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자질 - 겸청즉명 편신즉암(兼聽則明 偏信則暗) - 두루 다 들어야 한다

김흥순l승인2019.06.12l수정2019.06.1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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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지도자의 자질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들어야 한다.

참모의 말도 듣고, 여론의 말도 듣고, 국민의 말도 듣고, 반대편의 말도 듣고 골고루 들어야 한다. 민주주의라고 하지만 돈, 권력 있는 자들만 말을 하지, 힘없고 빽 없는 사람은 말할 수도 없고, 말할 자리도 없다.

얼마 전 말 듣기를 꺼려 자리를 피한 대표를 대신해 민원인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으로 민원을 해결한 사람이 뉴스에 나온 적이 있었다.

한국 사회는 말도 권력과 비례한다. 높은 자리에 앉은 자들일수록 말이 많다. 듣는 경우는 거의 없다. 

회의가 아니고, 지시하항 전달이나 받아쓰기 장이다.

종교도 신자들은 거의 말없이 듣고, 사제들만 일방적으로 자기 편한 이야기를 한다. 거의 군대식으로 나라가 움직이고 있다.

좌구명(左丘明)이 춘추시대 8국의 역사를 기록한 책 ‘국어(國語)’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물길을 막는 것보다 위험하다(防民之口 甚於防川).”

백성과의 소통이 그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한 말이다.

한국은 상명하달(上命下達)의 사회이지, 민의상달(民意上達)의 사회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정관정요의 당 태종(太宗)이 형의 참모이자, 정적이었던 위징(魏徵)을 끌어안아 자신의 핵심참모로 쓴 이야기는 워낙 유명하다.

위징이 명군(明君)과 혼군(昏君)의 차이를 당태종이 물었을 때 “겸청즉명(兼聽則明) 편신즉암(偏信則暗)”이라고 간결하게 답했다.

널리 견해를 구하면 명군이 되고, 치우쳐 들으면 어리석은 군주가 된다는 말이다. 무릇 지도자란 자만하지 말고, 항상 여러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우리 인간은 다른 사람의 말 중 자신이 오랫동안 습관적으로 좋게 생각하는 주파수에 말만 듣는다. 그 주파수에 맞지 않으면 흘려보낸다.

만일 당신이 오늘 하루 동안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 즉 당신의 남편이나 아내 혹은 부모, 혹은 딸이나 아들이 하는 말을 듣기를 시도해보라. 정말 ‘잘 듣는 행위’가 얼마나 어려운지 금방 깨달을 것이다.

부부 관계, 부모와의 관계, 자식과의 관계, 더 나아가 자신의 직장 동료 및 상사들과의 관계는 ‘잘 들으려는 시도’만으로 급격히 개선될 것이다.

인간관계의 기반이나 조직, 정치, 경제 등 모든 것은 경청이다. 경청은 말하고 있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려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말이란 말하는 발화자의 오랜 생각과 습관의 표현이기 때문에, 그 말을 듣는 수화자의 생각과는 근본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다.

수화자가 상대방의 말을 기꺼이 듣겠다고 결정한다면, 그 말하는 내용을 자신의 입장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역지사지는 경청의 핵심이다.

사회는 그레이트 스피커가 필요한 곳이 아니다. 그레이트 리스너가 필요한 곳이다

역할극이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아버지가 아들이 되고, 아들이 아버지가 되어 서로의 고충을 알아보는 것이다. 딸은 어머니가 되고, 어머니는 딸이 되어 역할을 바꾸어 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다

성경에도 역할극이 나온다.

요한복음을 보면 하느님이 농부요, 우리는 가지라고 말씀하고 있다. 이제 좀 역할을 바꾸어 보자 이것이다. 우리가 늘 농부였었는데, 우리가 쌀이 되어 보라는 것이다.

네가 농부의 마음을 아니까 네가 포도나무가 되고, 벼가 되어 보아 하느님의 마음을 알라는 것이다.

영어 단어 ‘리스닝(listening)’은 히어링과는 다르다. 외국어를 공부할 때 가장 높은 단계는 외국인들이 주고받는 대화를 이해하는 것이다. 리스닝엔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특정한 대상이 필요해 항상 전치사 ‘투(to)’가 따라온다.

그 대화를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대화에 귀뿐만 아니라 마음도 집중해야 한다. 이런 행위가 리스닝이다. 멋진 연설이 아니라, 경청이 위대한 리더를 만든다.

경청하는 사람은 믿음직하고 존경을 받는다.

그리스 비극 축제는 경청의 연습이다.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 지도자와 지식인들은 자신들이 아테네에 구축하려는 새로운 정치 형태인 ‘민주주의’의 근간이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는 마음이라고 확신했다.

아테네 원형경기장에 앉아 있는 시민들은, 무대 위에서 가면을 쓰고 말하는 배우들의 말을 흘려듣지 않는다.

소포클레스는 자신의 비극 작품들에서 일상의 대화보다 훨씬 장황한 내용을 배우의 입을 통해 관객에게 들려준다.

관객은 비극 공연을 관람하면서, 자신을 잊고 배우의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를 경청하기 시작한다.

경청은 타인에 대한 이해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그 이해는 다시 자신이 그 대상에게 가졌던 선입견과 편견을 허문다.

진(秦)을 말아먹은 호해(胡亥)는 환관 조고(趙高)만을 신임했기에, 수(隋) 양제(煬帝) 역시 간신 우세기(虞世基)의 말만 듣다가 대세를 그르쳤다.

현재 중국 내에선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논의가 억제되고 있다고 한다. 시진핑 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비등할까 두려워서다.

문제는, 우리 사정 또한 별반 나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삶이 팍팍하고 고단한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사상 처음으로 자영업자 폐업이 1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올 한 해 동안 나온 수많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일방통행 정책을 강행한 여당 야당의 성적표가 아닌지 겸허히 돌아봐야 한다.

잘 듣고 고 타인을 속이지 않을 거짓 없는 말을 하고, 자신이 말한 내용을 반드시 행동으로 옮기는 언행일치의 말을 해야 사람들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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