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에게 충분한 인력을!, 간호노동에 존중을!”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 ‘코로나19 최전선에 선, 간호사들의 나이팅게일 선언’ 이근선l승인2020.05.15l수정2020.05.1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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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12일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국제간호사의날 기념 기자회견 개최

▲ 보건의료노조가 5월 12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 <코로나19 최전선에 선 대한민국 간호사들의 신 나이팅게일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

간호사의 안전, 인력 확충, 노동환경 개선!

의료현장의 불법의료행위 근절, 폭력 근절!

간호노동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연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는 5월 12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 ‘코로나19 최전선에 선 대한민국 간호사들의 신 나이팅게일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와 싸우는 간호사의 안전권과 노동권 보호를 위해 투쟁할 것을 선언했다.

▲ 보건의료노조가 5월 12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 <코로나19 최전선에 선 대한민국 간호사들의 신 나이팅게일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보건의료노조

5월 12일은 국제간호사의 날이자,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이 되는 날이다. 더구나 올해는 WHO가 지정한 세계 간호사의 해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며 감염병 극복의 주역이 되고 있는 간호사들에게 더욱 뜻 깊은 해다.

그러나, 코로나19 최전선에 선 간호사들을 영웅으로 칭송하고, 사회 각계각층에서 격려와 응원이 쏟아지고 있는 것과 달리, 간호사들이 딛고선 간호현실은 참혹하다.

극심한 간호사 인력부족으로 교대근무 간호사들의 과로노동과 간호사의 대량 이직이 일상화 되었다. 의료인력 부족으로 대리수술과 대리처방, 대리조제 등 의사와 약사의 고유 업무를 간호사가 대리하는 불법의료가 버젓이 횡행하게 되었다. 심지어 간호사들은 만성적인 폭언, 폭행, 성폭력 피해에 노출되기까지 한다.

▲ 기자회견에서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기자회견에서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덕분에 챌린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사들의 열악한 노동현실은 그대로다. 높은 이직률, 임신순번제, 폭언‧폭력‧성희롱, 장시간 노동, 불규칙한 교대·야간근무에다가 의사와 약사의 업무를 떠맡기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덕분에 챌린지는 캠페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간호사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로 이어져야 한다”면서 “간호사가 안전해야, 환자가 안전하다. 보건의료노조는 국제 간호사의 날을 맞이해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간호사들의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간호사들의 노동현실을 알리는 현장발언이 있었다.

▲ 기자회견에서 박미진 천안의료원지부 사무장이 현장발언을 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천안의료원에서 일하는 박미진 간호사는 “처음에는 입는데 만도 10분이 넘게 걸리던 보호복도 이제는 익숙해지고, 모든 것에 적응해나가는 단계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서, “바로, 환자들의 무례한 요구와 폭언”이라고 말했다.

감정노동에 노출된 동료들이 “‘피곤하고 지쳐요’, ‘그렇게 자존감이 떨어져 숙소에 돌아가면, 혼자 눈물을 흘리고 잠이 들 때도 있었어요’ 라고 한다. 물론, ‘고맙다’,‘수고 한다’라고 말하는 환자들도 있지만, 100번 좋은 말을 들어도, 한 번의 폭언이 두고두고 가슴에 상처로 남는다”고 증언했다.

▲ 기자회견에서 천지수 건양대병원지부 사무장이 현장발언을 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이어, 건양대병원에서 일하는 천지수 간호사는 “공식적인 근무시간은 8시간이지만, 인력이 부족해서 1시간 전 미리 출근하는 것이 당연시 되어있다. 퇴근시간 이후 2~3시간씩 남아서 근무하는 일이 다반사라, 실질적으로는 10시간에서 12시간가량 근무한다”며, 인력부족으로 인한 장시간 노동에 대해 증언했다.

그리고 “임산부나 산후 1년 내의 간호사들에게는, 초과근무를 시켜놓고도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며 수당 신청을 하지 못하게 한다. 많은 간호사 임산부들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묵묵히 일만 하고 있다. 오랜 시간 서서 일하며 교대근무를 하다 보니 임신 중, 조산이나 유산을 경험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환자가 안전한 병원, 국민이 건강한 사회는 간호사의 인력부족 현실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최전선에 선 대한민국 간호사들의 나이팅게일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문은 인천사랑병원 송수명 간호사, 부천성모병원 박수현 간호사, 국립암센터 윤화영 간호사, 한림대의료원 동탄성심병원 김성욱 간호사가 함께 낭독했다.

