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노동자에게 내려진 계엄령, 업무개시명령은 위헌이다

▲ 화물연대본부 오남준 부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오늘 우리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한다. 이는 정부가 화물노동자에게 내린 업무개시명령이 우리 헌법에 정한 국민의 권리를 파괴하고,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화물노동자에게 가해진 오늘의 업무개시명령이, 내일이면 모든 노동자에게, 그 다음 날이면 모든 국민에게 권리 박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는 업무개시명령이 침해하고 있는 여덟 가지 국민의 권리와, 두 가지 헌법 원칙을 제기한다. 업무개시명령은 부당한 노동을 강요받지 아니할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이며, 스스로 노동하지 않을 결정권을 보장한 행동자유권 및 계약의 자유 침해다. 본인의 양심에 따라 옳은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양심의 자유 침해이자, 모든 노동자의 권리인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에 대한 위협이다. 많은 운수산업 노동자 중 유독 화물노동자에 대해서만 업무개시명령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등권 침해다.

아울러 헌법과 국제규범이 금지한 강제노동 금지 원칙을 위반하고 있으며, ‘커다란 지장’이나 ‘상당한 이유’ 등 자의적인 요건으로 정부의 입맛에 따라 임의로 처벌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형사법의 절대 원칙인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 대통령이 지목하고, 정부가 결정하면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되는 것이 과연 올바른 민주주의 사회라 할 수 있는가.

특히 이번 업무개시명령은 정부의 치부와 잘못을 가리기 위해 사용됐다는 점에서 더욱 기만적이다. 애초 화물연대본부의 파업 돌입은, 정부가 6월 약속한 합의 사항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난 6월 화물파업 당시 안전운임제 지속과 품목확대 논의를 약속했던 정부는, 그 뒤 6개월이 지나 안전운임제도가 일몰 위기에 놓인 이 순간까지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오히려 대기업 화주의 입장에서 제도 개악에만 몰두해 왔다. 급기야 대기업의 횡포를 견제하기 위해 만든 공정거래위원회가, 오히려 대기업 화주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를 탄압하는데 동원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비극이다.

업무개시명령은 애초부터 화물연대본부 파업을 겨냥해 만들어진 ‘표적 입법’이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입법 당시부터 위헌논란에 휩싸여 비판과 질타의 대상이 됐다. 입법 이후 18년이 흐르는 동안, 역대 그 어느 정부도 감히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지 않은 이유 역시, 이 때문이었다. 오직 통치자의 이익을 위해 법과 권력을 사사로이 휘두르는 이들을 일컬어 우리 역사는 독재자라 부른다. 노동자에게 계엄령과 같은 위헌적 업무개시명령을 당장 거두라. 대기업-화주의 이익을 위해 헌법마저 내던지는 추태를 중단하라. 이성을 잃은 노조탄압을 중단하라. 그것이 민주주의이다.

2022년 12월 19일

업무개시명령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취지 - 공공운수노동조합 현정희 위원장

기자회견에 함께해주신 법률가, 기자들 반갑고 고맙다.

공공운수노조와 화물연대본부는 오늘 화물노동자에게 내려진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한다.

정당하고 합법적인 파업에 윤석열 정부는 11월 29일 12월 8일 두 차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면서, 업무개시명령은 헌법 위반이기에 신청했다.

화물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에겐 헌법 보장한 노동기본권과 국민으로서의 기본권이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화물노동자에게 노동기본권과 국민기본권을 파괴하고 업무개시명령이라는 노동 계엄령으로 모든 권리를 박탈했다.

노정합의를 이행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파업이었음에도 화주자본의 일방만을 대변한 정부는 범정부적 탄압과 국가폭력을 저질렀다.

업무개시명령은 태생부터 화물노동자들의 파업권 제한하고 탄압위해 만들어졌지만, 이 법의 비민주성과 폭력성으로 도입 후 한 번도 발동된 적 없는 사문화된 법이었다.

또한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지닌 국제노동기구 협약에도 명백히 위반하고 있기에 정부는 ILO공식 문서조차 비공개로 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 협약과 헌법을 위한하는 업무개시명령은 진행절차와 송달 과정도 모두 위법, 불법이었다.

입만 열면 법과 원칙을 외치는 윤석열 정부야 말로 헌법, 노동법을 지켜야 한다.

독재정부를 위한 가짜 법치는 법치가 아니라 국민 기만이다. 가짜 법치로 군림하는 정권 오래 못 간다.

