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탐욕시대 (2) 돈 놓고 돈 먹는 사모펀드 1만개

김흥순l승인2020.07.27l수정2020.07.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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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헐값에 사서 세금도 별로 내지 않고, 수조 원 수익을 낸 뒤 우리나라를 떠난 해외 투기자본 외국계 사모펀드를 욕도 했지만 부러워했다.

이 트라우마가 깊다.

그 트라우마가 '토종 사모펀드'를 육성의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론스타 트라우마와 사모펀드 시장 육성

알짜 금융회사 외환은행이 일시적 자금난으로 어려워졌을 때, 국내에 인수할 기업이 없었다. 결국 론스타에 헐값 매각될 수밖에 없었다. 2003년 외환은행 지분 인수에 론스타는 총 2조 1,548억 원을 투자했다.

원금은 이후 지분 매각과 분기 배당 등으로 대부분 회수한 뒤, 론스타는 외환은행 하나은행에 매각한 약 4조 원은 그대로 순이익이 됐다. 금융업계에선 당시 론스타가 거둔 이익이 총 4조 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론스타는 그러고도 우리나라에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한다. 아직도 소송중이다.

금융당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4년 173조 원이었던 개인투자(헤지펀드)형 사모펀드 설정액은 올해 6월 말 현재 380조 원으로 120% 정도 늘었다.

기업인수에 쓰이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역시 2014년 31조 원 수준에서 같은 기간 55조 원을 넘어섰다.

공모보다 사모펀드 시장이 커진 것은 오래전 이야기다.

올해는 사모가 공모의 2배에 달할 거란 얘기도 나온다. 그만큼 투자처를 찾는 뭉칫돈이 많아졌단 이야기다. 게다가 부동산 투기까지 난리다.

신규 투자액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 사모펀드는 이미 세계 최고 규모다.

금감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신규 PEF 투자 규모는 16조 4천억 원, 1,600조 원 정도로 추산되는 GDP의 1%를 넘어섰다. 스웨덴과 미국, 영국을 제외하면 GDP 대비 모험자본 시장의 규모가 1%를 넘어서는 나라는 없다.

론스타에 '능욕'당한 나라가 이제는 세계가 주목하는 '사모펀드' 투자국가가 됐다.

헤지 펀드형도 마찬가지다.

사모펀드 시장 급성장의 결정적 계기는 정부 규제 완화다.

한국은 2015년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최소 투자금액은 물론 진입, 설립, 운용, 판매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결국, 규제 완화가 급성장을 불러온 탐욕시대다.

모든 성장에는 항상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사모펀드 급성장도 그 부작용이 지금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DLF 파동은 대표적이다. 제품의 탄생과 유통, 판매의 모든 과정에서 은행들이 보여준 행태는 탐욕 그 자체였다.

하루 만에 투자등급을 3번 바꾼다. 2등급(적극투자형)조차 살 수 없기 때문에, 전산에서 1등급(공격투자형)으로 바꾸려고 한다. 최초 조작에서 1등급이 안 되자, 다시 한 번 조작해 기어이 1등급을 만들어 낸다. 고객에게 필요서류를 주는 절차는 없었다.

치매 걸린 노인에게 DLF를 판다. 사실 DLF는 사모펀드이고, 그중에서도 '헤지펀드'다. 라임 자산운용과 코링크PE 등 대부분 키워드는 탐욕이다.

국내 1위 헤지펀드 회사이던 '라임 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는, 어쩌면 황당한 사고다. 채권 등 당장 현금으로 만들기 어려운 자산(비유동성 자산)에 투자하는 헤지펀드인데, 그 펀드 가입과 탈퇴는 아무 때나 자유롭다.

(개방형) 금융 투자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사고가 안 날 수 없는 구조다. 비유동성 자산 투자와 개방형이 함께 갈 수는 없다.

국내 1위이자 수조 원의 자산을 굴리는 라임 자산운용이라고 모르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하여튼, 무리해서라도 많은 고객을 끌어 모으고 싶었다.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워야 많은 고객이 모여드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결국, 나중에는 신규가입자에게 돈을 끌어 모아 탈퇴자에게 돈을 건네는 지경에 이른다. 헤지펀드가 '다단계 폰지게임'이 된 것이다.

쉽게 범죄회사를 만들게 해주고 여기에 권력자들이 뒤를 봐주고, 권력자들은 수사를 못하게 하기도 한다. 피해가 커지면 세금으로 메꿔 주기도 한다.

결국, 사모펀드의 급성장은 규제받지 않은 '돈의 탐욕'을 극대화해버리고 만 것이다. 부동산이 사모펀드나 규제의 고삐를 죄어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돌아가 사모펀드 육성의 목적 또한 여전히 존재한다. 수익을 내려는 돈의 흐름은 효율을 쫒는다. 잘못 활용하면 탐욕이지만, 잘만 활용하면 시장의 효율성을 높인다.

이제 대기업은, 더는 인수합병시장의 주역으로 주목받지 않는다. 대기업이 인수의사가 없으면 해외에 헐값 매각해야 하던 시대도 지났다.

지금 같은 시대에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가는 일은 불가능하고, SK 역시 '하이닉스'를 헐값에 사가는 일이 불가능하다.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고민은 여기에 있다.

소비자는 돈의 탐욕을 제어하지 않으면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금융시장에서는 과도한 규제로 돈의 효율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지점에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부동산, 사모펀드의 광란은 적폐 단계다. 부동산은 일제가 한국 땅을 먹던 헐레벌떡처럼 보이고 금융상품들은 야바위로 보인다.

정부는 호떡집에 불난 듯하다. 잘 모르는 신생 권력은, 엉뚱한 싸움 하느라 얘들을 잡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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