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장애인·시민사회단체들 ‘장애인 노점상 이덕인 열사 26주기 추모 및 의문사 진실규명’ 촉구!

진실화해과거사위원회에 '죽음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할 것' 등 4가지 요구 이근선l승인2021.11.26l수정2021.11.2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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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1시 인천시청 앞에서 ‘장애인 노점상 이덕인 열사 26주기 추모 및 의문사 진실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제공 ; 이덕인 공대위

25일 오후 1시 인천시청 앞에서 장종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의 사회로 ‘장애인 노점상 이덕인 열사 26주기 추모 및 의문사 진실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최인기 수석부위원장의 여는 말에 이어, 유가족 발언과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신영노 상임대표, 민주노총 인천본부 이인화 본부장, 인천지역연대 강주수 상임공동대표의 추모발언이 이어졌다.

 장애인 노점상 이덕인 열사 26주기 추모 및 의문사 진실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무용가 한순희 씨가 살풀이춤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이덕인 공대위

그리고, 무용가 한순희 씨의 살풀이춤 공연에 이어, 기자회견문 낭독으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오는 11월 28일은, 장애인 노점상 이덕인 열사가 인천 아암도에서 의문의 사체로 발견된 지 26주기이다. 

이덕인 열사는, 1967년 12월 14일 전남 신안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탈골로 장애를 입었다. 열사는 1995년 6월부터 인천 아암도에서 노점을 시작했고, 당시 전국장애인한가족협회와 전국노점상연합이 함께 구성한 장애인자립추진위원회 총무, 인천노점상연합회 아암도지부 총무로 활동했다. 같은 해에는 굴업도 핵폐기장 건설 반대 투쟁, 범민족대회에 참가하는 등의 투쟁도 함께 했다.

지난 1995년 11월 24일 인천시와 연수구는, 아암도 노점상을 철거하기 위해 수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폭력과 비리로 악명 높은 용역업체 ‘무창’을 고용해 강제철거를 시행하였다. 

당시 아암도 노점상 철거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이던 이덕인 열사는 무자비한 노점 단속에 항의해 1995년 11월 24일 아암도에서 망루 농성을 시작했다. 강제철거 다음날인 11월 25일 이덕인 열사는 행방불명되었고, 사흘 후인 11월 28일에 손목에 밧줄이 엉킨 상태로 의문의 사체로 아암도 앞바다에서 발견되었다.

이에 대해, 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이덕인 열사의 죽음에 대해 <위법한 공권력에 의한 의문사>임을 인정했으나, 2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연로한 이덕인 열사의 부모는 아들의 원통한 죽음의 진실규명을 위해 26년간 거리를 헤매야 했다.

지난 3월 10일 노동·시민·사회·인권·장애·빈곤 단체 등으로 구성된 ‘이덕인 열사 의문사 진실규명 및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약칭 이덕인 공대위)와 이덕인 열사 유가족은 진실화해위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약칭 진실화해위)에 이 사건의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신청을 진행했다. 그러나 진실화해위는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묵묵부답인 상태이다.

이에, 이덕인 열사 추모 26주기를 맞아 이덕인 공대위는 이덕인 사건에 관한 진실화해위의 즉각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한편, 당시 강제철거의 책임관청인 인천시 등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재발방지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기자회견 및 추모제를 진행한 것이다.

이어, 이날 오후 4시 진실화해위 앞에서 ‘장애인 노점상 이덕인 열사 26주기 추모제’를 가졌다.

▲ 25일 인천시청 앞 ‘장애인 노점상 이덕인 열사 26주기 추모 및 의문사 진실규명 촉구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 오후 4시 진실화해위 앞에서 ‘장애인 노점상 이덕인 열사 26주기 추모제’를 가졌다.  @사진 제공 ; 이덕인 공대위
박김영희 장애해방열사_단 대표가 추모제 여는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이덕인 공대위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과 추모제를 통해 “▲진실화해과거사위원회는 이덕인 열사의 죽음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할 것, ▲이덕인을 죽음으로 내몬 책임자는, 열사의 가족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할 것, ▲인천시는, 1995년 인천에서 벌어진 이덕인 의문사 사건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와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나설 것, ▲정부는, 장애빈민 생존을 위해 희생한 이덕인의 명예회복과 국가배상을 실시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덕인 열사 의문사 진실규명 및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단체와 이날 밝힌 기자회견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 이덕인 열사 의문사 진실규명 및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소속 단체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극단공간, 노동도시연대, 노들장애인야학,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민주노총 인천본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박종필추모사업회, 부산반빈곤센터, 빈곤사회연대, 사)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회운동가고배정학동지추모사업회, 역사문제연구소, 옥바라지선교센터,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우동민열사추모사업회, 이현준열사추모사업회,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인천지역연대,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장애인배움터너른마당, 장애해방열사_단, 전국노점상총연합,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철거민연합,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홈리스행동

 

 

 

 

 

<기자회견문>

 

장애인 빈민 탄압 속에 사라져간, 열사는 말한다.

1995년 7월 이덕인은 ‘장애인자립추진위원회’ 회원으로 아암도에서 노점을 시작했다. 장애인 차별과 빈곤의 억압 속에서 장애빈민 생존권을 위해 나선 그에게 곧바로 닥친 것은 단속 위협과 강제 철거였다.

인천시와 연수구는 비리와 폭력으로 악명 높은 용역업체 ‘무창’을 철거업체로 선정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여해 노점철거에 나섰다. 1995년 11월 24일 노점철거를 위해 수천의 군, 경, 소방, 용역업체의 합동 철거작전이 시작되었다.

