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근선 언론협동조합 개미뉴스 운영위원장

- 두산의 캐치프레이즈 "사람이 미래다"
- 그러나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들까지 구조조정 대상으로
- 두산인프라코어 네 차례에 걸쳐 총 1천500여명 이상 희망퇴직
- 희망퇴직 거부 사원은 8시까지 출근 시켜 매일 회고록 쓰라고 지시
- 희망퇴직 시켜 빈 자리는 비정규직 채용으로
- 금속노조 두산인프라코어지회 손원영 지부장 "조합원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도 지회와 교섭을 하지 않았다."

두산인프라코어 홈페이지를 통해 두산은 어떤 기업인지 살펴봤다. 홈페이지만 보자면 두산은 유독 사람(직원)에 대한 애정이 많은 기업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 소개'라는 카테고리에 포함된 '리더쉽' 항목을 클릭하면 'CEO 메시지'가 있다. 여기에 CEO 손동연 씨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 두산인프라코어의 외형적 모습이 최고의 기계회사에 있다면, 우리의 내면적 지향점은 ‘사람’과 ‘사람의 육성’을 향해 있습니다. ‘사람이 미래다’ 광고 시리즈를 통해 여러분께서 익히 알고 계시듯, 저희 두산그룹은 사람과 사람의 성장에 남다른 열정과 방식을 갖고 있으며, 사람의 성장을 통해 사업이 성장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중략)...지난 119년간 두산그룹이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처럼 사람을 귀하게 생각하고 공정하게 대하는 경영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라 믿습니다. ...”

두산인프라코어 홈페이지에서 우리의 철학 카테고리에 있는 '목표와 핵심 가치' 항목을 보면 두산그룹의 회장 박용만 씨의 소개글이 있다. 

“누군가 ‘두산은 어떤 기업인가?’라고 묻는다면, 두산은 강력한 사람들의 따뜻한 집단이자  사람을 키우는 방식과 열정이 남다른 기업이라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이 글을 보면 누구나 취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것 같다. 이외에도 두산의 목표와 핵심 가치를 "두산 Credo"라며 정리한 것이 있다. 두산은 '두산 Credo'의 아홉 가지 핵심 가치를 매일 실천한다며 자랑스럽게 다음의 단어들을 명시했다. 

"인재, 인화, 이익, 인재양성, 기술과 혁신, 사회적 책임, 정직과 투명성, 고객, 안전과 환경"

▲ 두산의 목표와 핵심가치 ▲ 두산의 핵심가치 아홉 가지

뿐만 아니라, 두산은 "사람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동력"이라며 자신들의 경영전략으로 "Growth of People, Growth of Business"를 내세우며 이를 '2G전략'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의 성장'(Growth of People)과 관련해 그 하부 전략으로 '사람 중심, 진정한 관심과 육성, 인화'를 제시한다. 두산이 말하는 '사람 중심'이란 "모든 구성원을 인격체로 존중하고, 인재 양성을 모든 경영 활동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조조정을 보자면 과연 두산이 "인재, 인화, 인재양성, 사회적 책임"을 핵심 가치로 내세울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막 입사한 신입사원조차 희망퇴직 대상자로 지정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까지 했다. 젊은 인재조차 쉽게 버리는 소모품 정도로 보는 이런 행태에서 사람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나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 두산의 경영전략

다음으로 두산의 인재상을 살펴보았다. '우리의 철학'이라는 카테고리에는 '두산인'이라는 항목이 있다. 여기에서 두산은 자신들의 인재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두산의 인재, 즉 ‘두산인’은 능력이 많거나 적거나 혹은 탁월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조직에 공헌할 능력과 의사를 가지고 이를 실천하며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향상시키고자 노력하는 모든 구성원을 의미합니다. 또한 두산인은 우리의 근본적인 가치와 인재상을 중요시하고 행동 속에 담고 있는 사람입니다.”

두산은 이외에도, 열린 소통'을 한다며 자랑한다. 두산은 '열린 소통'에 대해 "언제든지 자신 있게 자신의 생각과 합리적 근거를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고, 그래서 "상대방과 생각이 다를 때에도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두산인의 의무"라고 한다. 또한, 두산은 열린소통의 조건으로 '믿음'을 강조하며 "실수를 인정하고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진정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 두산인은 어떤 사람인가?

구조조정의 빌미가 된 것은 엄청난 규모의 적자였다. '희망퇴직'이라 이름 붙인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두산그룹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들은 고액 배당금으로 '돈잔치'를 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경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배당 수익과는 별개로 ㈜두산의 박용만 회장이 23억3천200만원, 박정원 회장은 22억9천8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고 한다. 이들 보수에는 9억원대의 상여금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는 '두산 웨이(way)' 등 조직문화 창출에 기여한 점 등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두산그룹의 오너 일가는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영난과 구조조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두산 웨이(way)'란 박제보다 못한 장식용 경영철학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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