도 서로 믿지 못하고 뒤를 밝히고 있으며, 오늘은 동무니 무어니 하고 지내든 놈들이 來日(내일)은 반역자니 무엇이니 하며 의심을 하고 좀 더 심하면 직결까지 식히는 事實(사실)입니다. 그뿐이겠습니까. 자기와 좀 틀리면 집에 불을 지른다, 물건을 빼앗는다, 심지어는 生命(생명)까지 빼앗는 것입니다.

이것이 소이 共産主義者(공산주의자)들이 하는 일입니다. 놈들은 또한 우리에게 말하기를 국군이나 警察(경찰)에 生捕(생포)당하거나 귀순하면 무자비하게 죽인다고 합니다. 그렇이 않으면 총과 칼로서 위협하며 귀순하는 자는 죽인다고 위협합니다.

本人(본인)은 잡히면 죽은 줄 알았으며 귀순해도 죽은 줄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와는 正反對(정반대)로 國軍(국군)은 나을 반가히 맞아주었으며 本人(본인)이 民主行刑(민주행형)에, 眞實(진실)한 온정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놈들의 宣傳(선전)이 欺瞞(기만)과 虛僞的(허위적)이었다는 것을 眞心(진심)으로 느끼게 되였으며, 어찌하여 나는 大韓(대한)의 따뜻한 품으로 피난하지 못하고 잔인무도한 共産傀儡(공산괴뢰) 도당의 기만과 허위선전에 속았든고 하는 후회도 나는 것입니다. 罪(죄) 많은 이 者(자)까지도 잊이 않으시고 轉向(전향)의 기회를 주신 당소 소장任(임)에게 感謝(감사)의 뜻을 표하며, 過去(과거) 지은 죄를 깨끝이 청산하여 大韓民國(대한민국)의 씩씩한 靑年(청년)의 一員(일원)으로서 忠誠(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맹세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