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유니온, 국회 앞 출범선언을 통해 라이더의 노동권과 인권을 외치다.

제129회 노동절의 외침, 우리의 노동은 곧 우리의 생명이다. 이건수l승인2019.05.02l수정2019.05.03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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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회 세계 노동절을 맞이하여 5월 1일 오후 1시에, 국회 앞에서 라이더유니온 창립총회가 열렸다.

▲ 제129회 노동절에 국회 앞에서 라이더유니온 창립총회가 열렸다. 창립총회에 참가한 라이더가 국회를 바라보고 있다.

속칭 ‘딸배’라고 불리는 라이더들이 라이더의 인권과 생존권을 위해서, 노동조합을 결성한 것이다. 라이더유니온은 이날 창립총회 행사 뿐 아니라, 서울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는 오토바이행진도 진행했다.

부릉 본사, 근로복지공단, 삼성화재, 맥도날드 등으로 이어지는 오토바이 행진 및 약식집회를 진행하고, 배달업무 중 겪은 자신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라이더의 처지와 부당한 경험을 공유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오토바이 행진의 5대 요구안은 1) 유상운송보험료 현실화, 2) 안전보험료 도입 및 최저임금 인상, 3) 폭염, 한파, 미세먼지 등 극한날씨에 대한 대책 마련, 4) 플릇폼세를 통한 산재보장, 유급휴일보장, 휴업수당보장, 5) 정부-기업-라이더유니온의 3자 단체교섭 등이었다. 

강남의 선릉에 자리 잡은 부릉 본사 앞 집회는, 창립총회가 열리기 전인 오전 10시에 긴급집회로 열려서 일방적 배달료 인하와 부릉기사 집단해고를 규탄하였다.

긴급집회에서 라이더들은 월매출 100억을 올리는 부릉이 일방적으로 배달료를 인하하는 결정을 하고는 라이더들에 대한 책임은 없다고 발뺌하는 사태를 규탄하였다.

한편, 부릉은 최근 4명의 라이더를 집단해고 하고, 배달료를 500원 삭감한 바 있다.

▲ 창립총회 전에 긴급집회가 열린 부릉 본사 앞, 부릉은 최근 4명의 라이더를 집단해고하고, 배달료를 500원 삭감한 바 있다.

국회 앞에서 개최된 총회에서는 박정훈 준비위원장을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규약 및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라이더유니온은 2019년 사업계획에서 라이더에 대한 갑질 및 차별 해소, 노동권 보장, 유상운송보험료 현실화, 산재제도 도입, 고용보험 도입, 노조할 권리 보장 등을 올해 사업 목표로 결정하였다.
 
총회 후 라이더들은 여의도를 출발하여 마포의 근로복지공단 서울서부지부 앞에 도착한 후, 약식집회를 통해서 근로복지공단의 무성의한 업무처리를 규탄하였다.

이 자리에서는 배달업무 중 다친 인천의 20대 라이더가 마이크를 잡고, 산재처리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해서 고통 받았던 사례를 소개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제대로 된 업무처리를 요구했다.

종로의 삼성화재 앞에서는, 1년에 40~50만원 하는 자동차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300만원이나 되는 오토바이보험을 강요하는 보험사의 횡포를 규탄하고, 오토바이 면허 및 교육대책이 전무한 정부에 대책마련을 요구하였다.

라이더유니온의 창립은, 화려해 보이기만 했던 4차 산업혁명의 주목받지 못했던 그늘이 폭발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4차 산업혁명이 누구에게는 기회일 수 있지만, 노동자에게는 노동법의 사각지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 라이더들이 하루 일을 포기하고, 자신의 오토바이에 앉아서 총회를 하고 있다.

오늘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스마트폰에 앱만 깔면 기존의 서비스보다 더 편리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4차산업혁명에 기반하여 기존의 서비스를 대체하는 새로운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이른바, 플랫폼노동이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플랫폼 노동이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배달대행업체(배달의민족, 부릉, 바로고 등) 배달원들을 생각하면 된다. 스마트폰의 앱을 통해서 서비스를 주문 받아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플랫폼 노동자, 즉 라이더들이다.