<인천사랑병원 송수명 간호사, 부천성모병원 박수현 간호사, 국립암센터 윤화영 간호사, 한림대의료원 동탄성심병원 김성욱 간호사가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코로나19와 싸우는 간호사의 안전권과 노동권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 ▲간호사의 인간다운 노동이야말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한다는 것을 확인하며, 간호사 인력확충에 매진할 것, ▲불법의료행위 근절에 앞장설 것과 PA간호사 제도를 반드시 개혁할 것, ▲간호사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고, 간호노동이 존중받는 의료현장을 만들어나갈 것, ▲코로나19 극복과 양질의 공공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하고, 간호노동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싸우고 있는 전 세계 간호사와 굳게 연대할 것” 등을 선언했다.

이날 발표한 선언문 전문과 현장발언 전문은, 다음과 같다.

 

[선언문]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

「코로나19 최전선에 선 대한민국 간호사들의 나이팅게일 선언」

 

“간호사에게 충분한 인력을! 간호노동에 존중을!”

간호사의 안전, 인력 확충, 노동환경 개선!

의료현장의 불법의료행위 근절, 폭력 근절!

간호노동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연대!

○ 오늘 2020년 5월 12일 국제간호사의 날은 특별하다. 2020년은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이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간호사의 해’이기 때문이다. 또한, 2020년은 코로나19 대유행의 한가운데 감염병 재난 극복을 위한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간호사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간호노동의 가치가 어떻게 존중되어야 하는지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 코로나19 최전선에 선 간호사들은 부족한 의료장비와 보호장비, 인력 부족, 장시간 근무 등 열악한 조건에서도 감염 확산을 막아내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여왔다.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확진환자 곁으로 달려갔고, 땀범벅이 된 채 정성껏 환자를 돌보았다. 감염 우려 때문에 집에도 가지 못한 채 숙소에서 몇 주 몇 달을 버티기도 했다. 간호사들에게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흘렸던 땀방울은 자랑스러운 긍지가 되었고, 온몸을 다한 헌신은 뿌듯한 자부심이 되었다.

○ 코로나19 최전선에 선 간호사들을 영웅으로 칭송하고, 사회 각계각층에서 간호사들에 대한 격려와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간호사들이 딛고선 간호현실은 참혹하다.

○ 만성적이고 극심한 간호사 인력부족은 간호사를 백의의 천사가 아닌 백의의 전사로 내몰고 있다. 교대근무 간호사들의 과로노동은 일상화되어 하루 10시간에서 12시간씩 근무하고 있으며 점심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해 주 1회 이상 식사를 거르는 간호사가 63.2%이며, 주 3회 이상 식사를 거르는 경우도 31.3%에 이른다. 밥 먹을 겨를도 없이,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뛰어다녀야 하는 현실이다.

○ 인력부족 문제는 간호사의 대량 이직으로 이어진다. 간호직은 천직이 아니라 빨리 떠나야 할 직종이 되고 있다. 2018년 36개 병원 간호사들의 이직률은 15.55%였고, 특히 1~3년차 간호사 이직률은 66.54%에 이르렀다. 전문 면허를 가진 간호사들의 대량 이직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활동 간호사 비율은 49.6%로 OECD 최하위권이다.

○ 설상가상으로 의사와 약사 업무마저 간호사에게 떠넘겨진다. 의사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의사의 고유 업무인 수술, 시술, 처치, 환부봉합, 처방, 진료기록지 작성, 동의서 설명 등을 PA (Physician Assistant, 진료보조)간호사들이 대신하고 있고, 의료현장에는 대리수술과 대리처방, 대리조제 등 의사와 약사의 고유 업무를 간호사가 대리하는 불법의료가 버젓이 횡행하고 있다.

○ 간호노동은 안전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의 [2019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간호사들의 79%가 폭언 피해를 경험했고, 폭행 피해 경험이 16.2%, 성폭력 피해 경험이 14.5%에 이른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돌보는 간호사들이 만성적인 폭언, 폭행, 성폭력 피해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 간호사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의료서비스 파행과 환자 피해로 귀결된다. 간호사를 안정적으로 수급하지 못하는 공공병원과 지방 병원들은 진료과목을 폐쇄하거나 적자운영에 내몰린다. 간병비 부담과 가족 간병의 수고를 덜어주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은 간호사 인력난으로 인해 더 이상 확대되지 못한 채 정체되고 있다.

