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넷, “21대 국회는 ‘원자력진흥법 폐지’를 시작으로, 제대로 된 탈핵의 길을 시작해야”

핵폐기넷, 체르노빌 핵 참사 34주기 맞아 울진군청 인근에서 오체투지 진행 이건수 기자l승인2020.04.28l수정2020.04.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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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르노빌 34주기를 맞아, 지난 25일 오전 11시 ‘핵폐기를 위한 전국네트워크’가 울진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4월 26일은 체르노빌 핵 참사 34주기였다. 체르노빌 34주기를 맞아, 지난 25일 오전 11시 ‘핵폐기를 위한 전국네트워크’(이하 핵폐기넷)는 울진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어 울진군청 인근에서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울진군에는 울진핵발전소(한울원자력발전소) 6기가 위치해 있으며, 신한울 1,2호기는 건설 중이고, 신한울 3,4호기는 계획철회 상태로 예정부지가 자리 잡고 있는 국내 최대의 핵발전소 밀집지역이다.

핵폐기넷은 ‘지금 당장’ 핵발전과 핵무기의 전면적인 폐기를 위해, 2018년 6월부터 전국 순회 토론회를 거쳐, 2019년 1월 공식 출범한 반핵 연대 단체이다.

기후위기 등이 이슈가 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핵발전의 위험성에 대한 감각이 경계심이 무디어지고 있다. 북미대화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북핵 이슈와 한반도 핵전쟁의 위험성도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체르노빌 핵 참사가 발생한지 30여년이 훨씬 지났지만,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반경 30km 지역은 여전히 사람이 살 수 없고, 석관 안에는 약 4톤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그대로 남아 있어 언제든 위험한 상황이다. 지난 4월 4일부터 시작된 핵발전소 인근 산불로 평소보다 16배 이상 높은 방사능 수치가 측정되었다.

지난 3월 11일은 후쿠시마 9주기였지만, 일본의 핵재앙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후쿠시마 주민들은 여전히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일본은 핵재앙이 버젓이 진행 중인데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을 계속 강행하고 있고, 얼마 전에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방류를 결정하였다.

문재인 정부는 탈핵을 표방했지만,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핵발전소가 폐쇄되는 것은 65년 이후의 일이고, 다음 정부에서 탈핵을 이어받을지 여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그러는 동안 핵진흥정책이 버젓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심지어, 계획 철회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핵폐기넷이 오체투지를 시작한 배경이다.

핵폐기넷은 핵진흥정책을 폐기하고, 핵발전을 멈추기 위해 핵발전소가 자리 잡고 있는 전국의 각 지역을 순회하면서, 오체투지를 진행하고 있다.

1차로 2월 5일 광화문을 시작으로, 2차 2월 11일 영광핵발전소, 3차 2월 18일 고리핵발전소, 4차 2월 25일 월성핵발전소, 5차 3월 3일 울진핵발전소에서 오체투지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전염병이 확산되면서 오체투지를 3차만 진행하고, 중단한 상태였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운동 때문에 오체투지가 멈추어 있는 동안, 21대 국회를 구성하는 총선이 있었다. 총선기간 동안 핵 이슈는 정치권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탈핵 대신 에너지 전환, 그린 뉴딜, 기후위기가 여론을 장악했다.

그런 사이 신울진 3,4호기 건설 재개로 상징되는 핵 추진세력들의 탈원전 정책 폐기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고준위핵폐기물 문제도 소리 소문 없이 처분장 문제로, 해당 지역민의 이해관계로 축소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4월 26일 체르노빌 34주기를 계기로 핵폐기넷의 4차 오체투지가 울진군청 인근에서 진행되고, 울진핵발전소 앞에서 항의행동도 있었다. 네 번째 지역인 울진에서 진행되는 것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탈핵정책을 폐지의 신호탄으로 삼고자 하는 핵 추진 세력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다.

