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대한법률경제신문사 대표이사 등

국회의 예산 과다 사용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질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질병 같은 이런 관행을 고집하는 것은 국회가 자체 예산에 대한 의결권을 갖고 있어 감시나 견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4년 전 문을 연 국회 제2의원회관은 옛 건물에 비해 규모가 훨씬 커졌고, 특수 코팅된 이중 고급 유리 외관도 두드러진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곳곳에 대리석이 깔려 있다.

의원실 하나의 면적은 148제곱미터로 중형 아파트보다 넓다. 제2의원회관 건립에 1,800여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강원도 고성에는 국회 의정연수원이 건립되고 있는데,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 350억 원이 넘는 예산 때문에 사업 시행 초기부터 호화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의원들의 외유도 대표적인 특권 중의 하나다. 19대 국회의원들의 지난 4년간 외유 경비는 모두 95억여 원에 이른다. 국회는 스스로 사무처 예산 등을 심의해 확정한다. 물론, 일반 정부 부처와 마찬가지로 기획재정부의 심의를 거쳐 편성되고, 감사원의 회계감사도 받는다지만 국정감사와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기재부와 감사원을 호통 칠 수 있는 국회의 예산을 제대로 심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국 의회 건물은 수십 년 동안 거의 바뀌지 않았지만, 우리 국회에는 지속적으로 웅장한 새 건물이 추가되고 있다. OECD 국가 중에 의원 평균 급여가 우리보다 많은 나라는 미국과 일본 뿐이다. 독일, 프랑스, 영국같이 우리가 늘 비교 대상으로 삼는 나라의 의원님들은 우리보다 낮다.

의원 급여를 스스로 결정하는 나라도 한국과 독일뿐이다.

한국 의원의 최근 20년간 급여 인상률은 292%로 세계 최고다. 영국은 의회윤리감시기구에서 의원 급여를 정하고, 아프리카 몇몇 나라는 회의 출석에 따라 보수를 정한다.

공산국이니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쿠바는 의회 진출 이전 직장에서 받던 급여 수준으로 책정한다. 중남미의 대표적 민주국가인 코스타리카도 얼마 전까지 우리처럼 과도한 급여에 매 6개월마다 5%씩 의원 급여를 인상해오다가 스스로 반성하여, 여야 만장일치로 물가인상률 이상 못 넘게 못을 박는 자기 개혁을 단행하였다.

민생과 서민 경제를 부르짖던 1, 2, 3당 모두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약속하고 주장하였다. 당직, 국회직 분배보다 이것부터 당장 실천에 옮겼으면 한다. 명색이 세계 13위 경제 대국이라는 한국의 정치는 쓰레기 수준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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