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붉은 수돗물, 무사안일 불신 키운 무능행정의 표본

정부와 인천시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김흥순l승인2019.06.19l수정2019.06.1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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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박남춘 인천시장이 6월 17일 인천 서구 등에서 19일째 이어지고 있는 ‘붉은 수돗물’ 사태에 사과했다.

지난 3일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이번에도 인천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만큼 명확하게 원인과 대책이 제시됐다고 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사태가 영종도와 강화도로 번지고 있다.

박 시장의 사과가 6월 18일 오늘로 예정된 환경부 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알맹이도 없이 부랴부랴 내놓은 것은 아닌지 눈총을 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태 발생 초기에 비하면 겉으로 보이는 수돗물의 안전성은 많이 개선됐다고 할 수 있으나 한눈에 식별할 수 있던 붉은색은 사라지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정수기나 샤워기의 필터 색깔이 변하는 정도다.

그런데도 시민 2천여 명이 16일 항의 집회를 여는 등 인천시에 대한 불신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수돗물이 시민들에게 직접 미치는 막대한 영향에 비해 인천시의 초기 대처가 너무 안이했던 탓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수도, 전기 등의 인프라와 특히 먹거리 안정은 민감한 문제다.

행정의 신뢰는 안전, 안정에서 나온다.

인천시는 사태 초기 수돗물에서 이물질이 나오는데도 ‘수질 기준을 충족하니 사용하라’고 했다가 불신을 자초했다. 붉은 수돗물이 영종도와 관련이 없다고 했다가 한국수자원공사의 조사 결과가 다르게 나온 뒤에야 이를 번복했다.

만에 하나의 가능성에 대비해도 모자랄 판에, 시민들의 불안감에 거푸 불을 질러놓고 자신들을 믿으라고만 하니 당국을 믿을 수 없게 만든 것이다

그동안 이물질을 빼내기 위해 소화전 등으로 수돗물을 방류하던 인천시는 이제 관로 중간에 구멍을 뚫어 배출하겠다고 한다. 정수장과 배수장의 정화작업을 벌여 이달 하순까지 수질을 회복하겠다고 한다.

환경부 발표를 봐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겠지만, 자칫 ‘반성’과 ‘대책’ 사이의 간극만 넓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 대한민국과 전국 지자체는 거대한 이벤트 공화국이다.

권력쟁취에 도취해 선거를 앞두고 국민생활의 질적 보장과 생명 안전보다는 전시행정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붓느라 정신들이 없다. 정작 시급한 부분은 놓치거나 소홀히 하고 있다.

2013년 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의 수돗물 음용 비율은 5.4%다. 일본(33%), 미국(56%)에 견줘 턱없이 낮다. 우리나라 수돗물의 안전성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불신 대상은 수돗물이 아니라 ‘수돗물 행정’이라 할 수 있다.

정부와 인천시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대책을 철저히 세워,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편, 한겨레신문(최예린 기자)의 보도에 의하면,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20일가량 이어지고 있는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와 관련해서 인천시의 안일한 대처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 장관은 18일 환경부 출입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도관 노후화 때문이 아니라 (인천시 관계자들이) 아무 생각 없이 수계를 전환해 발생한 것”이라며 “수계 전환 전 10시간 정도 (준비 시간이) 걸리는데, 10분 만에 밸브를 열어 압력을 2배까지 올리고 2~3시간 만에 물을 다른 방향으로 보냈다. 탁도 역시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부유물질을 빼내는 것도 대응 가능한데, 그 모든 것을 다 놓쳤다. 100% 인재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 현장에서 인천시 담당자들은 (이런 사실에 대해) 제대로 답을 못 할 뿐 아니라 숨기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며 “환경부가 지난 3일 정부 원인조사단을 투입했는데도 인천시가 (우리 쪽) 전문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현장에 가기까지 10일 걸렸다. 그 10일 동안 인천시는 대개 민원 대응만 하고 본질은 보지 못했다. 그러면서 (사태 수습) 기간이 길어지고 피해도 늘었다”며 “필요하다면 감사원 감사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 한겨레신문 "조명래 환경장관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100% 인재”

2019-06-18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89838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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