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이근선l승인2019.07.15l수정2019.07.15 10:48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윤성식

고려대학교(행정학과) 교수

검찰미래위원회 위원장

일본은 한 때 미국 다음으로 세계 GDP 2위의 국가였지만, 국제사회에서 힘에 비례한 존경이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습니다. 정치가 부패하고 낙후되었으며 위안부 문제 등으로 도덕적으로 뒤떨어진 국가는 국제사회의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한국, 중국, 동남아에 대한 일본의 사죄는 진정성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역사를 보면 인간의 추한 측면이 많이 기록되어 있지만, 위안부 문제야 말로 일본의 국가 이미지에 매우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사건입니다. 사죄를 하기엔 너무나 부끄러운 잘못이기에 사죄하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같은 전범 국가지만 독일은 지금까지 반복해서 과거사를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며 그러한 진정성을 다른 유럽 국가는 물론, 이스라엘도 인정합니다.

독일에서는 나치가 나쁜 짓을 한 적이 없다는 말만 해도 처벌 받습니다. 일본은 “징용도 위안부도 돈 받고 했다”라는 망언을 되풀이해도 아무렇지도 않은 나라입니다.

그런 탓인지 독일은 유럽의 맹주로서의 지위를 확고하게 다졌습니다. 히틀러가 유럽을 지배하는 제3제국을 꿈꾸었다가 몰락했지만, 오늘날의 독일은 EU를 통해 사실상 유럽을 지배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일본총리 요시다 시게루는 "한국전쟁은 신이 일본에 내린 선물이다. 이제 일본은 살았다”라고 했으며, 아소 다로 일본 총무성은 "운이 좋게도. 정말 운 좋게도 한국전쟁이 일어났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피로 돈을 벌어 부자가 된 일본은, 극히 일부분을 한일청구권 협약의 대가로 내어 놓았습니다. 10억 엔에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종결한 박근혜 대통령 외교도 국민정서와는 너무나 동 떨어졌습니다. 이제는 가해자가 한술 더 떠서 보복을 하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잃어서 가슴이 아팠는지 독도만은 꼭 뺏으려고 안달입니다.

일본과 우리는 진정한 대화가 불가능합니다. 힘으로 밀고 당기기 외에는 없습니다. 한국이 일본을 36년간 지배하고, 한일청구권 협약금액을 우리가 지불한 뒤 우리가 어정쩡하게 사과하고, 우리가 망언까지 되풀이하고 나서야 일본은 우리의 분노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국제간의 약속, 신뢰 운운하고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주도하여 체결한 기후변화협정을 정권이 바뀌자 트럼프 대통령이 홀로 간단하게 파기하였습니다. 미국을 비판만 할 뿐 아무도 미국에 대해 수출 규제 운운 못합니다. 왜냐하면 미국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법리, 신뢰, 약속 등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국제 질서에서는 힘의 논리가 작용하기에 먼저 결론을 내고, 그 다음에 이런 저런 합리화가 이루어집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일본의 수출규제는 자신에게 불리한 현 정권을 넘어뜨리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권으로 교체하기 위한 것이며, 절대 현 정부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일본의 극우언론은, 한국 보수언론의 기사와 댓글을 그대로 번역해서 보도한 결과 일본국민은 한국정부가 잘못했으며 아베가 맞다고 생각한다는 호사카 유지 교수의 주장도 경청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저자세 외교에 반대하는 국민정서에 기대어 너무 대일 강경외교를 펼친 게 정부의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미국은 한국을 도와줄 것 같지 않습니다. 트럼프로서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꺾을 절호의 기회이니까요. 게다가 미국은 일본과 더 가깝고 일본이 미국의 사전 허락을 받았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마 현 정부 내내 일본은 현 정부를 경제난국에 빠뜨리기 위해 쉽게 타협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미국에 이 문제의 해결을 강력하게 요구해야합니다. 미국이 제3자로서 개입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일본 편을 드는 것입니다. 미국이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검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일본 내에도 “식민지의 피해자들에게는 무한책임을 져야 된다”는 주장을 하는 하토야마 전 총리를 비롯한 양심세력이 있습니다만 이들은 소수입니다. 일본은 대국다운 국가는 아니고, 속 좁고 못난 국가라는 사실을 감안하고 대응해야합니다. 일본에 저자세로 타협하자고 해서 해결될 것 같지도 않고, 강경 맞대응은 더욱 적절하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우리가 타협을 원해도 일본이 현 정부 하에서는 타협을 하지 않고 계속 강경정책을 할 것 같습니다(아베의 측근이 ‘이번 정권하고는 절대 관계가 좋아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했습니다). 그럴 바엔 우리도 처음부터 강경하게 나가는 게 좋지만, 그렇게 되면 강공으로 타협의 기회를 또 놓쳤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지금 정부는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일본 경제에서 대외무역이 차지하는 비중보다, 우리나라 경제에서 대외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2배 이상 높습니다. 우리는 자유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입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감정에 좌우되어 자유무역에 역행하는 대응을 하는 것은 단기적 시각에서는 속 시원할지 몰라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손해입니다.

