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용접공 - 김용아

김용아l승인2020.09.17l수정2020.09.1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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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공

 

                                                           김용아

파란 불꽃이 튈 때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바다의 파도를 떠올렸다

데이고 살이 타들어가도

무릎 꿇은 채 기도하듯이

철판을 때웠다

다만 불이기만 했다면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다

꽃이어서 눈 멀고 귀 멀었다

꽃이어서 두 손 모으고

무릎을 꿇었다

그 땜장꽃들 모여

수도관이 되고

공장의 기둥이 되었다

배가 만들어지고

다리가 세워졌다

깔리고 눌리고 떨어져나간 이들

위에 세워진 것들

용접 불꽃이 붉다 못해 파란 건

파도의 마지막 걸음처럼

하얗게 사그라드는 것은

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떠난 이들 때문이라고

어둠 속으로 사그라져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이들 때문이라고

오늘은 어쩌면

35년째 자신의 빈 자리로

돌아오기 위해

영도조선소 앞에서

복직투쟁을 하는

단 한 사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고

파란 불꽃이 튈 때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바다 대신

그 한 사람이 바라보는 바다를

떠올린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김용아 시인 소개

 

여고 시절 ‘문학상’ 수상

1988년 ‘5월 문학상’ 수상

전태일문학상 시 부문 추천작으로 작품집에 오름

2017년 『월간 시』로 작품활동 시작

2019년 경계의 확대 11인 시집 발간

2020년 강원문화재단 시 부문 ‘생애최초지원’ 수혜자로 선정

2020년 최근 '헬리패드에 서서' 시집 출간(푸른사상)

 

 

♦ '용접공'이란 제목의 시는, 김용아 시인이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을 생각하며 쓴 시이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삶>

1981년 ;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용접공으로 입사(당시 21세)

1986년 2월 18일 ;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 노조 대의원 당선

1986년 2월 ; 당시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폭로하는 유인물을 배포

1986년 7월 ;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폭로하는 유인물을 배포한 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해고됨

2003년 11월 ; 노사합의로 해고자들이 복직됐으나, 김 지도위원은 제외됨

2009년 11월 ;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보상심의위원회 “김진숙의 해고는 부당하다”고 판정

2010년 1월 ; 복직요구·구조조정 반대 단식농성(24일간)

2011년 1월 ~ 11월 ; 한진중공업 구조조정에 맞서 영도조선소 안 85호 크레인(높이 35m)에서 309일 간 고공농성

2020년 6월 ; 올해 정년퇴직 6개월을 앞두고 복직 투쟁 시작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사진 우측, 좌측은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지난 2020년 2월 12일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이 해고 14년, 고공농성 227일차에 복직이 결정돼 영남대병원 옥상에서 내려오던 날 찾아와 복직의 기쁨을 나누며 기념촬영을 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60세/ 이하 김 지도위원)은, 지난 6월 23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복직투쟁을 선언했다.

김 지도위원은, 지난 1986년 7월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폭로하는 유인물을 배포한 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해고되어, 35년간 해고자로 살아왔다.

지난 6월 23일 복직투쟁 선언 이후,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는 지난 9월 11일 29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한진중공업의 투명하고 공정한 매각과 해고노동자 김진숙 복직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요구한 것이다. 사측이 이를 받아들일지 초미의 관심사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 관련 기사보기

(한겨레/ 2020-08-29) 잊힌 노동자들 잊지 않으려 “나의 복직은 시대의 복직”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959836.html

(한겨레/ 2020-09-13/ 김영동 기자) 부산시의회 ‘김진숙 복직’ 결의안 만장일치 통과 http://www.hani.co.kr/arti/area/yeongnam/96194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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