▲ 기자회견에서 허영구 AWC한국위원회 대표(평등노동자회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핵폐기넷은 기자회견에서 “21대 국회는 ‘원자력진흥법 폐지’를 시작으로, 제대로 된 탈핵의 길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에너지 과잉시대를 살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개발을 통한 성장에 중독되어 있고, 에너지 다소비에 중독되어 있다. 에너지 과잉소비로 말미암아 전 세계는 핵발전도 용인하고 있다. 패권 추구를 위해서 핵무기도 용인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또한 “에너지 과잉시대, 개발을 통한 성장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핵진행정책의 폐기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핵폐기넷의 기자회견장 현수막에는, ‘원자력진흥법 폐지로 탈핵을 시작하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21대 국회는 탈핵국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 핵폐기넷 회원들이, 오체투지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 핵폐기넷 회원들이, 오체투지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핵폐기넷 회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다음은, 4월 25일 발표한 ‘핵폐기를 위한 전국네트워크’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원자력진흥법 폐지를 시작으로

21대 국회는 탈핵 시대로 나아가는 탈핵 국회가 되어야 한다.

- 4월 26일 체르노빌 핵 참사 34주기를 맞으며 모든 핵의 폐기를 시작하자!

끝나지 않은 체르노빌 핵 재앙1986년 4월 26일 오전 1시 24분.

소비에트 연방, 현재는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 근처의 체르노빌 핵발전소 4호기에서 두 번의 폭발음이 터졌다. 전력통제 시스템을 시험하던 중 원자로가 폭발한 것이다.

당시 4기의 핵발전소가 가동 중이었고, 추가로 2기를 짓고 있었다. 원자로 덮개와 천장이 날아가고, 열흘 간 화재가 이어졌다. 플루토늄, 세슘, 스트론튬 같은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이 최소 10톤 이상 누출되었고, 이는 1945년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400배가 넘는 규모라고 한다. 체르노빌 핵사고는 세계 핵 참사에서도 가장 심각한 7등급 사고였다.

화재 진압 후부터 1990년까지 사고 처리에 동원된 노동자 60여만 명, 거주지를 떠나야 했던 이주민은 약 34여만 명, 사망자 숫자는 54명부터 수만 명까지 천차만별이다. 사고 이후 7개월 뒤에는 참사 현장을 임시로 콘크리트 덮개로 봉인했고, 최근 노후에 따른 추가 철제 보강 공사를 마쳤다.

30여년이 훨씬 지났지만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반경 30km 지역은 여전히 사람이 살 수 없고, 석관 안에는 약 4톤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그대로 남아 있어 언제든 위험한 상황이다. 지난 4일부터 시작된 핵발전소 인근 산불로 평소보다 16배 이상 높은 방사능 수치가 측정되었고, 제거되지 않은 방사성 물질이 퍼져 나갈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자연재해든 화재든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지 못하는 한 체르노빌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사고 당시 소련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알 수 없지만,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질병과 사망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 사고 당시 방사능 낙진은 인접국 뿐 아니라 서유럽과 그리스,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검출될 정도로 세계적인 참사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정부는 에너지 부족을 이유로 사고 후 1년도 안되어 3기의 원자로 운전을 계속했고, 2000년 11월에서야 공식적으로 모든 원자로가 정지되었다. 2011년부터 체르노빌 현장을 관광객에게 공개했으며, 2065년까지 폐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19 이전으로 결코 되돌아 갈 수 없다.최근 전 세계는 코로나 19라는 재난을 맞아 강제 멈춤의 상황을 지나고 있다. 고통스럽고 어렵지만, 그동안 인류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추구해 왔던 가치들이 무슨 의미인지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코로나 재난은 자본의 이윤만을 좇아 온 결과 전 지구적 파괴와 공멸이 임박했음을 경고하고 있다. 성장을 향한 무분별한 무한경쟁을 지금이라도 중단해야 파멸을 막을 수 있다는 마지막 신호이다.

그리고 코로나 19는 끝낼 수 없으며, 그 이전으로 결코 돌아갈 수 없다. ‘질병의 세계화’라는 말처럼 어느 한 국가의 힘으로 해결할 수도 없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마치 핵 사고처럼.

우리는 서로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고, 서로에게 의존하며 살아가는 나약한 존재다. 자연이 무너질 때 자연의 일부인 인류도 사라질 수 있음을 수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깨닫고 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가장 취약한 나라와 어려운 사람들이 죽어갈 것이다.

