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등재 될 속담을 아시나요?

‘오뎅 먹으러 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 이근선l승인2021.01.31l수정2021.01.3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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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민주노점상전국연합 활동가 조항아 씨가 SNS상에, 짧게 선거철이 돌아오면 '어묵 먹는 사진 찍으러, 포장마차에 찾아오는 정치인‘들의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사진 몇장을 게시했다.

<선거 때는 가장 먼저 노점상들 찾아와, 오뎅 하나씩 쳐들고 서민 코스프레질 하다가 당선되면, 오뎅들 바닥에 다 뒤집어 엎어버리는 잔인한 것들!>

이게 쓴 글의 전부이다.

짧은 글이지만 사진과 함께 보면, 누가 봐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다 이해가 가고 느껴지는 글이다.

▲ @사진제공 ; 조항아
▲ @사진제공 ; 조항아
▲ @사진제공 ; 조항아
▲ @사진제공 ; 조항아
▲ @사진제공 ; 조항아

 

이후 며칠이 지나 다큐멘터리 감독인 은석 씨도 ‘곧 등재 될 속담’이란 제목의 글과 어묵 먹는 정치인들과 노점상이 철거당한 현장의 사진들을 올리며, 그들의 서민행세를 비판했다.

이젠 정말 ‘보여주기식’ 행태를 벗어나, 진정 노동자, 서민을 위한 정치인이 절실한 때이다.

다음은, 다큐멘터리 감독인 은석 씨가 올린, 무자비한 노점상 철거 사진들이다. 

2008년 2월 22일 대구 달서구 성당동 두류시장

달서구청은, 200여명의 용역과 포크레인을 동원해 두류종합시장 40여개 노점을 단 3시간 만에 철거했다. 이 사진은 당시 '서러운 떡볶이 아줌마’로 많이 알려졌다.(사진 ; 뉴시스)

2009년 12월 18일 서울 마포 홍대입구 노점

홍대 근처에서 10년동안 떡볶이와 오뎅으로 생활고를 이어온 상인. 마포구는 포차가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용역을 동원해 홍대 일대의 노점을 철거했다.(사진 ; 연합뉴스)

2014년 2월 19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노점

악랄하기로 유명한 강남구청은, 용역깡패를 고용해 항시적으로 노점을 단속한다. 행정대집행 계고를 무시하는 건 예삿일이고 일단 던지고 부수고 칼로 찢고 엎는 일이 먼저다. 노점 단속을 위한 용역비 예산이나 과태료 부과, 단속 건수도 다른 자치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예산이 남으면 보도블럭, 화단 다시 깔듯이 집행비용이 남으면,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예산을 쓰기 위해 집행을 늘려나간다.(@사진제공 ; 최인기)

2016년 8월 18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포장마차

새로 입주한 아파트에서 포장마차가 미관을 해치고 집값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마포구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구청은 용역들과 관광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나타나 30년 된 포차거리를 단 몇 시간 만에 철거했다.(@사진제공 ; 은석)

2016년 8월 18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포장마차

새로 입주한 아파트에서 포장마차가 미관을 해치고 집값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마포구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구청은 용역들과 관광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나타나 30년 된 포차거리를 단 몇 시간 만에 철거했다.(@사진제공 ; 은석)

▲ 2019년 11월 21일 서울 성북구 장위전통시장

상인 이주대책을 위한 분쟁조정위원회가 가동 중이었지만, 재개발조합은 용역 250명을 동원해 기습적으로 시장을 강제 집행했다. 장위시장은 장위동에 남은 마지막 전통시장이었다.(@사진제공 ; 은석)

▲ 2019년 4월 5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잘못된 현대화사업으로 철거가 진행된 노량진수산시장. 관리감독 기관인 서울시의 직무유기로 서울미래유산이었던 노량진수산시장 구시장은, 수협의 개발이익으로 모두 사라졌다. 현재 상인들은 노량진역 육교 위에서 대체부지 요구와 미래유산 재건을 위해, 2년째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사진제공 ; 은석)

▲ 2020년 2월 2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새벽 3시 30분, 노량진역 앞에서 농성과 노점을 이어가던 상인들에게 행정대집행이 감행됐다.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모두가 숨죽여 있던 동절기 새벽, 구청직원과 용역, 경찰 천여 명이 상인들과 집기를 내동댕이쳤다.(@사진제공 ; 은석)

2020년 2월 2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새벽 3시 30분, 노량진역 앞에서 농성과 노점을 이어가던 상인들에게 행정대집행이 감행됐다.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모두가 숨죽여 있던 동절기 새벽, 구청직원과 용역, 경찰 천여 명이 상인들과 집기를 내동댕이쳤다.(@사진제공 ; 은석)

2020년 10월 29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수협직원들이 상인들 얼굴에 물대포와 소화기를 뿌리며, 농성장을 침탈하던 날. 경찰은 바로 앞에서 상황을 지켜봤지만, 입구를 봉쇄할 뿐 어떤 조취도 취하지 않았다. 많은 상인들과 시민들이 저체온증으로 실려 갔고, 일부 상인들은 물대포에 얼굴이 부어 치료를 받았다. 현재까지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았다.(@사진제공 ; 은석)

 

다음은, 다큐멘터리 감독 은석 씨의 글이다.

 

곧 등재 될 속담

‘오뎅 먹으러 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

검색창에 '오뎅선거', '어묵선거'를 치면, 시장에서 오뎅 물고 서민 코스프레하는 얼굴들이 선거 포스터처럼 쏟아져 나온다. 다들 수행원과 기자들을 중대단위 이상으로 대동할 수 있는 고학력 정치관료들이다. 그들의 방문지는 서민들 가게지만 귀는 늘 상인회 임원들과 지역 유지들에게 열려있다.

며칠 전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한 정치인이 시장을 둘러본 뒤, “요새는 앱을 통해 물건을 배달하는 시대라, 전통시장 연세 드신 어르신들도 사진 예쁘게 찍어서 SNS에 올리는 걸 배워야 한다”며 대단한 걸 발견이라도 한 듯 말했다.

언젠가 유력 대권주자가 오뎅꼬치를 한참 바라보다가, “이거 어떻게 먹는거냐?”고 물어본 것만큼 놀라웠다.

사진 예쁘게 올리면 장사 잘될 거라는 거, 그걸 알려주려고 시장에 갔는지 아니면, 시장에 갔더니 문득 그럴 깨우쳤는지 몹시 궁금했다.

잊을만하면 나타나서, 평생 짊어지고 온 인생고를 사진기술로 하나로 퉁치는 것도 무례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택배노동자가 죽어가고 있는데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배달앱을 언급하는 것도 예의 없다. 무지하기 때문일까 뻔뻔하기 때문일까.

이렇게 공감능력도 없고, 세상에 관심 없는 사람이 왜 정치를 하려는 건지 정말 수수께끼다.

하나같이 오뎅 꼬치 들고 화이팅을 외치지만, 선거가 끝나면 자기가 찾아간 곳이 개발과 단속으로 패대기쳐져도 뒤돌아보지 않는 사람들.

서민 코스프레 하는 후보는, 이제 보이콧 하자.

오뎅 입에 물고 사진찍기 전에, 제발 상인 안부부터 물어라. 당신들이 다녀갔던 자리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은 안녕하신지.

사진은 대구 달서구 성당동 두류시장,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노점,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노점, 서울 마포구 아현동 포장마차, 서울 성북구 장위전통시장,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지금은 모두 강제철거가 된 극히 일부의 장면이다. 서울미래유산도 예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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