스마트폰의 앱을 운영하는 사람, 즉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와 노동을 제공하는 노동자를 중개하는 이른바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업자를 플랫폼 사업자라고 한다.

플랫폼 노동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들 노동자들이 실제로는 노동을 제공하면서도 노동자가 아니라, 사업자로 취급되어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몰리기 때문이다.

이들은 노동자들은 누구나 가입되는 산재보험이나 고용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부당한 근로조건에 대해 따지려고 해도 항의할 사용자도 없다.

플랫폼 사업자는 이들과 근로계약을 맺고 직접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 대 사업자로서 용역·위탁 계약을 맺고,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노무제공의 대가를 지급한다.

일이 있을 때만 일하기 때문에 기존 일자리에 비해 불안정하고, 소득도 적어서 플랫폼 노동자 상당수가 프레카리아트(불안정과 노동계급의 합성어로 저임금·저숙련 노동계층을 뜻하는 말)로 내몰리고 있다.

한편, 이들은 각종 사회적 편견과 갑질에도 시달릴 뿐 아니라, 생명을 걸고 일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만 살찌우고 노동자들은 속도경쟁에 내몰려 목숨 걸고 달려야 하는 오늘날 우리는 라이더들의 피땀과 생명을 통하여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라이더들이 외치고 있다. “우리의 노동은 곧 우리의 생명이다.”, “우리도 안전하게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으며 일하고 싶다.”

▲ 라이더들이 하루 일을 포기하고, 자신의 오토바이에 앉아서 총회를 하고 있다.

다음은, 라이더유니온 출범선언문이다.

 

<라이더유니온 출범선언문>

라이더유니온의 출발은 “우리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속칭 ‘딸배 ’라고 불리는 라이더였거나, 라이더이거나, 라이더일 것이다.

우리는 어떤 고객들의 인식 속에는 심부름꾼이자, 낮은 신분의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우리는 첨단의 자본과 권력 앞에서, 하나의 기계 부품과 다를 바 없이 일하는 사람들이다.

헌법에는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고 나와 있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헌법에 적혀있을 뿐 우리 라이더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첨단의 자본과 권력, 그리고 그들이 만든 불안정한 일자리는 이 조항을 무력화시켰다.

우리는 외치고 싶다. “우리의 노동은 곧 우리의 생명이다.” 이 사회의 구성원들은 우리의 생명을 통하여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그 편리함의 이면에는 라이더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있다. 우리는 폭염이 와도, 폭우가 와도, 한파가 와도, 폭설이 와도 우리의 일을 해왔다.

업무 중 큰 사고가 나도, 자기 몸보다 오토바이에 실린 음식 먼저 챙기기도 했다. 사장과 고객의 ‘갑질’도 참으며 일해 왔다. 아침에 웃으며 인사하던 동료를 오후에 영영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나보내고도 업무 때문에 얼굴 한번 비추지 못한 채, 오토바이 위에서 눈물을 닦으며, 묵묵히 우리의 일을 해왔던 사람들이다.

우리도 안전하게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으며 일하고 싶다. 우리 중 대다수는 노동자처럼 일하지만, 법적 신분만 사업자여서 노동법의 권리를 단 하나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일을 시킨 사람만 있을 뿐, 책임지는 사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우리는 더 이상 라이더가 희생당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배달은 공짜가 아니다. 배달료는 건당 4천원 수준으로 인상돼야 한다.

자동차 보험료의 십 수배에 달하는 오토바이 보험료는 당장, 현실화 돼야 한다. 폭염·한파·미세먼지 등 극한날씨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모든 라이더에게 산재보험·유급휴일·실업급여가 보장돼야 한다. 이러한 논의를 위해 정부-기업-라이더유니온의 3자 교섭도 필요하다. 우리는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으며,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요구한다.

우리는 라이더유니온의 출발과 함께 선언한다. 누구나 직업, 지위, 학력 재산, 나이, 성별, 성정체성, 인종, 국적 등과 관계없이 차별받지 않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써 존중받아야 한다. 우리 라이더를 포함해 누구도 소외되거나,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쉼 없이 달릴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2019. 5. 1.

라이더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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