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사회과학에서 평균이라는 통계수치를 자주 사용한다.

자주 사용하는 평균이 갖는 오류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평균이란, 여러 사람이 갖는 어떠한 값을 모두 더한 후, 사람 수대로 나눈 숫자일 뿐이다. 평균은 대푯값의 하나다.

대푯값이란, 어떠한 집단을 설명하고자 할 때 하나의 대표되는 수치를 말한다. 대푯값에는 평균도 있지만, 중앙값(모든 자료 값에서 가장 중간되는 수치)과 최빈값(가장 많은 사람들이 갖는 수치)도 있다.

평균이 갖는 오류가 몇 가지 있다.

첫째, 평균이 대푯값임에도 불구하고, 집단 내의 어느 누구도 그 값을 가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대푯값이라 하면, 그 집단을 대표하는 수치이므로, 모든 사람은 아니어도, 그 집단에 있는 사람들 몇 명에 대해 잘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예를 들어, 우리 반 친구들이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라면의 개수가 1.5개라는 값이라면, 우리 반에서 적어도 몇 명은 라면 한 개 반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모순적이게도 그 대푯값인 평균이 집단의 그 어느 누구의 특성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 대표적 예는 한 가정 당 평균 자녀의 수이다.

주택총조사 같은 것을 하면, 한 가정 당 자녀가 몇 명인지 통계 수치를 낼 수 있다. 모든 가정의 자녀수를 더한 후, 그것을 가정단위의 수로 나누면 된다.

한 가정당 평균 자녀 1.7명과 같은 수치가 나온다. 하지만, 그 어느 집도 자녀가 1.7명인 경우는 없다. 왜냐하면, 사람은 소숫점 단위로 쪼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여기서의 평균값은 그냥 통계를 위한 숫자일 뿐이다.(반대표/반장을 뽑았는데, 반장이 낸 의견이 우리 반 학생들 누구의 의견도 아니고, 반장 혼자만의 의견인 것과 비슷한 건가)

둘째, 평균이라는 대푯값이 전체 집단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에 왜곡된 정보를 줄 수 있다.

포털에서 '평균의 오류' 혹은, '평균의 함정'을 검색하면 나오는 예시 중 가장 많은 것이 임금에 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평균임금이라는 수치가 조금 상편향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연봉이 굉장히 높은 사람이 몇 명만 포함되어 있어도, 그 사람들의 임금이 워낙 높아서 평균값이 올라가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평균값보다 중앙값이나 최빈값이 더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7명의 월급이 각각 100만원, 100만원, 200만원, 200만원, 300만원, 300만원, 300만원이라고 하면, 평균 월급은 214만 원 정도다.

여기에 월급이 2,000만 원 정도 되는 사람이 한 명 더 포함되면, 평균월급은 438만 원 정도가 된다. 전체 8명 중에 7명의 월급은 사실 400만원 미만이기 때문에, 438만원이라는 값이 많이 왜곡되어 보인다.

대신에 최빈값은 300만원. 전체 8명 중 3명이 300만원을 벌기 때문에 조금 더 대표성을 띠는 것 같다. 이렇게 평균값이 항상 가장 좋은 정보가 아닐 수 있다.

셋째, 평균은 결국 집단의 값이다. 한 개인을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생존율 같은 것이 그렇다. 예를 들어, 암 5년 생존율은 보통 암으로 치료받은 사람 중 5년 동안 살아남은 사람들의 비율이다.(출처: 국가주요지표)

즉, 1,000명이 암으로 치료를 받았는데, 생존율이 60%였다면, 전체 1,000명 중 600명이 5년간 살아남았다는 뜻이다.

생존율이 높으면 대개 희망적으로 받아들이고, 생존율이 낮으면 치료하기 어려운 암으로 받아들이고 많이 걱정을 하게 된다. 이러한 생각은 아주 비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생존율이 90%라고 해서 내가 살아남지 못한 10%안에 들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리고 생존율이 30%라고 해도, 내가 그 30%안에 들면 사는 것이다.

즉, 사람 한 명만 놓고 보면, 그냥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즉, 50%-50% 라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면에서는 살아가는 순간순간을 50-50의 생존확률로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밥 먹다 음식이 목에 걸려 죽을 수도 있고, 횡단보도 건너다 사고로 죽을 수도 있다. 빙판길에 넘어져 죽을 수도 있고, 밥 먹다가 잘못되어 죽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막 살고 싶은 것도 아니고, 매사 유난스럽게 조심하면서 살고 싶은 것도 아니다. 부잣집 개 생계비 보다 못하지만, 사람대접 받으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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