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동맹에 버금가는 수준의 조·러 정상회담 결과

국제질서의 변화를 외면한 윤석열 외교의 후과 이건수l승인2024.06.20l수정2024.06.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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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협정문에 사인한 후 교환하고 있다. @사진출처 : 크렘린궁 홈페이지

조·러 정상회담의 결과 경제협력 분야로 의제가 한정될 것이라는 예측을 뛰어넘어 상호 군사원조 수준까지 격상되었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는 것과 더불어서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한다는 내용까지 합의한 것이다. 한국 및 서방의 주류 미디어들이 푸틴의 방북을 앞두고 군사동맹이 복원되는 것 아니냐며 호들갑을 떨었는데, 동맹 수준까지는 아니라도 이게 진짜 현실화된 셈이다.

군사 분야에서 상호 군사원조 수준까지 격상된 것은, 이게 러시아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러시아가 원하는 게 (우크라이나전이 3차대전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기 위한) 군사적인 것이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조선)은 경제적인 것을 원하는 처지이니 서로 윈윈한 셈이다.

조선이 경제협력을 절실하게 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면, 러시아가 군사분야의 협력관계를 한 단계 상향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푸틴의 방북에 앞서 러시아의 북한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예기치 못한 결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조·러 관계보다는 국제정세에 달려있다’고 말한 바 있다.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한국학센터 수석연구원 콘스탄찐 아스몰로프의 주장에 의하면, ‘조·러 간 최종 서명문서에 군사적 파트너쉽이 들어갈지의 여부는 시대적 요구에 달려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의 해방기념탑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출처 : 크렘린궁 홈페이지

‘시대적 요구’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방북에 앞서서 푸틴이 조선의 노동신문에 기고한 논문(제목; 최근 수년간 이루어진 러시아와 북한과의 전통적 우정과 협력에 관하여)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두에서 푸틴은 러시아와 조선 간의 70년에 걸친 우정과 신뢰관계를 언급하면서, 1945년 8월 소비에트 전쟁을 통해 조선의 애국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관동군을 격파하고 조선 반도를 식민주의자들의 손에서 해방시킨 점, 우크라이나 특수전 수행에 대한 북한의 강력한 지원을 높이 평가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주요 국제 문제에 관해 러시아와의 견해를 일치하고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미국 일극 패권을 무너뜨리고 다극화된 세계질서를 만들려는 러시아의 목표에 동의하고 있는 조선과의 관계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것이고,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특수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핵강국으로 부상한 조선의 군사력을 이용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제3차 대전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패배할 것이 점차 확실해지자, 이것을 두려워한 NATO가 러시아를 세계 3차 대전으로 끌고 들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NATO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명분은 러시아가 NATO 국가를 침략하기 전에 우크라이나에서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NATO는 대규모 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군과 그 기갑장비를 유럽 내의 5개 경로를 통해 러시아 국경에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네덜란드-독일-폴란드 라인, 이태리-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헝가리 라인, 그리스-불가리아-루마니아 라인, 터키-불가리아-루마니아 라인,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 라인등 5개이다. 지난 1월 암스테르담. 베를린, 바르샤바가 이런 회랑을 만드는 선언문에 서명했다.

이번 달에 상뜨 뻬쩨르부르크에서 개최된 국제경제 포럼에 앞서 푸틴 대통령이 국제 통신사 대표와 가진 간담회에서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가 NATO를 공격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발상은 터무니 없다고 말했다.

푸틴은 집단 서방이 그러한 공포를 이용해 세계 헤게모니를 유지할 어리석은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패색이 짙어지고 있지만, 집단서방의 정치 엘리트들이 우쿠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기 위하여 러시아가 NATO를 침략한다는 거짓논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의 콘스탄찐 아스몰로프가 말한 시대적 요구라는 것이 NATO의 이러한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북한과의 동맹에 준하는 군사협력을 선언함으로써 러시아는 NATO의 세계대전 시도에 대해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 평양 인민대회당 앞에서 열린 부틴 러시아 대통령 방문 기념 공식 환영행사 @사진출처 : 크렘린궁 홈페이지

러시아의 매체들도 조선의 군사적 잠재력에 대해서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러시아 매체들은 서방이 북한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군사적 잠재력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조선은 세계에서 가장 군사화된 국가이고. GDP의 20% 이상을 군사적 용도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의 군사 공업 단지는 모두 지하에 있어서 위성이 탐지하여 파괴가 불가능하다. 지하에 180개 이상의 방산 공장이 가동 중인데, 그 중 10개 회사가 포탄을 생산하고 있다.

러시아에 조선과 같은 강력한 동맹의 출현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소모전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버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패배가 확실해지자, 유럽과 미국이 NATO 깃발로 우크라에 파병한다고 러시아에 겁을 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와 북한 사이에 군사적 상호 원조를 포함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 조약이 발효되었다. 러시아는 북한의 군사력을 동원해 NATO에 대항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과시한 것이다.

이번 조·러 정상회담에서 조선은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 수 십 년에 걸친 미국의 집요한 봉쇄를 러시아의 도움으로 돌파할 수 있게 되었고, BRICS 등과 협력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번에 푸틴을 수행한 관료들의 면면을 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데니스 만투로프 제1부총리,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미하일 무라쉬코 보건장관, 로만 스타로보이트 교통부 장관, 로스코스모스의 유리 보리소프, 올레그 벨로지오로프 러시아 철도청장 등이 있다.

대부분이 북한이 관심을 보이는 경제분야의 관료들이다. 코즈로프 자원환경부장관은 북한과의 상품 ,경제, 과학, 기술 등 실무 책임자들을 이끌고 하루 전에 평양을 방북했다, 이들은 작년 9월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할 때 실무협력을 주관한 사람들이었다.

이번에 조·러 정상회담에서 조선이 한 것은, '침략당할 경우 상호 군사지원'을 한다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 조약' 에 사인한 것 뿐이었다. 문서 하나 주고받고 막대한 이득을 챙긴 것이다.

냉전 시기 구소련과 조선 간의 군사동맹에 버금가는 군사협력, 유엔 대북제재 무력화 등으로 이제 한반도 안보지형은 더욱 위태롭게 되었다.

이 모든 게, 윤석열 정부 외교 실패의 후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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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수  reapg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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