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위해, 군부와 아웅산 수치 모두 물러나야 한다

김흥순l승인2021.03.19l수정2021.03.1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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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미얀마에서 2월 1일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지 거의 한 달 보름째다.

군부에 저항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미얀마에선 지금까지 적어도 70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뱃속에 두 달 된 아이를 둔 여성도 남편을 잃었다. 미얀마 전역에선 길거리에 널브러져 있는 시신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망자는 계속 늘고 있다.

토머스 앤드루 유엔 인권조사관은 “미얀마 군부는 최소 70명을 살해했습니다. 그들은 누군가의 아버지, 아들, 어머니, 딸, 남편, 아내를 죽였습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군부는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뇌물 수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최장 징역 2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상황은 악화되고 있지만 미얀마 시민들은 시위를 이어가고 있고, 국제 사회는 제재에 들어갈 기미도 없다.

한국은 정부가 본격적 제재에 나섰다.

미얀마 독자적 1차 제재 대응조치를 발표했다. 2015년 이후 중단된 최루탄을 계속 공급하지 않기로 했고, ’9천만 달러 규모’ 미얀마 개발협력 사업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군용물자 수출을 금지하고, 군수품에 쓰일 수 있는 산업용 전략물자 수출도 엄격히 심사하기로 했다. 현지에서는 한국산 최루탄이 시위 진압에 쓰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정부는 2015년 이후 최루탄 미얀마 수출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 내 미얀마인들도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한국에 계속 머무를 수 있도록 비자를 연장해주기로 했다.

▲ @그림 제공 ; 김재수 화백

종교들도 지원에 나섰다.

천주교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은, 미얀마 국민들에게 위로 서한과 긴급 지원금 5만 달러(약 5,700만원)를 전달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한국에 머무는 미얀마 청년들은, 군부에 맞서 싸우고 있는 미얀마 민주화를 기원하며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한편, 미얀마 군사정권 대변인 조 민 툰 준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웃 국가와 국제사회를 존중하지만, 지난달 우리가 집권했을 때 세운 목표를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다. 우리는 선거를 실시할 것이고, 승자에게 정권을 이양하겠다. 미얀마 소요사태는 국제사회가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 서방세계가 잘못 추측을 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오해를 풀기 위해 로비스트를 고용했다. 도발로 인해 쌍방 폭력이 있을 수 있지만, 군경은 필요할 때만 무력을 쓰고 있다. 우리는 언론의 자유를 존중한다"며 "불안을 부추기는 언론인들만 체포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송환한 미얀마인 1천여 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민 툰 대변인은 "말레이시아에서 어려움에 부닥친 미얀마 시민 1천여 명을 데려와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이민국은 지난달 23일 미얀마 해군함정 세 척에 미얀마인 1천86명을 실어 보냈다.

양국 정부는 불법체류자들이라고 주장했지만, 인권단체들은 난민이 섞여 있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2월 1일 쿠데타 이후 3월 10일까지 70명 이상이 군경의 총격 등으로 숨졌고, 2천8명이 체포됐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 부정이 있었기에 헌법에 따라 국가 책임을 맡았고, 비상사태 규정에 따른 임무를 완수하면, 자유롭고 공정한 총선을 치러 당선된 정당에 책임을 이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아웅산 수치(75)는 2015년 11월 자신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국가 고문'(국가 자문역)이라는 자리를 만들어 대통령 위의 지도자가 됐다.

수치 고문은, 작년 11월 총선에서 NLD당이 전체 선출 의석의 83.2%를 석권하며 재집권에 성공했으나, 지난달 1일 군부가 선거에 부정이 있었다며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빼앗았다.

군부는 1년 이내 적당한 시기에 새 총선을 치러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하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선거 감시단을 보내, 공정한 선거를 치르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총선 재 실시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어서, 시민불복종 운동과 항의 시위를 이어가는 미얀마 시민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가 작년 11월 총선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며 재선거는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미얀마 군부는 언론 탄압의 수위도 연일 높이고 있다.

앞서 시위 현장을 취재하는 AP통신 사진기자 등 기자들을, 최대 징역 3년 형에 처할 수 있는 공공질서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쿠데타 이후 시위 상황을 상세하게 보도해 온 미얀마 나우와 미지마, 7데이뉴스 등 5개 현지 매체의 면허도 취소했다.

미얀마의 문제는, 아웅산 수치와 군부다.

