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대한법률경제신문사 대표이사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9월 26일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정치인의 단식은 국민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알리고 국회에서 자신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자주 활용됐던 투쟁수단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58)는 2년 전 국회의원일 때는 단식 투쟁을 하는 야당 의원들을 공개 비판했던 사실이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 대표는 19대 국회의원이던 시절인 2014년 10월31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자로 나섰다. 이 때 그는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에게 “개헌이 모든 어젠다의 블랙홀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로 질문한 뒤 국회의원에 대한 비판을 시작했다.

당시 이 대표는 “국민 신뢰도가 1.9%인 우리 정치권이 개헌 주체의 한 축이 되기 위해서는 국회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며 “우리 사회에서 무노동·무임금이 적용되지 않는 유일한 집단이 국회의원일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G20 국가 중에서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법을 안 지키는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일 것”이라며 “선거제도가 정착된 그러한 나라들 중에서 단식투쟁을 하는 국회의원들이 있는 나라도 바로 아마 대한민국이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여기에서부터 바로 우리 국회의원의 특권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당시는 그해 4월 16일 일어난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 등이 요구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의원들이 단식 농성 중이었다.

이 대표는 당시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한 의원들의 단식 투쟁을 특권적 행위로 본 셈이다.

이랬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지금 단식이라는 특권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당 대표가 직접 단식을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1) 김영삼 대통령

야인 시절이던 1983년 민주화 5개항을 요구하며 23일간 단식을 했다.

(2) 김대중 대통령

1990년 평민당 총재시절 정치 사찰 중단과 내각제 포기 선언, 지방자치제 전면 시행 등 정국 정상화를 위한 4개항을 요구하며 13일간 단식투쟁을 해서 결국 지방자치제를 얻어냈다.

(3)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데 반발해 10일간 단식을 했다.

(4)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

2009년 전년도 총선에서 비례대표 공천 명목의 특별당비를 받은 혐의로 징역 1년 6월의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자, 검찰 수사와 대법원 판결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6월 3일부터 25일까지 옥중단식을 했다. 단식 도중 5일간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5) 정세균 대표(현 국회의장)

2009년 7월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 앞 중앙홀에서 5일간 단식 농성을 했다.

(6)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

2012년 9월 당내 신·구당권파간 갈등에 책임을 지고, 국회 내 당대표실 안에서 5일간 물과 소금도 섭취하지 않는 '단수단염' 단식을 했다.

(7)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2013년 9월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던 이석기 의원에 대한 국회의 체포동의안 처리 움직임에 반대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2일간 단식했다. 이 대표는 2014년 8~9월에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12일간 단식을 했다.

(8) 심상정 정의당(민주사회당 당명 개정 예정) 상임대표

2016년 7월 20일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사퇴를 촉구하며 국회의원회관에서 1일 단식을 했다.

(9) 노동당 구교현 대표

2016년 6월 29일부터 10일간 국회 앞에서 20대 국회 1호 법안을 '최저임금 1만원법'으로 해달라는 요구를 하며 단식 농성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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