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환경운동연합, “인천 갯벌 세계유산 등재 추진해야”

인천환경운동연합이 지난 9일 논평을 발표해 “서해안 갯녹음 방지 위해 무분별한 갯벌 매립 중단하고, 인천 갯벌 세계유산 등재 추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인천환경운동연합은 “기후위기에 의해 전 세계의 숲이나 초원이 급격히 사막으로 변하면서 사막화 현상에 대한 경고와 위기의식이 대두되고 있다”며 “사막화는 토지의 생산력을 급감시켜 지역주민이 더 이상 기존의 삶의 방식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들고, 지역 공동체를 파괴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기후위기에 의해 고통 받는 것은, 육지와 농민만이 아니고, 바다에서도 육지의 사막화와 비슷한 ‘갯녹음’이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 영종2지구 매립 예정지에 위치한 영종갯벌의 모습 @사진제공 : 인천환경운동연합

육지에 숲과 나무가 있다면 바다에는 해조장과 해조류가 있는데 김, 감태, 미역,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로 이루어진 바다 식물군락인 해조장은 바다생물들의 서식지이자 산란처, 은신처로 이용되며, 해양생태계의 기초를 이루는 유기물을 일반적인 외해의 10배 이상, 대륙붕이나 용승해역의 4배 이상 생산하는 중요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영양염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수질을 정화하며, 산소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파도의 힘과 유속, 그리고 수온 변화의 폭을 감소시켜 해양환경을 안정화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갯녹음이란?

인천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이처럼 해양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조장이 사라지고, 시멘트와 같은 무절석회조류가 암반을 뒤덮어 해양생태계를 황폐화하는 현상을 ‘갯녹음’ 혹은 ‘백화현상’이라고 한다.

갯녹음이 발생하면 해조류와 해조류를 먹이로 삼는 해양생물들은 사라지고, 탄산칼슘이 주성분이라 해양생물이 먹이가 되지 않는 무절석회조류만 바다에 남는다.

결국, 갯녹음이 나타난 지역은 해양생태계의 파괴로 어획량이 급감하여 지역어민의 생계마저 위협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이와 관련해 “정부는 해양생태계의 중요성과 갯녹음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2013년부터 매년 5월 10일을 ‘바다식목일’로 기념하며 바다에 해조류를 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양수산부와 지자체는, 해양생태계의 회복을 위해 인공물에 해조류를 이식하는 바다숲 조성 사업과 연안 암반의 무적절석회조류를 긁어내 해조류가 부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천연해조장 보전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인천시도 2011년부터 꾸준히 백령도, 대청도, 굴업도, 덕적도, 자월도, 승봉도 등지에 바다숲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갯녹음 발생 후 바다숲을 조성하는 것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하지만 “이미 갯녹음이 발생한 이후에 바다숲을 조성하는 것은 ‘사후약방문’이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갯녹음의 근본적인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방지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한 것!

▲ 도심에 위치한 소래갯벌의 모습 @사진제공 : 인천환경운동연합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갯녹음의 근본적인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방지대책을 수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갯녹음의 발생 원인은?

갯녹음의 발생 원인은, 해조류를 먹이로 하는 성게와 같은 섭식 동물의 증가, 기후위기에 따른 수온 상승, 매립 등으로 육상생태계와의 차단으로 인한 영양염 결핍, 인위적인 수질오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해역별로 그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인천환경운동연합은 “그동안 수심이 얕은 서해안은 완충지대의 역할을 하는 갯벌이 많아, 동해안이나 남해안에 비해 갯녹음이 비교적 심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인천의 섬 지역을 중심으로 갯녹음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히고, “이는 육지로부터 유입되는 부유물질을 걸러내던 갯벌을 매립하여 완충지대가 감소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항 이후 인천의 갯벌은 산업단지, 주거단지 조성, 공항 건설, 매립지 조성 등 다양한 목적으로 매립됐다. 현재 인천시 전체 면적의 약 14%가 갯벌 매립을 통해 조성된 토지이며, 지금도 신항건설, 준설토 투기, 경제자유구역 조성 등의 이유로 갯벌을 매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무분별한 갯벌 매립에 따라 바다로 직접 유입되는 부유물질이 증가하고 있고, 육지로부터 유입되는 시멘트 등의 석회 성분은 갯녹음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미 갯벌 매립으로 한차례 생존을 위협받았던 지역 어민들의 삶이 갯녹음으로 인한 해양생태계의 황폐화로 또다시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바다숲 조성 사업은,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