○ 환자가 안전한 병원, 국민이 건강한 사회는 간호사의 인력부족 현실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가능하다. 코로나19 극복과 감염병 대응을 위해서는 간호사의 희생과 헌신을 넘어 간호사 보호대책과 지원대책,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대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 “간호인력을 확충하라!”, “간호노동을 존중하라!”

이것이 2020년 대한민국 간호사의 절규이고 호소이다. 우리는 오늘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감염병 극복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간호사들의 안전 보호를 위해, 그리고 간호사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과 간호노동의 사회적 가치 존중을 위해 다음과 같이 「2020년 코로나19 최전선에 선 대한민국 간호사들의 나이팅게일 선언」을 발표한다.

선언 1. 코로나19와 싸우는 간호사에게 최고의 백신은 안전 보호이다. 원활한 보호장구 지급,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검사와 격리기간 보장, 숙소와 교통편의 제공, 인력확충을 통한 노동강도 완화와 적정 주기 교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트라우마와 심리치료 지원, 초과근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 감염위험노동에 대한 보상 등의 안전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는 코로나19와 싸우는 간호사의 안전권과 노동권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선언한다.

선언 2. 간호사 인력부족은 장시간 노동과 불규칙한 야간·교대근무제를 야기하고, 번아웃과 높은 이직률을 초래한다. 간호사의 인력부족은 환자안전을 위협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위험 바이러스이다.

우리는 간호사의 인간다운 노동이야말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한다는 것을 확인하며, 간호사 인력확충에 매진할 것을 선언한다.

선언 3. 인력부족으로 인한 불법 의료행위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위법이고 죄악이다. 의사와 약사의 업무를 간호사에게 전가하는 불법의료행위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의사업무는 의사가, 약사업무는 약사가, 간호사 업무는 간호사가 해야 한다.

우리는 불법의료행위 근절에 앞장설 것과 PA간호사 제도를 반드시 개혁할 것을 선언한다.

선언 4. 간호사는 의료현장 폭력의 대상이 아니다. 간호사는 의료현장에서 벌어지는 폭언, 폭행, 성희롱, 집단 괴롭힘, 감정노동 강요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우리는 간호사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고, 간호노동이 존중받는 의료현장을 만들어나갈 것을 선언한다.

선언 5. 국제간호사의 날을 맞아 세계의 수백만 간호사들은 간호노동의 사회적 가치 인정, 열악한 임금과 노동조건 제공, 의료영리화와 민영화 반대, 보편적 공공보건의료체계의 확고한 구축을 위한 공동선언에 참가하였다.

우리는 코로나19 극복과 양질의 공공보건의료체계 구축, 간호노동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싸우고 있는 전 세계 간호사와 굳게 연대할 것을 선언한다.

 

○ 코로나19 대유행의 한가운데서 국제간호사의 날을 맞이한 오늘, 우리는 나이팅게일의 정신을 되새기며, 코로나19 최전선에 선 대한민국 간호사들의 마음을 담아 다음과 같이 선서한다.

“나는 나의 일생을 헌신하며 살며, 간호직무에 충실할 것을 국민 앞에 삼가 서약합니다. 환자에게 해로운 일은 무엇이나 하지 않겠으며, 최상의 간호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간호사업을 향상하기 위해 내 전력을 다하겠으며, 직업을 통해 내게 알려진 모든 비밀을 굳게 지키며 양심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나는 성심으로 보건의료인들과 협조하여 내가 맡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하여 이 몸을 바치겠습니다.”

2020년 5월 12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 현장발언 전문 (1)

- 코로나-19 이전과 후의 간호사 위상과 현장의 나아갈 길

▲ 천안의료원 박미진 간호사

저희병원은 현재 코로나 감염병 전담병원입니다. 2월 20일 특정종교집단을 통해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드디어, 우려하기 시작한 복지부 소개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현장에서는 특히 연차가 낮은 간호사들의 불안이 더욱 높아졌고, 이 일로 퇴사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병동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곤 했습니다.