물론, 정부의 대응과 별도로 우리 국민이 ‘사지도 말고 가지도 말자’라는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성공적으로 진행한다면 일본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겠지만, 21세기 개방경제에서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자유무역에 역행하는 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속 좁고 못난 일본과 같은 수준으로 전락하는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의 여론을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는 일본과 같은 속 좁고 못난 국가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자유무역의 세계에서는 국제분업을 이용하는 게 이익이므로 소재산업을 국산화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부품 공급 다변화와 유연화도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원칙입니다.

한 측면만 보면 큰 그림이 보이지 않습니다. 중국과 미국에 대해서는 무역 흑자이지만, 일본에 대해서는 엄청난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고통스럽더라도 이번 위기를 잘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소재산업을 국산화하는 장기적 투자에 돌입해야합니다(혁신경제). 우리는 반도체로 돈 벌어서 일본에 갖다 바치는 일을 수십 년간 해오고 있습니다. 우리와 일본이 타협하더라도 편안하게 일본 소재산업에 의존해서 장사할 생각은 안하는 게 좋습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어렵게 기술을 개발하면, 일본 경쟁 기업이 반값으로 덤핑하고 대기업은 일본 제품을 수입해서 기술을 개발한 우리 중소기업을 파산하게 했다고 합니다. 하청기업과 전략적 장기관계를 유지하는 일본 대기업에 비해 한국 대기업이 얼마나 한심한지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시장에 맡겨둘 수는 없고, 결국 정부가 개입해야합니다(공정경제). 정부가 양대축으로 추진하는 공정경제와 혁신경제에 소재산업의 국산화를 반드시 포함해야할 것입니다.

정부의 대응은 민주주의에 의해 국민 의견을 수렴해서 진행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강경대응하자는 국민 여론이 높다고 정부가 강경대응을 했다가 경제가 더욱 악화되면 야당과 언론이 경제를 망친 외교라고 공격할 것이며, 국민 여론은 금방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달라집니다. 최저임금제와 주52시간 근무제로 경제를 망치더니 외교를 잘못해서 경제를 더욱 망쳤다고 국민이 아우성칠 것입니다. 자주 바뀌는 국민정서는 항상 길게 보고 감안해야합니다.

일본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는 이익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가치관의 문제이기도 하기에 정부도 딜레마입니다. 논리의 문제가 아니고 주관이 난무하는 정치의 영역입니다. 그래서 정치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 사회에 철저하게 감정이 아닌 이성적으로 대응해야 우리의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습니다. 국가를 지키는데 앞장서는 게 보수의 전통이라는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의 말을 명심해야합니다. 중국이 국공합작으로 일본에 대항했듯이, 좌우합작으로 일본에 대항해야합니다.

이 문제는 결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장기전으로 가야할 각오를 하고 비장한 마음을 가져야합니다. 이제야 말로 국민이 다시 한번 허리띠를 졸라매고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할지 모릅니다.

싱가포르의 다국적 기업이 “한국 출신 직원은 힘든 업무가 주어져도 기어이 해결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라고 했습니다. 세상 일이 항상 의도한대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일본과 미국의 의도대로 세상도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경제체질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올지도 모릅니다.

원래 우리 국민은 위기 때 강한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위기를 극복한다면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도약할 것입니다.

 

<언론협동조합 개미뉴스와 함께하는 방법 4가지>

1. 기사 공유하기 ; 기사에 공감하시면 공유해 주세요!~

2. 개미뉴스 페이스북 '좋아요'를 눌러 주세요!~

https://www.facebook.com/gaeminews/?pnref=lhc

3. 개미뉴스에 후원금 보내기 ; (농협 351-0793-0344-83 언론협동조합 개미뉴스)

4. 개미뉴스 조합원으로 가입하기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jIWEPBC4xKuTU2CbVTb3J_wOSdRQcVT40iawE4kzx84nmLg/view

* 개미뉴스 기사는, 조합원들의 조합비와 후원금으로 만들어 집니다.

이근선  kingsj87829@hanmail.net
■ <개미뉴스>의 모든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개미뉴스>의 모든 기사는 「개미뉴스 편집가이드」를 따릅니다.
   ☞ 「개미뉴스 편집가이드」보기

이근선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협동조합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405-806) 인천광역시 남동구 경인로 611간석오피앙 1차 202호  |  대표전화 : 032-424-7112  |  팩스 : 032-429-6040
등록번호 : 인천 아 01227  |  등록일 : 2015년 03월 31일  |  발행인 :   |  청소년보호 책임자 :   |  편집인 : 이근선
깊게 보는 개미뉴스의 모든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저작자표시-비영리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Copyright © 2019 개미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