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준하 선생 등 의문사 사건의 유족들,

“은폐·조작된 의혹 규명해 달라” 18건 진정 접수!

▲ 의문사 진상규명 30+ 회원들이 지난 10일 오후 2시, 2기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제공 ;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종인

▲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 중인 이덕인 씨의 아버지 이기주 씨 @사진 제공 ;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종인

의문사 진상규명 30+ 회원들이 지난 10일 오후 2시, 2기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결되지 않은 공권력에 의한 타살이 은폐·조작된 의혹을 규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고(故) 장준하 선생 등 18건의 진정을 접수했다. 18건의 진정은, 과거 공권력에 의한 사망 의혹이 있는 사안들이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진실규명을 염원하는 이들의 기대를

더 이상 저버려서는 안 될 것!

의문사 진상규명 30+에 의하면, “박정희 정권부터 김영삼 정권까지 의문사로 사망한 피해자는 총 85명”인데, 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부터 2010년 1기 과거사위까지 수년간 조사했지만 대다수의 의문사가 ‘진실규명 불능’으로 처리됐다“고 한다.이날 진정 18건 중 한건이 장애인 노점상 이덕인 씨(당시 28살 청년)의 진정이다.

‘이덕인 열사 의문사 진실규명 및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이덕인 열사 의문사 공대위)에 의하면, 지난 1995년 11월 24일 ‘장애인자립추진위원회’ 소속 아암도 노점상인들이 노점 강제철거에 맞서 망루에 올랐다.

인천시와 연수구는 장애인 빈민의 노점단속을 위해, 2억 2천 4백만 원의 예산을 들여, 철거비리와 폭력으로 악명 높은 용역업체 ‘무창’과 계약을 체결했다.

경찰과 용역은, 인근 도로를 완전 봉쇄하고 한겨울 삭풍에 물을 뿌리고 포클레인으로 위협하는 등 망루 농성자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다.

1995년 11월 28일(김영삼 정부 시절) 아암도 앞바다에 시신이 떠올랐다. 장애인 노점상 이덕인, 스물여덟 청년이었다.

그는 극한의 망루에서 탈출을 시도한지 사흘이 지나, 망루에서 불과 70여 미터 떨어진 해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시신이 된 이덕인 씨는 발견 당시 그의 손은 로프줄에 묶여 있었고, 상의는 벗겨져 있었다. 누가 봐도 타살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었다.

당시 경찰은, 영안실 벽을 부수고 시신을 탈취해 강제부검을 강행했다. 그리고 사인은 ‘익사’라고 발표했다.

1995년 그날의 아암도!

장애인 노점상 이덕인 의문사 진실규명을 촉구합니다!

이덕인 씨의 가족은 그의 죽음의 진실을 알기 위해, 25년간 거리를 헤매왔다. 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이덕인이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공권력의 위법한 행사로 사망 하였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민주화운동 명예회복, 배·보상 심의 신청은 기각됐다. “노점상에 대한 폭력단속이 지자체의 고유 사무”라는 황당한 이유였다.

‘이덕인 열사 의문사 공대위’는 “이덕인의 죽음으로부터 26년, 노점상에 대한 살인적 단속은 여전하다. 지자체들은 억대 예산을 편성해 용역폭력을 이용한다. 문재인정부에서 발생한 첫 국가폭력에 의한 죽음은, 강북구에서 자판에 갈치를 팔던 노점상인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이덕인 열사 진상규명을 위한 싸움은, 노점상인과 장애인들의 노동권을 넘어선 생존권을 위한 현재의 싸움”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덕인 씨의 아버지 이기주 씨가, 이덕인 씨에 대한 의문사 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을 위한 조사를 해 달라고 진실화해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했다.

▲ 이덕인 씨의 아버지 이기주 씨가, 이덕인 씨에 대한 의문사 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을 위한 조사를 해 달라고 진실화해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했다. @사진 제공 ;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종인

이덕인 씨의 유가족은 26년이 넘도록 진실규명을 외쳐왔다.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진실규명을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기대를 더 이상 저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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