사전에 재난대비 훈련이나 재난상황 시, 매뉴얼에 대한 지침도 없이 처음 소개받는 명령에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최전선에 내몰린 간호사들은 불안해했습니다.

“오프하고 오니, 감염 병 전담병원이 되었다는 말에 순간 앞이 캄캄해졌다”는 어느 병동 간호사의 이야기부터 “두려워 지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 난 것은 가족이었어요”라는 말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였고,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코로나가 종식 될 때까지는 얼굴을 못 볼 거라고, 마스크랑 손 씻기 꼭 하라는 말을 재차 확인하면서,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는 병동간호사의 담담한 얘기를 듣기도 하였습니다.

물을 마시고 방호복을 입으면, 화장실을 편하게 갈 수 없기에 일할 때에는 물도 제대로 마음껏 마시지 못합니다.

간호사들은 10분이 넘게 시간이 걸려 입던 보호복도, 이제는 모든 것이 적응해나가는 단계라고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환자들의 무례한 요구와 폭언에 지친다며 여전히 감정노동에 노출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간호사들의 이야기입니다.

“피곤하고 지쳐요”, “그렇게 자존감이 떨어져 숙소에 돌아가면, 혼자 눈물을 흘리고 잠이 들 때도 있었어요” 라는 말을 들을 때면,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하나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고맙다”, “수고 한다”라고 말하는 환자들도 있지만, 100번 좋은 말을 들어도 한 번의 폭언이 ,두고두고 가슴에 상처로 남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니면 누가 이 사람들을 돌봐줄까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동료 간호사와 함께 이 시간을 견뎌내고 있다”고 기특한 병동간호사들이 이야기 합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한참 폭발적일때 모든 매체에서 연일 대구, 경북에 자원한 간호사들의 지원자수가 세계에서 유례없는 많은 지원자라며,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우리 한국 간호사들에 대해 전 세계에서 칭찬하기에 바빴습니다.

코로나가 잦아들 즈음, 메르스 때와 마찬가지로 맨 앞에 가장 위험한 자리에 서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킨 간호사들은 지친 몸과 실망을 끌어안고, 가장 맨 아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또 파묻히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비슷한 일을 겪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그때의 불신과 실망 속에서 우리 간호사들이 더 이상 현장을 떠나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이번 코로나로 공공병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줬음에도, 이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인력 지원이라던지 시설지원계획이 있겠지를 기대하기는커녕, 마치 감염병 전담병원을 하면 임금체불 없이 정당한 수고에 보상을 다 해줄 것 마냥 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임금 체불이 되지 않을까를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한번 내린 지원금은, 한 달 임금을 주기도 적은 금액이었습니다. 그 또한 앞으로 아직 계획이 없다고도 합니다.

의료인력의 안정적인 적정수급과 경력간호사의 우대, 재직을 할 수 있게 유도 할 수 있는 면밀한 제도적 장치나 계획이 없이는, 매년 신규간호사 배출 증가율이 OECD 국가 중 1위일지라도 지금도, 앞으로도 실제로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지금처럼 여전히 부족할 것입니다.

매년 신규간호사들은 1년에 50%가 넘게 이직을 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일하는 간호사는 30%에 지나지 않습니다.

간호사가 부족한 게 아니라 수급 불균형에서 오는 문제점, 간호사의 처우개선, 간호사의 인권과 보호 등의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적극적으로 정부가 나서서 근무환경을 개선해줘야 합니다.

간호사가 직면하게 되는 현장의 어려움들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거나, 직업적인 사명감으로 버티기에는 이미 한계점에 와 있습니다.

희생과 직업윤리를 내세운 간호사의 헌신을 바라기만 하며, 현장으로만 내몰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간호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부와 관계부처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 봅니다.

그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위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인식으로, 적절하고 구체적이며 신속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대정부 차원에서 코로나 19로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기관의 행정, 재정적 어려움을 덜고 환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조속한 지원이 되기를 바라며, 현장에서 가장 궁금해 하고 불안해하는 예산 지원 및 손실보상에 대한 충분한 지원이 조속히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나이팅게일 200주년을 맞아, 2020년을 세계간호사의 해로 정해져 뜻 깊은 오늘 국제간호사의 날을 맞아 간호사가 현장에서 안전하게 일하고, 인권과 보호를 받는, 그래서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고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게 보건의료인력법을 토대로 한, 제대로 된 규정과 체계가 마련되기를 앞으로 기대해 봅니다.

