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게 힘, 모르는 게 약

혁신이 뭔지 알면서도 혁신하지 못하는 권력의 과오는, 역사가 심판할 것 김흥순l승인2020.01.10l수정2020.01.1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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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아는 게 힘(Knowledge is power,scientia est potentia), 모르는 게 약( Ignorance is bliss = ( Ignorance is bliss : 모르는 게 축복이다)

베이컨은, 아리스토텔레스철학 및 스콜라철학의 연역적(演繹的) 형식논리학을 배척하고, 지식 확립의 방법으로서 귀납법을 들었다. 이 귀납법에 의하여, 자연을 지배하는 힘을 획득한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사고는, 인간의 자연에 대한 태도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하며, 베이컨을 영국 경험론의 창시자로 인정케 하였다.

세상이 힘든 이유가 알권리 때문일까? 모를 권리 때문일까?

속담과 격언에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과 '아는 게 힘'이라는 말이 있어, 말장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아는 것이 병이다’라는 말도 사용하고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도 쓰고 있다. 둘은 모순되는 내용이다.

자기가 모를 때는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로 피해 가고, 자신이 알면 아는 게 힘이라며 잘난 척을 한다.

모르는 게 약이고 아는 게 병이라는 말은 언제 사용될까?

언제 몰라야 좋은 것이고, 알면 나쁜 것일까?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몰랐으면 아무 문제되지 않았을 텐데, 알아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어떤 때는 정확히 알지 않고, 어슴푸레한 지식으로 알고 있어서 고통스러운 경우도 있다.

속담은, 사용의 현장이 중요하다.모르는 게 약이라는 속담이 어려운 과학 이야기나 지식 이야기에 쓰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이 많다.

그렇다면 언제 이 속담은 쓰였을까?정작 이러한 속담이 쓰이는 현장은, 상대를 걱정하는 마음이 커서 생긴다.

지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감정과 마음에 대한 약을 의미한다.

멀리 있는 식구에게 굳이 남아있는 가족의 병을 알릴 필요가 있을까?

반대로 내가 멀리에 떠나 있는데, 굳이 내 병이나 고통을 식구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을까? 안다고 하여도 어찌 할 방법이 없을 때, 우리는 알리지 않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을 되뇐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않았던 예전에는, 사정들이 넉넉하지 않아 숨기고 감추고 알리지 말아야 하는 일이 많았다.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로 굳이 알지 않아도 될 일들이 너무 많이 나온다.

부모께서 돌아가셨을 때도, 반드시 곧바로 알리는 게 좋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자식이 멀리 해외에 나가 있어 곧바로 돌아올 수도 없는데, 부모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미리 알려서 남아있는 시간을 슬픔에 빠져있게 할 수는 없었다.

알리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도 모르고, 자꾸 부모님의 건강을 묻는 상황이 저리게 아프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하였던가? 허나 슬픔도 고통도 아픔도 나누어서 가벼워지지 않을 거라면 모르는 게 약이지 않을까?

내가 아픈 것을 부모님이 아신다면, 내가 슬픈 것을 자식이 안다면, 내가 고통스러운 것을 그녀가 안다면, 나의 무너짐에 더 털썩 주저앉을 그들이 내 눈앞을 가려온다면 모르는 게 약이 아닐까?

내 아픔이 부모께도 슬픔이 된다면, 내 슬픔이 아이들에게도 고통이 된다면, 내 고통이 그에게도 아픔이 된다면 모르는 게 약이 아닐까?

내 눈에서는 슬픔이 뜨겁게 흐르지만, 그래도 내 입가에는 안도의 미소가 남을 수 있다면 모르는 게 약이다. 아는 게 병이다. 그게 사랑이다.

삼국지에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는 말이 나온다. 너무 많이 알기 때문에 쓸데없는 걱정거리가 생긴다는 뜻이다.

소동파의 시에 ‘인생은 글자를 알 때부터 우환이 시작된다’는 말도 있다.

한편, 17세기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으로부터 연유된, 인간의 지식은 바로 힘이라는 것이다. 이젠, "권력이 지식이다(power itself is knowledge)"라는 탈근대적 인식으로 대체되고 있다. '권력의 중심'과 '지식의 중심'은 일치하기 때문이다.

성경에도 “지혜로운 남자는 용감하게 행동하고, 지식을 갖춘 남자는 힘을 발휘한다”는 구절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경구가 다 적용이 된다.

아는 게 병일까, 힘일까?모르는 게 약일까. 병일까?

아는 게 힘일까? 실천하는 것이 힘일까?

99개의 천재적 생각보다, 1개의 용기 있는 행동이 힘이 되는 시대다.

진정한 산업 혁신과 정치 개혁의 길은 험난하다. 혁신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혁신하지 못하는 권력의 과오는,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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