군부와 아웅산 수치는 민중에게 권력을 내주고 물러나야 한다.

지금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의 직접 원인은 군사쿠데타다.

군사명령으로 정권을 찬탈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참모총장을 비선출 통치자로 세웠다.

이같이 부당한 행동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하지만 그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다.

민주화에 대한 끝없는 논의에도 불구하고 미얀마는 이번 쿠데타가 일어날 때조차도 진정한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었다.

예전 여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당수 아웅산 수치는, 국가고문이 됐지만 그 이후로 미얀마에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한 일이 거의 없다.

수치는 조국보다 영국 국적을 택해 영국에 정착했다.

1988년 귀국해 1989년부터 6년간 가택 연금을 당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 활동가에서 ‘민주주의의 아이콘’이 됐지만, 미얀마인이 아닌 영국 민주주의 활동가로 아무도 손댈 수 없는 개인숭배 대상이 됐을 뿐이다.

2016년 선거 이후 만들어진 ‘국가고문’이라는 직책은, 수치에게 모든 정부 지도자들보다 높은 지위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였다.

민주주의민족동맹은 남편과 자녀들이 영국인이기 때문에 수치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여전히 정부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군부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정당화했다.

하지만, 단순히 그래서 수치가 국가고문이 된 것이 아니다.

최근 뉴욕타임스 기사가 지적했듯, 수치는 과거 군부가 미얀마를 통치했던 것과 매우 비슷한 방식으로 민주주의민족동맹을 통제했다.

뉴욕타임스는 더 구체적 얘기도 썼다. “사람들이 민주주의민족동맹을 개인숭배 컬트라고 비판하기 시작했다. 고집 세고 오만하다는 비판을 자주 받는 수치는, 당을 꽉 쥐고 그녀를 따르는 이들에게 충성과 순종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 업적을 추앙했던 이들은, 인권과 민주화 운동의 상징 같은 그녀가 2016년 선거에 참여하자 크게 실망했다. 핍박받는 미얀마의 여러 소수 종족들이 선거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소심하게 조금씩 겨우 나왔던 수치에 대한 비판은, 싹트기 시작한 미얀마 민주주의에 대한 세계적인 찬사에 완전히 묻혔다.

수치가 과거 군부와 손을 잡고, 사실상 미얀마의 최고 통치자가 되자마자 다국적 재벌들, 특히 서양 다국적기업들이 그때까지 경제제재 때문에 거의 개발되지 않은 미얀마의 천연자원을 노리고 양곤으로 몰려들었다.

정당한 문제제기가 많았지만 모두 덮였다.

수십 년간 투쟁해 온 미얀마 국민의 의지를 상징하는 한 여성이 잔인한 군부로부터 기적적으로 쟁취해낸 ‘민주주의의 승리’에 대해 흠을 잡기 싫어서였다.

하지만, 치밀하게 사전 조율된 낭만적인 장막 뒤에는 인종학살이 벌어지고 있었다.

로힝야족에 대한 살인, 강간과 대학살은 미얀마에서 수십 년간 이뤄졌다.

지난날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 무슬림에 대한 ‘인종청소’를 자행할 때에는 그들의 잔혹한 만행이 완전히 간과되거나 그냥 미얀마 인권문제로 뭉뚱그려졌다.

2016~17년에 대학살이 더 심해지자, 미얀마의 여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과 수치 개인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당연히 이뤄져야 할 문제제기들이었다.

정부군과 지방 민병대의 손으로 이뤄지는 로힝야 대학살의 최근 사건이 막 불거지기 시작할 때, 수치와 민주주의민족동맹은 이를 그저 종족간의 갈등으로 취급하며 모든 관련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그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는 설명이었다.

(주로 방글라데시로 간) 수십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면서 로힝야족은 국제적으로 언론에 계속 등장하는 문제가 됐다.

로힝야족의 고통이 끔찍한 제목의 기사로 매일 찾아왔다. 유엔과 국제인권단체들이 강간과 살인 사례들을 기록했고, 무슬림 57개국의 노력으로 헤이그에 있는 유엔 국제사법재판소에 미얀마의 대학살이 고발됐다.

수치와 민주주의민족동맹은, 종족주의와 현실 정치를 우선시해 국제적 비판에 꿋꿋하게 반발하면서 공개적으로 자기 정부와 군을 옹호했다.