공공운수노조는 정권 탄압에도 반드시 안전운임제 쟁취하겠다. 국민안전과 민주주의 위한 투쟁하겠다.

158명 국민이 길 위에서 죽임당해도 책임질 사람 없고, 헌법과 노동3권을 위반해도 법치라 우기는 정부의 잘못에 사법정의가 실현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파업 파괴 악법 업무개시명령 규탄 -  화물연대본부 이봉주 위원장

화물연대는 지난 6월 화물연대와 정부와 화물연대가 국민 앞에 약속했던 안전운임제 일몰폐지와 품목확대 논의를 지켜달라고 5개월간 요구하며 인내해왔지만, 국토부는 그 기간 화물연대와 대화는 고사하고 더 이상 논의할 것이 없다며 대화 자체를 차단했다.

화물연대는 12월 말이면 일몰되는 안전운임제를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총파업을 할 수밖에 없었고, 11월 24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정부는 총파업 기간 반헌법적인 업무개시명령을 두 번씩이나 내리면서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자유를 억압했다.

파업권은 단결권과 연결된 권리로서 헌법으로 보장된 국민의 권리다.

운수사업법의 업무개시명령은 20년 전 만들어진 악법으로 헌법 위반의 소지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기본권 침해가 우려되기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발동된 적이 없는 말 그대로 사문화된 법이었다.

화물 노동자들은 11월 29일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의해 총파업을 종료하고 강제노역을 시작했다.

정부는 화물노동자들에게 화주와 운송사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고, 운임도 화주 마음대로 주면 주는 대로 받고,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초장시간 노동과 졸음사고와 과로로 죽어나가도 다 직업을 잘못 선택한 너희들의 선택이니 노예처럼 조용히 살라 명령했다.

하지만 화물 노동자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헌법에 보장된 권리가 있으며 정권은 헌법뿐만이 아니라 국제 규범을 지켜야 하는 의무도 있다.

따라서 화물연대본부는 오늘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 제청을 신청한다.

이번 총파업을 통해 화물 노동자들의 죽음과 고통으로 더 이상 물류산업 발전이 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민주주의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화물노동자들도 국민이자 주권자이기에 더 이상 노예의 삶을 살기를 거부하며 현장 투쟁을 통해서 안전 의무제가 전 품목으로 확대되어 화물 노동자들의 사회적 안전망으로 작동되고 도로의 안전이 보장되는 그날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

업무개시명령의 위헌성과 부당성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 이용우 변호사

윤석열 대통령이 법률가 출신인지 최소한의 법치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 이번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통해 정말 심각한 의문이 든다.

법치의 가장 근저에는, 최소한의 형식적 법치의 근저에도 계약은 준수해야하고 합의는 이행되어야한다는 것이 자리한다.

정부가 스스로 합의한 노정합의조차 반년간 뭉개고 이행의 노력이 전혀 없었는데 과연 법치를 말할 수 있는지, 그들의 법치는 선택적 법치 아닌가 의문스럽다.

업무개시명령의 조항 자체도 근대 법체계에서 찾기 힘든 전근대적 조항이다.

우리 법체계에도 이런 선례가 드물다. 노동을 강제한다는 것은 현대사에 있을 수 없다.

법령자체가 매우 심각한데 두 번이나 발동했다. 세 번째로 업무개시명령이 그대로 살아남으면 반도체, 자동차, 여타 기간산업에서 국가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위험 있다며 업무개시명령조항 입법이 안 되리란 보장이 없다.

특히 지금같이 반헌법적 행태를 자행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불가능하다고 장담 못한다.

그리되면 한국사회의 모든 노동자가 강제노동에 내몰릴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업무개시명령은 단순히 화물노동뿐 아니라 전사회 시민, 노동자의 문제다.

마지막으로 화물노동자는 파업권을 행사했다. 그런데 업무개시명령은 파업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 일하지 않겠다는데 일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헌법은 기본권을 법률로 제한할 수는 있지만, 그 본질적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업무개시명령은 파업권의 본질을 침해하기에 명백한 위헌이다. 업무개시명령으로 윤석열정부는 지금 보수결집하고 지지율을 제고해 웃겠지만, 결국 부메랑이 되어 발목을 잡을 것이다.

국민에게 강제로 노동하라는 정부, 이를 발동한 윤석열 정부는 5년간 발목 잡힐 것이다. 노동시민사회가 그렇게 만들겠다.