아암도 노점상들은 고립된 망루에 올라 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농성을 전개했다. 그리고 이튿날 물이 빠진 바닷길로 탈출을 시도한 이덕인이 사라졌다. 장애빈민에 대한 폭력철거과정에서 그는 사라졌고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

이덕인 죽음의 책임을 낱낱이 조사해야 한다!

사흘 뒤, 이덕인은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상의가 벗겨진 채, 양손은 포승줄에 결박된 상태로 눈을 부릅뜬 그의 시신은 폭력의 증거 자체였다. 경찰은 영안실에 난입해 그의 시신을 탈취해 강제부검하고 죽음의 진상을 서둘러 덮으려 했다.

당시 철거작전을 지시하고 수행한 인천시와 연수구, 경찰, 군, 용역 그 누구 하나 책임을 묻지 않았다. 죽음의 진실을 알기 위해 그의 부모는 5개월 동안 장례를 치르지 못했고, 장례 이후에도, 25년간 거리를 헤매야 했다.

그 한 맺힌 세월은 누가 어떻게 책임질 수 있는가. 이덕인의 죽음의 책임은 과연 그 누가 지고 있는 것인가.

26년 세월, 이덕인과 그 가족의 한을 풀자!

이덕인의 죽음은 문민정부, 민선 1기 인천광역시장이 집권한 당시 벌어진 일이다.

당시 인천은 세계로 뻗어 나갈 희망으로 선전된 개발이 곳곳에서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단속과 철거의 대상일 뿐이었다.

정권이 다섯 번이나 바뀌었지만, 그의 죽음의 진실은 아직 제대로 밝혀진 바 없다. 2002년 김대중정부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이덕인이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공권력의 위법한 행사로 사망하였다고 인정”하였으나, 이후 정권이 바뀌면서 민주화운동 관련 명예회복, 배‧보상심의신청은 모두 기각되었다.

2009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과거사위)는 “위법한 공권력으로 인한 사망인지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조사개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2010년 위원회 해산 이후 안타까운 시간만 흘렀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이덕인 죽음의 진실규명에 나서라!

오랜 세월이 지나 지난해 12월 2기 진실화해위원회의 활동이 재개되었다. 올해 3월 10일 이덕인의 가족과 이덕인공대위는 이덕인을 죽음으로 내몬 진상을 밝혀달라는 조사신청서를 진실화해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진실화해위원회는 이덕인 의문사 사건에 대한 조사개시를 차일피일 미루며 가족들의 피를 말리고 있다. 신청사건에 대해 신청인에게 조사개시여부를 90일 이내에 통보하도록 되어있음에도, 위원회는 조사신청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조사개시여부에 대한 공식적인 통보조차 하지 않고 있다.

26년 동안 가족의 죽음을 붙들고 살아온 이덕인의 노부모와 가족들은 실낱같은 희망으로, 한맺힌 세월을 다시 헤집는 고통을 무릅쓰고 진실화해위원회에 사건의 진실규명 신청서를 냈지만, 위원회 활동개시 1년이 다 되어가도록 본 사건의 조사개시 결정조차 추진되지 않는 현실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이덕인 의문사 진실규명은 우리 모두의 과제다.

일이 이렇게 된 발단은 당시 사건 발생의 원인인 용역깡패를 동원한 노점강제철거과 경찰의 폭력에 대한 조사가 철저히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데 있다.

이덕인의 사망 바로 다음날 경찰과 검찰은 길병원 영안실을 폭력침탈해 이덕인의 시신을 탈취, 강제부검한 뒤 서둘러 사건에 대한 수사를 종결했다.

당시 세계화 기조를 앞세워 개발사업에만 몰두했던 최기선 인천시장과 인천시, 나아가 전국의 각 지자체에 노점철거 지침을 지시한 당시 김영삼 정부의 행정관행은 단 한 번도 조사의 대상이 없다.

김대중 정부 들어 의문사 피해자 가족들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의문사 사건들에 대해 책임자를 처벌하기는커녕 책임자를 특정할 수 있는 조사 권한조차 없었고, 이덕인 사건과 같은 국가폭력으로 인한 의문사 인정사건들조차 그 진실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책임자를 가려내고 처벌하기란 요원한 것이 현실이었다.

우리가 오늘 인천시청 앞에서 이덕인의 넋을 기리며 진실규명을 외치는 것은, 1995년 이덕인을 죽음으로 내몬 인천시의 막무가내식 개발관행의 역사가 종식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가난한 장애인 청년이 인천시민으로서 삶을 꾸려가는 자리에 무조건적 강제철거로 응답한 폭력적인 행정관행이 더이상은 있어서 안 되기 때문이다.

이덕인 의문사 사건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은, 앞으로의 시대의 진실을 만들어가는 여정이다. 가난한 사람을 폭력으로 다스리는 권력의 오만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진실화해위원회와 정부뿐만 아니라 인천시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덕인 죽음의 진실을 밝히는 데 인천시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하나, 진실화해과거사위원회는 이덕인 열사의 죽음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라!

하나, 이덕인을 죽음으로 내몬 책임자는 열사의 가족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하나, 인천시는 1995년 인천에서 벌어진 이덕인 의문사 사건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와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나서라!

하나, 정부는 장애빈민 생존을 위해 희생한 이덕인의 명예회복과 국가배상 실시하라!

2021년 11월 25일

 

장애빈민운동가 이덕인 열사 26주기

이덕인 열사 의문사 진실규명 및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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