지난 12월 유엔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수치는 로힝야 대학살을 “1940년대부터 종족 간 갈등이 발생했는데, 그 악순환의 일부”일 뿐이라고 증언했다. 수치는 그것으로도 부족해 국제 수사관과 인권단체의 ‘성급함’과 섣부른 판단을 비난했다.

수치는 많은 인권 전문가들이 ‘21세기 최악의 대학살 중 하나’라고 부르는 로힝야 사태를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함으로써, “인권과 민주주의의 수호자에서 잔인성에 대한 변명자”로 추락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우리는 미얀마에게 민간통치 복귀를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인종이나 민족, 종교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는 진정한 민주주의도 요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좋은 출발점이 될 만한 게 있다.

바로 미얀마의 모든 민주주의 운동에서 수치를 배제하는 것이다.

수치에게는 충분한 기회가 있었지만 그녀는 안타깝게도 실패했다.

미얀마는 60여 년간 영국과 일본의 통치를 받았고, 50여 년간 군부독재의 지배하에 있었다.

미얀마 민주화의 씨앗은 이제 막 싹을 틔웠을 뿐이다.

어린 새싹을 향해 빨리 꽃을 피우라고 채근하는 것보다, 좀 느리더라도 ‘민주화의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건강하게 자라나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지켜봐 줘야 하는 심정으로 기다렸었다.

이젠 어린 싹이 죽으려고 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죽기 전에 빨리 개입해 민주주의 싹을 살리면 좋겠다.

미얀마 전문가 조용경 씨가 쓴 「뜻밖에 미얀마」라는 기행집에 이런 스토리가 나온다.

<(쉐다곤) 파고다 경내 북서쪽의 종각 안에는 무게가 24톤이나 되는 거대한 범종인 마하 간다(Maha Gandha)가 매달려 있다.

이 종은 1778년 콘바웅 왕조의 제4대왕인 신구 왕의 명으로 제작되었다. 금, 은, 동, 철, 납 등 다섯 가지 금속의 합금으로 만들어졌으며, 높이가 3.34 미터, 하부의 직경이 2.05 미터에 달하는 큰 종이다.

이 종에는 많은 미얀마인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제2차 영국·버마 전쟁이 벌어졌던 1825년, 영국 군대가 이 종을 강탈하여 영국으로 싣고 가려고 하다가 에야와디강에 빠트려 버리고 만다. 영국군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종을 건지려 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그때 한 버마인 고승이 나타나 영국인들에게 “종을 영국으로 가져가지 않겠다는 것을 약속한다면 내가 이 종을 건져 올리겠다”고 제안했다.

영국군 책임자는 자신들의 기술로도 건지지 못한 종을 건지겠다는 스님의 제안에 코웃음을 치며 승낙을 했다. 그런데 고승이 이끄는 사람들은 불과 3일 만에 종을 끌어 올려서 영국군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 스님은 사람들을 시켜서 촘촘하게 엮은 굵은 대나무 띠로 강바닥에 떨어진 종을 겹겹이 묶도록 했다. 대나무 특유의 부력으로 거대한 종이 물 위에 떠오르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 종은 다시 쉐다곤 파고다로 옮겨졌다고 한다.>

 

* 이글은 지난 3월 13일 작성된 글임

 

 

경향신문(제목 ; [단독]5·18기념재단 아웅산 수지 ‘광주인권상’ 박탈…"로힝자족 학살 방조")은, 2019년 12월 18일 “미얀마 군부의 탄압으로 1만5000여명의 로힝자족이 살해당하고 72만명이 피난길에 올랐다”고 밝힌 바 있다.

수지는 이런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인종청소’에 대해 묵인, 방조를 넘어 국제사법재판소 심리에서 군부를 옹호했다.

 

이로 인해, 미국 홀로코스트박물관은 엘리위젤상 수상을 취소했고, 국제적 인권단체 엠네스티도 양심대사상의 수상을 취소했다.

캐나다 의회, 영국 에딘버러시, 프랑스 파리시는 수지의 명예시민권을 박탈했다.

유럽의회는 “사하로프상을 준 것은, 수지 자문역이 상을 받기 이전 업적을 기리는 것이기 때문에 상을 철회할 순 없지만, 사하로프상 공동체에서 제외시켰다”고 밝혔다.

5.18재단도, 2018년 12월 17일 열린 재단 이사회에서 아웅산 수지에게 수여된 ‘광주인권상’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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