34년 전의 체르노빌 핵 참사를 코로나 19 재난 속에서 맞는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다른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고 절박하게 호소한다.

코로나 재난을 상대적으로 잘 대처해 왔지만 정작, 재난 이후를 제대로 대비하고 있는지 심히 우려스럽다. 대공황에 버금가는 위기이며,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는 시급성을 따라잡지 못했다.

재정 압박을 핑계로 버티다 5월 이후 지급을 확정하더니, 갑자기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19 뉴딜’을 선언했다. 생존을 위협받는 대다수 국민들을 향해 단 한번 지급하는 13조원은 아깝고, 자본의 배만 불리는 한국판 뉴딜정책 40조원은 쉽게 만들어 지는 것인지 개탄스럽다.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죽어 나가도 기업은 살려야 한다는 논리는 너무도 낡고 익숙하다. 결국 일자리 창출은 대규모 토건 사업이 될 것이며, 그것을 그린 뉴딜이 칭한다 해도 생태 파괴를 불러올 것임은 너무 자명하다.

우리는 이런 토건적 사고가 핵 추진 세력의 신규 핵발전소 건설 주장으로 현실화되지 않을까 심각하게 우려를 표한다.

지금이야말로 파국을 막는 문명적 전환을 인류가 함께 결단하고, 실행할 때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21대 국회를 탈핵 국회로!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미래통합당보다 나은 결과라고 할 수 있을까!

이번 선거 과정에서 ‘핵’ 의제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 자리를 그린 뉴딜과 에너지 전환, 기후 위기 등이 차지했지만 그 마저도 매우 제한된 목소리였다.

핵폐기넷에서는 총선 직전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탈핵 관련 정책 질의를 한 바 있다. 매우 적은 지역구 후보들과 소수 정당의 비례후보들만이 답을 해 왔기에 전체적인 의견을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핵발전과 핵무기에 대한 인식, 탈핵 정책의 추진 의지 등을 미약하게나마 확인하게 되었다.

문재인 정부가 탈핵 공약을 내던지고, 기후 위기나 에너지 전환이라는 이름으로 무분별한 토건 개발에 나서지 않도록 막아야 할 책임이 21대 국회에 있다.

지금이라도 탈핵 전환을 위한 첫 걸음을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후쿠시마와 체르노빌이 수십 년이 지나도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인류에게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을 직시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우리나라도 언제든 핵 사고 국가가 될 수 있으며, 핵은 절대로 안전하게 관리되거나 통제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

코로나 19가 준 교훈이 체르노빌 핵 참사가 준 교훈과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다른 삶을 준비하는 것처럼 핵발전과 핵 무장의 허황된 꿈을 버려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인류가 함께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그 시작은, 핵발전 진흥 정책의 근간이 되어 온 ‘원자력진흥법의 폐지’여야 한다.

<우리의 주장>

- 끝나지 않은 핵재앙 체르노빌 참사를 잊지말자.

- 더 이상 안전한 핵은 없다. 모든 핵을 폐기하자.

- 핵발전과 핵무기는 하나다. 모든 핵을 폐기하자.

- 아베 정권의 방사능오염수 해양투기는 지구학살이다. 즉각 중단하라.

- 우리에게 다른 저장고는 없다.

- 100만년 고준위핵폐기물 답없다. 핵발전을 중단하라.

- 핵확산정책 양산하는 원자력진흥법을 폐지하자.

- 원자력진흥법 폐지로 핵 진흥시대 끝내고 탈핵시대로 나아가자.

- 21대 국회를 탈핵국회로. 지금 당장 탈핵하자.

- 신울진 1.2호기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

- 신울진 3.4호기 건설 계획 전면 백지화 선언하라.

2020. 4. 25

핵폐기를위한전국네트워크

(강원도골프장문제해결을위한범도민대책위원회/강원생명평화기도회/나무닭움직임연구소/내성천의친구들/노동당반핵평화의제기구(준)/부산평화센터(준)/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영덕핵발전소반대범군민연대/원불교환경연대/차일드세이브/천성산의친구들/천주교부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의정부교구환경농촌사목위원회/토지강제수용철폐전국대책위/평등노동자회/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생명평화분과탈핵자연에너지팀/한일반핵평화연대/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AWC한국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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