이상으로 현장 발언을 한 천안의료원 박미진 간호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현장발언 전문 (2)

- 의료현장 현실과 개선방향(노동착취, PA 불법의료행위 강요, 병원 내 폭력 노출 문제 등)

▲ 건양대병원 천지수 간호사

저희의 근무시간은 8시간 입니다. 8시간씩 3교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학병원이지만 일할 사람이 부족하여, 최소 인력보다 부족한 인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당연하게 요구되는 1시간 전 출근과 퇴근시간 이후 2~3시간씩 남아서 근무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실질적으로 근무시간은 10시간에서 12시간가량 근무하게 됩니다.

부족한 인력과 과중한 업무로, 초과근무는 필수가 되었지만 초과근무를 신청하기에는 현실의 장벽이 너무 높습니다. 24시간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퇴근 한 시간 전에 신청한 초과근무만 인정하고 있으며, 그나마도 담당 환자가 심폐소생술을 할 경우에만 단 2시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라도 받을 수 있다면 다행입니다. 임산부나 산후 1년 기간 동안은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며, 초과근무를 시켜놓고도 신청조차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오후 3시 반이 퇴근 시간이지만, 4~5시에 퇴근하더라도 병원은 “넌 임산부라 신청 안되는 거 알지?” 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혹여 임신 중 불이익을 받을까봐, 많은 간호사 임산부들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묵묵히 일만 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서서 일하며 교대근무를 하다 보니 임신 중, 조산이나 유산을 경험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있습니다.

조산이 우려되어 침상안정을 진단 받더라도, 자궁근종을 진단 받더라도 일하다 다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병가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합니다. 출산 후에도 육아기 단축근무를 신청하려 조심스레 말을 꺼내면, 단박에 구두 반려 됩니다. 이렇게 근속할 수 없는 이유들이 자꾸만 늘어납니다.

우리의 한 끼 식대는 4400원이지만, 한 달 밥값으로 청구되는 금액은 채 1만원이 되지 않습니다. 10분의 식사시간조차 어려울 정도로 일하고 있습니다. 근무시간동안 물 한잔 제대로 마실 시간이 없으니, 화장실 갈 시간이 절약되는 웃픈 장점도 있습니다.

이런 어려가지 이유들로, 간호사의 3년 이하 사직률의 80% 가까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의료현장에서 숙련된 의료인력의 누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600여명이 넘는 간호사들 중, 올해 10년 근속한 간호사는 단 9명이였습니다. 그 중에도 교대근무하는 간호사는 단 3명에 불구합니다.

너무 힘들어 사직을 한다고 하면, 이기적이라고 합니다. 남은 사람은 생각하지 않냐고 합니다. 인력이 부족하여 꽁짜노동에 장시간 노동에 지쳐 나갈 때면, 타인에게 배려 없는 사람으로 취급 받습니다. 병원의 책임을, 사회의 책임을 한 간호사에게 모두 전가합니다. 이것이 지금의 간호현장 입니다.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가장 시급한 것은, 현장의 적정 인력에 대한 논의와 적정 인력을 유지할 강제성이 필요 합니다. 현재 배출된 간호사의 수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절반이 유휴간호사인 것이 문제입니다.

그들이 현장으로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근무하는 적정시간인 8시간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이제는 그 안에 맞는 적정 인력과 적정 업무가 필요 합니다. 언제까지 개인의 업무 능력이 부족하다며, 개인에게 탓을 돌릴 수는 없습니다.

병원과 사회의 부족함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림으로, 우리는 태움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을 보았고 경험하였습니다.

간호대학의 교육과정만으로는 현장 투입이 어렵다는 것 또한, 모든 이들이 알고 있습니다. 부족한 교육과정으로 인한 태움 또한 숨길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입사 이후 신규 간호사의 교육을 모두 병원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교육부도 함께 책임져야 합니다. 트레이닝 기간 동안을 온전히 보장해 줄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이제는 사회와 병원이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하여, 의료인을 위하여, 국민의 안전을 위하여 관심 갖고 노력해야 할 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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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선  kingsj878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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