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지역지부 환경지회 오정희 부지회장 발언 내용>

- 인력부족으로 인한 업무강도 강화 실태

저는 인천공항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의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최근 승객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저는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중 절반인 서쪽 구역의 다용도 쓰레기통 정리와 주변 청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청소라는 일이 단순한 일처럼 여겨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 인천공항에서는 맡은 일을 하려면 계속해서 빠른 걸음으로 작업장소를 옮겨 다녀야하고, 또 수시로 더러워진 공간을 청소하기 위해 계속해서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야합니다.

게다가 코로나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2명 이상 담당하던 일을 현재는 저 혼자서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주 6일을 하루 18000보까지 걸어가며 일해야 하다 보니, 매일 일을 마치면 파스를 붙이고 잘 정도로 힘이 듭니다. 일주일 중에 하루밖에 쉬는 시간이 없는데 몸이 아파 그마저도 한의원을 가야합니다. 삶의 질이라는 걸 느낄 새가 없고, 매일 잠들기 전 내일 일은 또 어떻게 해내야 할지 걱정하며 잠이 듭니다.

이런 고통을 저뿐만이 아니라 인천공항 환경미화원 대다수가 호소하고 있습니다. 어디 한 군데 안 아픈 사람이 없다보니 누군가 갑자기 일을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또는 돌발 상황에도 사람이 부족해 대처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현장은 계속 비상상황입니다.

이렇게 너무도 부족한 인력과 일주일 중에 단 하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상황에서 인천공항의 청결은 당연히 유지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들에게 갈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보다 비어있는 인력이 빠르게 채용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충분히 휴식하고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주 5일 근무로 변경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인천공항공사가 현장 노동자들의 인력충원을 어떻게 늘릴지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최소한으로 줄일 지만 고민하고 있는 거라면 단 하루라도 직접 와서 일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충분히 온몸을 내던져 일하고 있습니다. 만일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이상 우리 살을 깎아가며 일하지 않고, 우리의 건강과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인천공항공사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빠른 문제해결을 위해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인천공항지역지부 특경대지회 이동혁 부지회장 발언 내용>

- 낮은 처우로 인한 현장 이탈 문제

저는 2017년 2월 인천공항 특수경비원으로 입사했습니다. 제가 입사 한 후 3개월이 지나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이 선언되었고, 2020년 7월 인천공항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되기까지 수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특히 우리가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식의 얘기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자회사로 새로 입사한 많은 인원들이 얼마 못 가 퇴사를 하고, 일자리가 있어도 채워지지 않고 있는 게 지금 인천공항의 현실입니다.

제가 속한 인천공항 보안경비·검색 분야 자회사는 작년 한 해 동안 267명이 퇴사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94명이 추가로 퇴사했습니다. 그리고 인천공항 자회사 중에서도 부족 인원이 500명을 넘을 정도로 인력 공백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렇게 많은 퇴사자가 발생한 이유는 인천공항 자회사가 ‘기대한 것과 다르다.’는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여전히 최저임금을 겨우 따라잡는 월급에, 주간 이틀, 야간 이틀 연속으로 장시간 진행되는 교대근무를 해야 합니다. 또 제가 일하는 곳은 인천공항 터미널 외곽 지역으로 더운 날씨, 추운 날씨에 따른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도 합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에도 업무는 줄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공항에서 일하는 상주직원과 공항을 드나드는 차량에 대한 보안검색 업무를 합니다. 그러다보니 인천공항에서 4단계 공사를 하고 있어 업무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비상 출입구로 마련해놓은 공간을 상시로 오픈하고 기존 출입구의 인원을 빼서 투입하는 식으로 인원이 부족한 대로 운영이 지속되어 왔습니다.

사람들은 계속 퇴사하고, 업무는 증가하다보니 남아있는 사람들도 언제까지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부족한 인원 속에 혹시나 보안사고가 일어나지는 않을지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고충을 겪더라도 쉽게 개선되지 않는 상황마저 정규직 전환 이전과 같습니다. 부족한 인원에 대한 인력충원이 시급합니다.

또 현장 인력이 계속해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더 나은 조건, 환경에 대한 노동조합의 요구를 인천공항공사가 수용해야 합니다. 현장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넘어 인천공항의 보안, 운영을 위한 우리의 요구를 공사가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 것을 요구합니다. 투쟁!

<인천공항지역지부 카트분회 오태근 분회장 발언 내용>

- 현장 인력 정상화 및 고용안정 촉구 (인천공항 카트)

인천국제공항이 세계국제공항 서비스 부분 1위를 12회나 수상하기까지 인천공항 현장 노동자들의 수많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제가 속한 인천공항 카트노동자들 역시 하루 수백 대의 카트를 옮기고 정리하며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고 공항 이용객이 현저히 줄자 카트 노동자들은 2020년 5월부터 현재까지 2년이 넘도록 순환 휴직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현재 공항 이용객이 매일 기록을 갱신하듯 늘어가고 있습니다. 인천공항공사도 7월에는 하루 7만 명 이상의 이용객 증가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승객 증가에 따른 현장 인력 정상화에 대해서는 공사도 용역업체도 넋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천공항 카트 노동자 176명 중 87명의 휴직이 6월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승객이 감소했던 시기에 비해 현재 노동자 1명이 담당해야 할 카트가 200대 가량 증가했습니다.

