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궁 논란 부른 기자 출신 조수진 의원

김흥순l승인2021.01.28l수정2021.01.2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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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정치권에 하루 종일 드라마 이름 같은 후궁이 인구에 회자 됐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에게 1월 27일은, 1924년 발표된 현진건의 사실주의 단편소설 <운수 좋은 날>과 비슷한 날이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인력거꾼의 생활을 그려 낸 작품으로, 운수 좋은 날에 아내의 죽음을 맞이하는 아이러니를 통해 우리 민족의 비참한 현실을 고발하고 있는 작품처럼 지옥과 천국을 오간 길었던 하루로 기억될 것 같다.

조 의원은 이날 재산을 축소 신고한 혐의로 진행된 재판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간신히 지켰다. 그러나 전날 페이스북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조선 시대 후궁’에 빗댄 글로 온종일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급기야는 페이스북 글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취재진과 마찰까지 빚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을 모욕죄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고 밝혔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페이스북에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0년 4·15 총선에서 정권 차원의 지원을 받았다며 “조선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라 비판한 것이 발단이었다.

조 의원은 최근 고 의원이 지난 총선 상대였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향해 “(서울) 광진을 주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다”고 비난한 발언을 거론하며 “‘산 권력’의 힘을 업고 당선됐다면 더더욱 겸손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후궁(後宮)의 원래 뜻은 원래 중국 황제가 거처하는 궁중의 전전(前殿) 뒤에 있는 깊숙한 부분이다.

한국에서는 임금의 첩을 가리키는 말로 변질돼 쓰였다.

대하소설에서 후궁은 흔히 아첨하는 말로 군왕의 마음을 빼앗고, 권력에 대한 욕심이 많아 계략을 꾸미는 인물로 묘사되곤 한다.

특히 왕자를 낳은 후궁의 기세는 등등했다. 자신의 소생 왕자를 미래 권력인 세자로 만들려는 음모를 꾸민다. 조선시대 숙종의 후궁이던 장희빈, 연산군의 후궁이던 장녹수 등이 이런 악인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오늘날 후궁은 현실에서는 사용할 대상이 없는 박제화한 말이다.

무엇보다 여성을 성 상품화 내지 악마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론 정치인이라면, 더욱 꺼내서는 안 될 말이다.

그런 용어 중에는 첩이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조 의원은 이런 말을 다른 사람도 아닌 동료 의원을 향해 던졌다. 나아가 고 의원을 향해 “문재인 정부가 아끼고 사랑하는”이라는 말도 했다.

도대체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도 조 의원은 물러서지 않는다. 그는 페이스북에 또다시 “인신공격, 막말을 한 사람은 고민정”이라고 주장했다.

<최은희 기자상>을 받은 기자 출신에 제1야당 수석대변인까지 지낸 정치인의 말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더군다나 취재하는 기자 후배들에게 대한 무례한 태도도 논란이다.

조 의원은 이날 비례대표 의원으로 재산을 누락 신고한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벌금 액수가 100만원 이하여서 의원직은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조 의원은 의정 활동 내내 후궁 발언에 발목 잡힐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이 아무리 당명을 바꾸고, 전직 대통령 과오를 사과하면 무슨 소용인가. 한 소속 의원의 망언이 당의 환골탈태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고향이 호남이고 정치부 기자 시절 민주당 쪽 취재를 많이 했기 때문에, 김태년, 송영길, 이상민 등 민주당 의원들을 더 많이 안다고 한다.

의원이 된 이후 사무실에 민주당 화분이 더 많이 왔다고 한다.

겸손한 자세로 돌아가 사죄하고, 처음의 자세로 돌아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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