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의 저질 평준화 - 막말

막말, 그 종착점은 정치권 전체의 공멸이다 김흥순l승인2019.10.10l수정2019.10.1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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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의 패거리들에게만 지들끼리 소통하는 '그룹씽크'(group think)의 결과다.

선거철이 오면 공천권을 쥔 자들에게 잘 보여야 하고, 그게 같은 집단에서 먹히는 소위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자기 죽음을 알리는 부고 말고는, 언론에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게 싫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유명한 사람들의 욕을 은근히 즐긴다.

한국은 패거리정치에 익숙해 국민들도 정치인들을 '적과 동지'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편이 하는 건 다 괜찮고, 다른 편이 하는 건 전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상대 당이 못해야 반사이익을 얻게 되는 양당제의 문제도 있다. 양당제 체제에서는 상대방이 하는 모든 일을 못 했다고 폄하하고, 발목을 잡아야 집권이 가능한 학습효과도 있다.

건전한 비판보다는 자극적인 막말이 더 각광받는다. 서로 막말하는 정치풍토 개선을 위해 국민들 수준이 올라가야 할지, 다당제가 돼야할지 어느 쪽이든 빨리 되면 좋겠다.

막말은 정치의 대중화 과정에서 파생된 부작용이다. 과거 정치는 엘리트 기득권층의 전유물이었다.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어렵게 그들만의 '리그'를 유지하기 위해 '품격'을 강조하며, 말을 더 은유적으로 비유적으로 해왔다.

조선시대에 한글을 창제한 이후에도, 위정자들이 한자를 사용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근대적 의회민주주의가 일찌감치 발전한 영국도 20세기 중반까지 정치권의 말과 글은 어려웠다.

기득권의 전유물인 정치인의 언어를 대중화시키려고 노력한 사람 중 하나가 조지 오웰이다. 오웰은 자신의 저서 '정치와 영어'에서 평이한 언어를 써야한다고 주장했고, 직유와 은유 등 수사적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장했다.

정치권은 점차 이를 수용해 나갔고, '어려운 언어'에서 '쉬운 언어로' 가다가 이제는 더욱 쉽고, 자극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막말'까지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도 군사독재 시절을 거쳐 '김대중·김영삼·김종필' 3김 체제가 막을 내릴 무렵부터 정치권에서 막말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막말정치는 유교적 영향과 권위주의가 강했던 20세기 정치에서 점차 권위주의가 무너지고 민주화가 확산되면서 생겨난 한 단면으로 보는 측면도 있다. 과거에는 간접 표현이나 비유적 표현이 정치적 수사로 많이 동원됐지만, 2000년 이후부터 정치적 수사가 많이 노골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2000년 이후부터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정치인의 말이 '얼마나 많이 인용되느냐' '트래픽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정치적 말의 파워를 판단하는 기준이 돼버렸다.

양극화 사회가 막말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있다. 정치인이 막말을 하는 것은, 지금 사회가 양극화 됐다는 반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대표적 사례다.

거칠고 극단적 발언으로 악명이 높던 트럼프를, 미국인들은 자기 손으로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소위 품위를 지킨다는 기성 정치인들과 미국 유권자 절반의 생각은 너무나 달랐다는 소리다.

그러나, 막말은 곧 정치의 품질저하를 불러온다. 정치냉소주의도 부추긴다. 그 종착점은 정치권 전체의 공멸이다.

정치인들이 갈등적인 상황을 막말로 악용하기보다, 갈등을 순화시킬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투표를 통해, 분명히 반영해 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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