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싱가포르 임대주택에서 배우자

김흥순l승인2020.03.24l수정2020.03.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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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도시 국가 싱가포르는, 작은 땅덩이에 많은 인구가 모여 사는 게 서울과 비슷하다. 1인당 국민소득도 우리 2배로 잘 사는 나라다.

싱가포르의 신규 분양 아파트 평균값은 평균 3억 원이 좀 넘고, 자기 집에서 사는 비율도 90%나 된다. 서울과 차이가 많이 난다.

좁은 곳에 돈 잘 버는 사람들이 모여 살면 얼핏 집값이 비쌀 거 같은데,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에서 안정적으로 살고 있다는 얘기다.

비결은 뭘까? 집값은 어떨까?

싱가포르의 공공주택은 임대가 아닌 분양방식으로 공급되는데, 전체 주택의 80%를 차지한다. 가격은 민영 아파트의 1/3에 불과하다.

싱가포르 공공주택은, 지하철역과 연계해 교통이 편리한 곳에 자리한다. 다른 특징은, 중산층도 만족할 만한 다양한 크기의 주택이 많다는 점이다.

주거 취약계층은 물론, 중산층도 2번까지 신규 분양을 받을 수 있는데, 규정상 한 채만 소유가 가능하도록 돼 있어, 공공주택으로 '부동산 투기'를 하는 건 애초 힘든 구조다.

일당 장기 체제라는 정치적 상황과 토지를 국가가 소유하는 경제시스템이 물론, 우리와는 다르지만, 땅이 좁기 때문에 누구나 자기 집이 있어야 생업에 전념할 수 있다는 싱가포르 정부 특유의 '홈 오너십' 철학은, 이 공공주택 정책을 통해 국민들의 '자가 점유율'을 급속히 끌어올렸다.

일정 가계소득 이하만 주택을 분양받게 하고, 특정 기간 동안은 의무적으로 살게 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집 주인이라는 점 때문에 공공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도 없어진다.

실수요자들이 살기 편리한 내 집을 합리적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우리도 공공주택이 단지 저소득층만을 위한 게 아니라, 여러 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필수재'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다.

싱가포르는 국민의 86%가 임대주택에 거주한다.

집을 경제적 가치로 보지 않고, 거주의 공간으로 대체로 인식한다. 싱가포르는 90% 국유화 정책이다. 싱가포르 전 토지의 90%가 국유지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공공주택 제공을 위해 국가가 토지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점에서 한국의 현실과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지와 주택은 일반적 재화와는 다른 특수한 성질을 가진 것으로서, 무조건 시장에만 맡기기보다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생각한다.

임대주택은 분양하되 항상 그 가격에 정부가 매입을 한다.

한국에 공공임대주택이 등장한 것은 1971년이지만, 이때는 ‘1~2년 임대 후 분양’으로 엄밀한 의미에서 무주택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으로 보기 어렵다.

본격적 임대주택은, 1989년 서울 번동에 6,500여 가구 규모의 영구임대 단지가 조성되면서다.

공공임대는 이후 국민·행복·장기전세·분양전환 등 다양한 이름으로 서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왔다. 과거 정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백만 가구의 공공주택 공급을 약속했지만, 매번 공염불로 끝났다.

현재 장기 공공 임대주택은 약 125 만 채로, 전체 주택수의 6.5 %에 불과하다. OECD 평균보다도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급등한 집값을 잡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공공주택을 통해 서민들 주거안정을 실현하는데 정부가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래서 높은 것이다.

모두 성사됐다면, 전국 주택의 절반은 공공주택이었을 것이다.

이곳에 사는 서민 상당수는 말 못할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영구임대아파트에 사는 서민들의 속마음은, 최초 입주자 90% 이상이 주거에 만족하면서도 “없이 사니까”, “갈 데가 없어서” 등의 이유를 댔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3월 20일 ‘주거복지로드맵 2.0’을 발표했다.

공공임대를 2025년까지 240만 가구까지 늘리고, 영구·국민·행복주택 유형을 통합키로 했다. 그리고, 청년·고령자·신혼부부·다자녀 가구 등 생애주기 맞춤형 주거 지원을 약속했다.

사회·경제적 배경에 구애받지 않고, 한 단지 안에서 다 함께 살아가는 진정한 의미의 ‘소셜 믹스(social mix)’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욕했던 과거 정부들처럼 요란만 떨다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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