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위기 현황 명세서

박성율l승인2020.04.25l수정2020.04.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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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율

목사, 원주녹색연합 대표

'생태적 위기'를 유독성 화학물질, 원유 유출, 혹은 아마도 산성비와 관련된 뭔가로 간주하는 끈질긴 사회적 전통 같은 것이 있다. 우리의 검토가 입증해 주는 것은, 제국문화의 근본적 기초가 '생태적 위기'라는 것이다.

역사는 정복자들이 작성하며, 제국 문화의 실재관은 문화적으로 얽매인 관점을 가진 엘리트들에게서 생겨난다.

흙에 대해서, 숲에 대해서, 그리고 전 세계 원주민들에 대해서 생태적 위기는 수천 년 전에 제국문화의 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 '생태적 위기'라는 것은, 지구 그리고 우주의 균형에서 벗어난 사회적·유기적 형태의 마지막 단계를 거친 증후군일 뿐이다.

 

결국 도망칠 수 없다. 문명이란 자살의 문화인 셈이다. 그것은 무한히 지탱될 수 없다. 그것의 성장을 위한 연료는 지구의 비옥함을 줄여나감으로써 생겨난다. 우리는 지금 기술적 산업사회가 창조한 생태적 위협을 주시하고 있다. 이는 현재 심각하다. - 윌리엄 코키, 제국 문화의 종말과 흙의 생태학, 128쪽

 

고급 단백질은 부자들에게 흘러들어가고, 부자나라의 가축들을 먹인 뒤, 남은 저급한 단백질만이 제2세계와 제3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흘러간다.

어획량의 3분의 1이 비료로 사용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어묵을 만드는 대신 햄과 달걀을 생산하기 위해 가축에게 먹여진다.

우리는 알고 있다. 미국에서 가축에게 먹이는 곡물의 90%만으로도 전 세계 인류의 굶주림 문제는 없앨 수 있다. 지배계급 제국이 먹는 새우, 바닷가재. 게, 고급 돼지고기와 소갈비의 흐름을 보면 안다.

권력, 돈, 토지 소유권, 생활보장도 같은 방향으로 흐른다. 종속화된 가난한 자들은 부자들의 삶을 동경하고, 노동착취와 차별 억압을 견디고 있다. 송이를 열심히 따서 먹지 못하는 서민들은 몇 푼 안 되는 돈벌이에 강남 부자들에게 향기로운 송이를 바치는 것처럼 말이다.

이 폭력구조는 오래 된 것이다. 스탈린은 러시아 제국 대지주의 토지에 대량 생산 농업 시스템을 이식하기 위해 2만 명의 지주들을 학살했다. 미국은 대량생산 농업을 통한 제국주의를 위해 수백만 명의 원주민을 학살했다. 현재는 소수의 족벌 엘리트들이 땅을 독점해가고 있다.

제국주의는 땅을 훔치고, 거기 사는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거나, 학살하는 것을 정당화 한다. 중국의 수천만 명이 티베트로, 몽골로, 신장 위구르지역으로 침입했다. 그 결과 티베트는 숲을 잃고, 자멸의 길로 가고 있다.

환경운동이 아니라, 생태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연대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가진 자들을 전부 죽이고, 세상을 뒤엎지 않아도 지구가 스스로 뒤집을 것이다. 바뀌지 않으면 죽는다는 게 우리 현황 명세서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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