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진 지도위원, 227일만에 영남대의료원 고공농성 해제

영남대의료원 노조파괴에 투쟁으로 맞선 지 14년여 만에 노사 합의 이근선l승인2020.02.13l수정2020.02.1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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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상에서 내려오기 직전의 박문진 지도위원이 환하게 웃고 있다.
▲ 고공농성장에서 내려오고 있는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드디어 내려왔습니다."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이 환하게 웃었다. 이어, 동지들이 건넨 꽃다발을 받아들고는 눈시울을 붉혔다.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227일 만이었다. 영남대의료원 노조파괴에 투쟁으로 맞선 지 14년여 만이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1일 자정 무렵, 대구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제3자 사적조정에서 ▲해고노동자 박문진 지도위원, 송영숙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 신규 채용 ▲노조 활동 자유 보장 및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사 상호 노력 ▲민·형사상 문책 금지 및 법적 분쟁 취하 등에 최종 합의했다. 이어, 12일 오후 3시 박문진 지도위원은 고공농성을 끝냈다.

이날 영남대의료원 호흡기질환센터 앞 계단은, 박문진 지도위원을 맞는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 동지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박 지도위원이 계단을 내려와 대오 앞에 자리할 때까지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해단식 및 환영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어 열린 '영남대의료원 227일 고공농성 해단 및 환영대회'에서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어젯밤 양측이 조금씩 양보해, 최종 합의를 끌어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오늘이 왔다. 7개월 10일이 넘는 기간 고공과 땅에서 모두가 간절한 마음을 모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 위원장은 "민주노총 소속 산별노조와 지역노조가 함께 투쟁해 성과를 이뤄낸 것은 흔치 않았던 일"이라며 "오늘 이뤄낸 성과는 노동운동의 새 역사를 쓴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오늘 박문진 지도위원이 땅을 밟은 걸음 하나하나는 영남대의료원의 노조탄압과 인권유린을 씻어내고, 영남대의료원 노사관계가 발전하는 첫걸음이자 누구나 노조할 권리를 쟁취하는 첫걸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 고공농성장에서 내려온 박문진 지도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이 해단식 및 환영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노사 최종합의에 따라 고공농성을 마무리한 박문진 지도위원은 연신 "동지들 고맙다, 고맙다"는 말을 이었다.

박 지도위원은 "김진숙 선배도 힘겹게 버텨낸 고공농성이다. 나와 동지들이 고공에 올라 버틸 수 있을지 오랜 시간 고민했다"며 "그러나 뒤돌아보지 말고 목숨을 걸어야 했다. 새벽에 몸을 숨겨 고공에 올랐고, 227일간 동지들과 울고 웃으며 또 노여워하고 재채기도 함께하며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박 지도위원은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를 지켜준 동지들이 있어서, 오늘 살아서 돌아왔다"며 "동지들이 나의 깃발이었고 길이었다. 또 나의 꽃이었다. 그래서, 227일 동안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도 몸과 마음 추스르면서 노동자의 기개와 패기로 투쟁과 해방의 희망을 만들고자 했다"라며 227일간의 고공농성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밝혔다.

▲ 송영숙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박문진 지도위원과 함께 고공에 올랐던 송영숙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은 "고공에 올랐을 때나, 내려와서 투쟁할 때나 많은 동지들이 네 일, 내 일 가리지 않고 도와준 마음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나 역시 다른 투쟁현장에서 동지들이 해준 것처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송 부지부장은 "마치 꿈을 꾼 것 같다. 흐릿해진 꿈을 동지들이 다시 선명히 꾸게 해줘 고맙다"고 밝혔다.

▲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이 해단식 및 환영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길우 대구지역본부 본부장은 "대구지역본부와 보건의료노조,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투쟁했기에 박 지도위원이 내려올 수 있었다"며 "227일간 이어진 이 투쟁을 함께한 동지들에게 오늘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민주노총이 마주할 투쟁에 이번 일과 같은 생각, 사고로 나선다면 우리 모두 자신 있게 어떤 투쟁이든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송영숙 부지부장과 박문진 선배 모두 무사히 고공에서 내려와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해단식 및 환영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해고 14년, 고공농성 227일을 몇 마디 말로 표현하는 것은 외람된 일이기도 하다. 그간 흘린 땀과 눈물을 생각하면, 옆에서는 미안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계획적으로 노조를 탄압한 영남대의료원에 맞서 오랜 기간 투쟁한 동지들과 지부, 지역 또 전국에서 모인 동지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승리했지만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을 것"이라며 "민주노총 역시 투쟁하고 동지들과 함께 싸우겠다. 오늘 승리를 바탕으로 더 많은 승리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해단식 및 환영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박문진 지도위원의 오랜 동지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도 영남대의료원을 찾았다. 꽃다발을 들고 함께 옥상에 올라 박문진 지도위원을 손수 맞은 김진숙 지도위원은, 환영대회에서 "우리는 영남대의료원 노동조합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처음부터 봐왔다. 민주노조를 지키려고 얼마나 많은 청춘을 바치고, 또 노심초사했나"라며 "내 친구 박문진, 제 발로 내려오게 해줘서 동지들에게 고맙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백현국 영남대의료원 노조 정상화 범시민대책위 공동대표가 해단식 및 환영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함철호 영남대의료원 노조 정상화 범시민대책위 공동대표가 해단식 및 환영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김진경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장(영남대의료원지부장)이 해단식 및 환영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고공농성 해단식 및 환영대회에 참석한 보건의료노조 간부 및 조합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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