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사태로 본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싸움

모든 권력은, 견제를 받아야 한다. 김흥순l승인2020.11.16l수정2020.11.1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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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승패와 흥망을 걸고 마지막으로 결행하는 단판승부가 건곤일척(乾坤一擲)이다.

하늘과 땅을 걸고 한번 던져 승패를 결정하는 게임이다.

옛날 속담이 생각난다.

“반풍수 집안 망치고,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했다. 반풍수는 풍수지리에 어지간한 지식은 있지만 아직 서툰 풍수다. 선무당도 마찬가지다. 전문적 지식이 없으면서 수박 겉핥기로 배운 서툰 지식으로 전문가 흉내를 내는 것을 말한다.

촛불정부나 개혁정부라고 하더라도, 민주투쟁에만 익숙하지 다른 분야는 서툴다. 전문가가 아니다. 국가가 건국돼 지나온 기간이 긴 나라일수록 모든 분야를 한꺼번에 개혁하기도 힘들다.

하나라도 똑 부러지게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정부는 한꺼번에 여러 개를 손대고 있다. 개혁의 방향, 절차, 방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성과가 난 분야가 없다.

이름난 풍수가 되기 위해 40년이 넘게 공부해야 한다. 산(山) 공부하는데 10년, 혈(穴) 깨우치는데 30년 정도 수련해야 비로소 눈이 열린다는 ‘법안(法眼)’에 이른다. 이 또한 끝이 아니다. 풍수는 범안(凡眼)-법안(法眼)-도안(道眼)-신안(神眼)의 경지를 거쳐야 비로소 고수가 된다.

제대로 된 풍수사 되는 데 40년이 걸린다고 했듯이,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가’ 소리를 들으려면 젊어서부터 그 분야를 공부하고, 현장 경험을 오래 쌓은 사람들로 그 분야에 일가견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도 정권 입맛에 따라 골라 쓰다 보면, 엉뚱한 거짓말꾼들만 사용하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6월 ‘탈핵 시대’를 공식 선언하자, 가동 중인 모든 원전의 설계 수명(30~40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2017년 12월 14일 발표했던 제8차 전력수급계획(2017~2031)은, 수십 년간 지배해온 ‘경제급전’에서 ‘환경급전’ 시대로 전환했음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돈만이 아니라 시민의 안전과 환경을 고려해서 전기를 공급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를 ‘탈석탄, 탈원전’ 정책이라 한다면, 미흡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즉 8차 계획안을 보면, 탄소 배출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가 7기나 신설된다.

2030년까지 석탄발전소의 퇴출을 선언한 프랑스·이탈리아·덴마크 등과 ‘거꾸로 행보’이다. 또 1호기를 빼고는 내진보강이 어려운 월성 원전 2~4호기의 폐로도 거론되지 않았었다.

반면에, 2022년까지 가동되는 신규 원전이 5기나 된다. 모처럼 ‘시민의 호흡권’을 강조한 정부가 출범했는데, 그저 ‘탈원전·탈석탄’을 선언만 해놓고 모든 부담은 차기 정부로 떠넘긴다는 이야기와 원전 전문가들의 통탄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나왔다.

그 대척점이 7000억 원을 들여 개·보수한 월성1호기 영구정지 결정이다. 이 결정을 내린 원안위 위원 7명 중 영구정지 찬성표를 던진 5명은 모두 원자력 분야 비전문가들이다.

엄재식 위원장은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장보현 사무처장은 행정학 전공자, 김재영 위원은 계명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 장찬동 위원은 충남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진상현 위원은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감사 관련 자료를 검찰에 보낸 것이다. 최 감사원장은 “추가 수사 여부에 따라서는, 범죄가 성립할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이 됐다”고 말했다.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을 두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에 대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여당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감사원장의 말은 검찰수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문재인 정부는 전문가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중국인 입국금지를 7번이나 권고했지만 외면했었다. 의사협회장이 우파 인사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정례브리핑에서 “입국금지에 대해서는, 현재 방역하는 입장에서 누구라도 고위험군이 덜 들어오는 게 좋은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는 최우선이 돼야 할 국민 생명 안전보다 눈앞에 닥친 총선이나 중국과 단교로 입을 경제적 손실 등 정치·경제논리를 앞세워 전문가 목소리를 묵살했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여당은 모든 걸 과거 정권 탓, 반개혁자, 정치적 의도를 말한다.

그러지 말고 전문가 집단을 외국처럼 정치 입맛에 따라 재단하지 말고 독립시켜라.

감사원, 검찰 등 실제적으로 독립시켜줄 기관들이 많다.

행정부나 입법의회의 눈치를 보지 않게 하기 위해, 현행 대통령 직속에서 싱가포르처럼 헌법으로 독립성을 보장해 수사권과 체포권, 은행계좌 열람권까지 줘야 한다.

그래야만 ‘감싸원’이란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선관위도 철저히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해야 민주주의 기본인 선거제도를 제대로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검찰도 비리가 보이면, 언제든 누구든 조사를 해야 한다. 청와대에 특별감찰관이 없는 지가 5년 가까이 된다.

모든 권력은, 견제를 받아야 한다.

가정이나 어디나 반풍수들에게 생명과 안전을 맡겨 놓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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