노동자 인권침해 업무개시명령 규탄 및 대화촉구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인권센터 소장 황인근 목사

지난 6월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안전운임제 확대와 일몰제 폐지를 위한 투쟁을 지지하며 윤석열 정부에 두가지 당부했다.

하나는 정부가 이익이 아니라 안전을 위해 일하라 당부했다. 안전이 상실된 나라는 위험에 처한다. 지금 한국사회는 이윤을 위해 모든걸 포기하는데 조금이라 안전을 지키는 귀한 일을 하라는 당부였다. 안전운임제 확대가 그 일환이다.

노동자, 국민이 안전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 몇몇 자본가 등 소수 이익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일하라고 부탁했다.

또한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부탁했다. 소수 자본, 권력자들을 위해 일하지 말고 국민을 위해, 그리고 국민대다수가 노동자인 이 나라에서 노동자를 위해 일해달라 했는데 6개월 지난 지금 모두 물거품된 것 같다.

업무개시명령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보며 안타까웠다.

성경의 출애굽기에는 이집트 파라오가 히브리인들을 강제노역시켜 자신의 이익과 안위에 사용했다는 구절이 있다.

사람을 이익, 생산의 수단으로 삼을 때 심판 받았다는 게 성경의 이야기다. 오늘날의 업무개시명령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

사람을 생산의 수단, 이익의 수단으로만 삼는 것은 악한 것이며, 악하면 반드시 망한다는 게 성경의 말씀이다. 윤석열정부가 악한권력이 되지 않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국민들께 간곡히 부탁한다.

소수의 이익을 위해 벌어지는 일 말고 대다수 국민을 위해 일하는 화물노동자의 외침을 외면하면 안된다.

노동자들이 안전해야 국민이 안전해야 나라가 선다. 우리가 이익보다 더 귀한 것들을 우리 삶의 가치로 삼고 모든 이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일 때 사회가 성숙해 나간다.

노동자 안전을 지키는 기본이 되는 나라가 되기 위해 함께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란다.

업무개시명령 근거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김덕현 변호사

업무개시명령은 명확성의 원칙, 화물노동자들의 직업의 자유, 노동3권, 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며, 헌법상 강제노역 금지에 해당하는 위헌이다.

첫째로 법치주의와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 운송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어느 경우에 인정되는지, 화물운송시장에 커다란 지장은 어느 정도의 부담을 말하는지 국가결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는 어느 경우를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

이런 불명확한 규정을 근거로 국민을 자의적으로 형사처벌하거나 행정제재를 내리거나 업무개시를 강제할 수는 없다.

둘째 화물노동자들의 직업의 자유, 일반적 행동의 자유권, 계약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

업무개시명령은 일을 하지 않을 소극적 자유를 행사하는 국민에게 일을 강제한다는 점에서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

또 기본권을 덜 침해하는 다른 방식의 조치를 통해 화물운송이라는 목적을 이룰 수 있음에도 화물노동자의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례원칙에 위배된다.

셋째 화물노동자들의 노동 3권인 단결권, 단체 교섭권, 단체 행동권을 침해한다.

화물노동자들은 헌법상 노동3권을 보장받는 근로자로, 대한민국이 비준한 ILO 협약 87호, 98호와 관련하여 국민의 생명, 건강,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상황을 초래할 경우가 아닌 한 업무 복귀 명령은 결사의 자유 원칙에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노조법상으로도 화물운송업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업인 공익사업에 해당치 않고 공익성이 강해 단체행동권이 일부 제약될 수 있는 필수공익사업이나 필수유지업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화물노동자들은 더욱 강한 정도로 노동3권을 침해받고 있다.

넷째로 평등권이 침해된다.

다른 운수산업과 비교해 철도산업발전기본법, 항공사업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는 업무개시명령이 없다.

유독 화물운송업에만 이러한 중대한 차별 두는 것은 화물노동자들의 평등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

다섯째로 업무개시명령은 헌법 12조가 금지하는 강제노역이다.

우리나라가 비준한 ILO 협약 제29조는 강제노동을 처벌의 위협에서 강요되거나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닌 모든 노동이나 서비스로 정의한다.

업무개시명령이 바로 강제노역제도로 기본권침해로 정당성과 실체적 적법성이 결여돼 헌법위반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인 원고는, 서울행정법원에 화물자동차법상의 업무개시명령제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한다.

법원이 더 이상 위헌적 업무개시명령으로 화물노동자들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신속히 위헌여부에 대한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하고, 헌법재판소는 이에 위헌결정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