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방북의 의미

윤석열 외교의 총체적 실패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 이건수l승인2024.06.19l수정2024.06.19 15:42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사진출처 : 크렘린궁 홈페이지
▲ 조·러 정상회담 사전행사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공식환영식이 개최되고 있다. @ 사진출처 : 크렘린궁 홈페이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조선)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초청으로 18~19일 조선(북한)을 방문한다.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조·러 정상회담을 한 이후 9개월 만의 답방이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 보좌관은 조·러가 “전략적 동반자 조약”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과 옛 소련은 1961년 7월 김일성 주석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담긴 ‘조소우호조약’에 서명한 바 있다. 이후 90년 한국이 옛 소련과 수교하며 96년 이 조약은 폐기됐다.

조·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인 지난 2000년 2월 ‘친선과 선린 협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이번에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이 맺어지면 냉전 시절의 동맹관계 만큼은 아니지만, 양국 관계가 크게 격상되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조·러 관계 격상이 군사협력 강화를 의미하는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일각에선 유사 시 자동 군사개입을 포함한 새 조약이 체결될 수 있다고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한국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조·러가 ‘유사시 자동군사개입’에 가까운 수준의 군사안보 협력에 합의하거나 조약까지 체결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러시아에 ‘일정한 선을 넘지 마라’고 소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이러한 과도한 대응은 자신의 외교적 실책으로 비롯된 조·러 밀착에 대해 책임론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이를 호도하기 위한 과잉 대응의 성격이 짙다.

▲ 평양 시내에 걸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 @사진출처 : 크렘린궁 홈페이지

푸틴 대통령은 방북을 앞두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8일자 기고문에서 북한과 △서방 통제 없는 무역 및 호상(상호)결제 체제 △평등하고 불가분한 안보 구조 △고등교육기관 간 과학활동 활성화 △관광·문화·교육·청년·체육 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기고 내용엔 북한과의 군사안보 분야 협력에 대한 언급이 없다. 군사적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은 ‘평등하고 불가분한 안보 구조’라는 항목인데, 군사 항목 없이 ‘안보’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에서 북러 관계가 격상되더라도 군사 분야 협력은, 매우 제한적일 것임을 시사하고 암시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이달 초 세계 주요 통신사들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은 한국에 대단히 고맙다”고 언급했다. 한국은 지난 해 초 미국에 포탄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우회해서 지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공급하지 않았다며 감사하다고 밝힌 것은, 러시아가 한국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주고 있다.

리시아는 한국을 비우호국 중 가장 우호적인 나라로서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윤석열 정부의 무모하고 어리석은 외교실수에도 불구하고 참을성 있게 한국을 대하고 있다.

작년에는 대러시아 관계가 그야말로 아슬아슬한 지경에 있었다. 그 핵심 원인이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안내로 숙소인 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출처 : 크렘린궁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4월 중순에 미국 방문을 앞두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안 그래도 2023년 초 미국 국방부의 기밀이 담긴 문건이 SNS에 유포되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전달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시끄럽던 상황이었다.

SNS에 유포된 한국 관련 기밀 문건의 내용은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일 포탄을 미국을 우회하여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내용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가능성과 관련해 “국제법과 국내법에 따라 불법적으로 침략당한 국가를 방어하고 복구하기 위한 지원의 범위에는 한계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나 학살, 심각한 전시 국제법 위반 등 국제사회가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이란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교전국에 대한 군사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정책을 뒤집은 것이다.

교전국에 대한 군사 지원은, 곧 상대국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실제로 러시아 외무부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무기 제공도 반 러시아 적대행위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는 한국이 지난 해에 미국을 우회해서 우크라이나에 포탄 10만발을 수출한 이후, 지속적으로 경고신호를 보낸 바 있다.

지난 해 4월, 러시아는 극동의 태평양함대가 불시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각종 전략핵자산을 비롯해 병력 2만5천명과 군함 및 지원 선박 167척, 잠수함 12척, 항공기 및 헬기 89대 등이 동원된 대규모 훈련을 동해상에서 실시한 바 있다.

러시아는 이 훈련 이전에도 무력시위를 통해 군사적 경고를 해 왔다. 2022년 11월 3일에는 극동 캄차카 반도의 핵추진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2023년 3월에는 하바로프스크에서 잠수함 발사 장거리 순항 미사일 칼리브르를 1000㎞ 떨어진 표적에 명중시켰다고 발표했다.

2022년 10월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할 경우 “양국관계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러시아의 경고는 매번 무시되었으며, 이후 윤석열 정부는 미국의 불법도청 문서에서 폭로된 바와 같이 50만발의 포탄을 또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했다.

러시아를 적대했을 경우 어떠한 사태가 벌어질지에 대해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과 외교당국자의 발언, 무력시위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거듭해서 경고하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경고를 알아먹지를 못했다.

실효성 없고, 백해무익하고, 철지난 한미동맹에 취해서 미국의 행동대장을 자처하며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운운하고, 중국에 대해서도 ‘현상변경 반대’를 외치는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외교행보를 이어왔다.

이후 러시아는 자신의 말대로 한국 대신 북한과 관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중이다. 푸틴과 김정은이 손을 맞잡은 장면은, 윤석열 외교의 총체적 실패를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언론협동조합 개미뉴스와 함께하는 방법 4가지>

 

1. 기사 공유하기 ; 기사에 공감하시면 공유해 주세요!~

2. 개미뉴스 페이스북 '좋아요'를 눌러 주세요!~

https://www.facebook.com/gaeminews/?pnref=lhc

3. 개미뉴스에 후원금 보내기 ; (농협 351-0793-0344-83 언론협동조합 개미뉴스)

4. 개미뉴스 조합원으로 가입하기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jIWEPBC4xKuTU2CbVTb3J_wOSdRQcVT40iawE4kzx84nmLg

이건수  reapgun@hanmail.net
■ <개미뉴스>의 모든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개미뉴스>의 모든 기사는 「개미뉴스 편집가이드」를 따릅니다.
   ☞ 「개미뉴스 편집가이드」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협동조합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21963)인천광역시 연수구 먼우금로161번길 12. 109동 501호(동춘동, 롯데아파트)  |  대표전화 : 032-424-7112
등록번호 : 인천 아 01227  |  등록일 : 2015년 03월 31일  |  발행인 : 홍세화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이근선  |  편집인 : 이근선
깊게 보는 개미뉴스의 모든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저작자표시-비영리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Copyright © 2024 개미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