이전에 하루 근무하는 동안 걸음수가 1만보 미만이었다면 5월 들어 18,000보에서 25,000보 이상 증가하는 등 업무강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원이 부족하여 현장 노동자들이 안전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카트 노동자들의 인력부족은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 이용객이 많았던 시기 카트 이동 과정에 기물 파손 등의 사고와 이용객과의 접촉사고가 발생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도 휴직에서 복귀한 노동자가 일하는 과정에 이용객과 접촉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인천공항 카트의 임대사업과 운영사업이 합쳐진 현 상황에서 카트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용역업체는 광고사업이 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휴직 규모를 늘리고 뿐만 아니라 인력감축까지 시도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용역업체의 이러한 행태를 인천공항공사는 수수방관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 여름 성수기까지도 이러한 순환휴직과 인력감축이 지속된다면, 이용객의 정상적인 카트 이용뿐만 아니라 노동자와 승객의 안전문제 모두를 담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카트 노동자들은 이미 오랜 기간 카트의 임대사업과 운영사업을 분리하고 카트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 노동조건을 인천공항공사에서 책임질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우리 카트 노동자들은 예견된 사고를 방지하고, 승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천공항공사에서 마땅히 책임져야 할 바에 대해 지속적으로 요구해나갈 것입니다.

<인천공항지역지부 출국대기실분회 김성영 사무장 발언 내용>

- 현장 인력 정상화 및 고용안정 촉구 (인천공항 출국대기실)

코로나19 이전 인천공항 출국대기실에 속한 42명의 노동자들은 한 해에만 55만 여명 이상 발생하던 입국거절승객을 관리하고 본국으로 송환하는 업무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원청인 항공사운영위원회는 비용감축을 위해 매월 19명의 인력만 투입하고 나머지 인원은 무급휴직을 하는 식의 순환근무를 진행했습니다.

2022년 3월 이후 모든 국제선 항공기가 운항하고 해외입국자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비용부담을 이유로 입국거절승객을 출국대기실에 입실시키지 않고, 면세구역 내에 100명이 넘는 승객을 대기시키고 있습니다. 이 인원을 제외하더라도 현재 매일 50여명 정도의 승객이 출국대기실에 입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업무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항공사운영위원회는 무급휴직 중인 인원을 투입시키기 않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노동자 1명이 최소 8명 최대 20명이 넘는 승객의 관리 및 인솔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승객들 간의 갈등이나 응급환자 발생, 본국 송환 과정에서의 이탈 등 노동자 1명이서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을 모두 맡겨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노동자들의 긴장감과 피로도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또한 인천공항 출국대기실 노동자들은 심각한 고용위기도 겪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출입국관리를 하고 있음에도 고용이 민간에게 맡겨져 불합리한 상황에도 대처할 수 없었습니다. 이를 개선하고자 출입국관리법이 개정되었고, 우리 노동자들을 8월부터 법무부 소속 공무직으로 일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국가 행정부처 역시 현장의 실정은 전혀 파악하지 않고, 예산을 이유로 ‘42명 중 15명만 고용하겠다’ 그리고 그 마저도 ‘경쟁채용을 실시하겠다’ 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년이 넘도록 열악한 노동조건, 승객들의 폭력, 응급상황에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일해 왔습니다. 과거의 노력과 고통을 모두 보상받진 못하더라도, 미래는 더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해고가 될지도 모른다는 현실입니다.

법무부에 요구합니다.

급격히 승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출국대기실 노동자들이 어떻게든 버티고 있지만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력 부족을 계속 유지시키고, 아예 새로운 인력을 투입하겠다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힘들게 지켜온 대한민국 출입국관리를 무너뜨리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기존에 일해 온 노동자 전원을 현장에 투입하는 것만큼 명확한 해결책은 없다는 것을 깨닫길 바랍니다. 투쟁!

<기자회견문>

인천공항 승객 500% 증가에도 현장 인력 881명 부족!

인천공항 현장 인력 정상화하라!

지난달 5월, 인천공항 여객수가 94만 명을 기록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당초 예상한 5월 여객수인 54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였다. 6월부터 코로나19 시기 적용되었던 항공규제가 전면 해제되면서 코로나 이전 수준의 항공수요 회복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공사는 공항 운영 정상화를 이야기하면서도, 실제 공항을 운영해나갈 현장 인력 충원에 대한 계획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 현장 노동자들은 9천 명 중 881명이나 부족한 상황 속에 급격히 증가한 업무량을 가까스로 버텨내고 있다.

하지만 7~8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어떠한 인력부족 해결안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 오로지 현장 노동자들만이 인천공항의 운영과 보안에 구멍이 뚫리고 승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로는 남아있는 현장 인력도 다 떠날 수 있다. 인력 부족, 높은 노동 강도에 낮은 처우까지 2022년 1월부터 4월까지만 벌써 188명이 퇴사했다. 인천공항 현장의 임금수준을 보고 입사지원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남아 있는 인력, 새로 들어올 인력 모두 놓치기 전에 공사는 즉각 인력충원과 처우개선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코로나19 적자를 이유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휴직을 감내해야 했던 인천공항 카트, 출국대기실 노동자들의 인력 정상화와 고용보장이 실시되어야 한다. 여객 수 하락을 이유로 인력 부족도 낮은 처우도 모두 현장 노동자들이 부담해왔다. 그런데 여객 수 증가에 노동 강도 강화에 고용불안까지 떠넘기는 것은 너무나 부당한 처사이다.

우리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인천공항의 현장 인력충원과 이를 위한 처우개선·고용보장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 이대로는 못 버틴다! 인천공항 현장인력 충원하라!

- 현장 인력 다 떠난다! 임금인상·교대제 개편 실시하라!

- 고용불안 이제 그만! 인력 정상화 촉구한다!

2022년 6월 7일

인천공항 현장인력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