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리병원 설립 법안 발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5일 서울과 강원에서 동시 개최됐다.

▲ 강원도 영리병원 설립 법안 발의 규탄 서울-강원 동시 기자회견이 5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무상의료운동본부 주최로 열렸다. @보건의료노조

▲ 강원도 영리병원 설립 법안 발의 규탄 서울-강원 동시 기자회견이 5일 오전 11시 30분 민주노총 강원본부 주최로 박정하 의원 원주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열렸다. @보건의료노조

서울 기자회견은 5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무상의료운동본부 주최로 열렸고, 강원 기자회견은 같은 날 민주노총 강원본부 주최로 오전 11시 30분에 박정하 의원 원주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국토교통위원회)이 9월 13일 대표발의한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강원도에 영리병원을 설립하려는 법안이라고 규정하고,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외국 의료기관 개설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도지사의 허가를 받아 강원도에 병원 치과병원, 요양병원, 종합병원 등의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외국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기관과 「의료급여법」에 따른 의료급여기관으로 보지 아니한다”고도 명시했다.

▲ 강원 원주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 강원 원주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최종진 보건의료노조 강원지역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제주 녹지국제병원 때와 마찬가지로 영리병원의 물꼬를 터주는 법안인 것이다.

이번 법안을 발의한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원희룡 장관의 첫 제주지사 임기에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 주최측은 “현재 박정하 의원의 상임위가 원희룡 장관과 밀접한 국토교통위원회인 것도 박 의원이 강원도에 영리병원을 도입하려는 시도와 상당한 관련이 있으리라 유추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 한성규 무상의료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기자회견에 참가한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녹지국제병원 설립은 제주특별자치도법에 따라 2018년 추진됐다. 당시 도민들이 직접 참여한 공론화위원회의 ‘불허’ 결론을 뒤집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조건부 허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도민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 원희룡 전 도지사의 잘못된 판단이 결국 숱한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 국민의힘은 영리병원 개설 허가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진 적이 없다"면서 국내 영리병원 1호가 될 뻔했던 녹지국제병원을 둘러싼 상황을 설명했다.

▲ 김흥수 공공운수노조 사회공공성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 조희흔 참여연대 간사가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또한 "윤석열 정권이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와 공공부문 민영화를 예고하는 틈을 타 국민의힘은 영리병원의 불씨를 제주도에서 강원도로 옮겨 붙였다"면서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며 그 어느 때보다 온 사회가 공공의료 확충·강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시기, 영리병원 추진은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의 민영화 광풍이 불기 전에, 제주특별법 영리병원 특례조항과 함께 외국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하는 강원도 특별법 개정안은 폐기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총 강원본부와 무상의료운동본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보궐 선거로 초선 의원이 된 박정하 의원이 자신의 국회의원 임기 첫 정기국회에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걸 보면, 박정하 의원은 일관된 의료민영화주의자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정하 의원의 법안은, 민영화를 주된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적극 부합하려는 것이기도 하다”면서 “윤석열 정부는 ‘필수의료 국가책임’이라는 사탕발림으로 기존 민간병원들에 공공정책수가라는 이름의 돈을 쏟아 부어 민간 중심의 의료체계를 더욱 고착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 김윤정 한국노총 정책차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또한 "윤석열 정부도 코로나19에 모든 걸 쏟아부어 희생하고 헌신한 지방의료원들의 회복과 강화를 위해 공공의료 투자를 확대하기는커녕, 코로나19 대처로 지방의료원들이 약화된 틈을 타 이를 핑계로 민간위탁식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대구시, 성남시, 경북 등에서 이러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박정하 의원의 강원도 영리병원 설립 법안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이러한 일련의 의료 민영화 정책 묶음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민생 중의 민생인 의료를 민영화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박정하 의원의 강원도 영리병원 설립 법안을 즉각 철회할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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