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권력을 보면 음수사원(飮水思源)이란 말이 생각난다. 물을 마실 때 수원(水源)을 생각한다는 뜻으로, 근본을 잊지 않음을 일컫는 말이다. 한중 정상회담을 하던 시진핑 중국 주석이 했던 말이다. 그 말은 일제 강점기 당시 중국이 도와준 우리의 독립투사들까지를 염두에 둔 언중유골(言中有骨)의 작심 발언이었지 싶다.

국민들도 권력의 음수사원을 생각해봐야 한다. 권력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권력은 어떻게 생산되고 소비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각자의 음수사원을 알아야 된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枪杆子里面出政权)" - 마오쩌뚱

"권력은 충복에게서 나온다" - 시진핑

“용기 있는 한 사람이 다수를 만든다” - 미국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

혁명의 시대 20세기 권력은 총이 만들었다. 야망가의 혁명이든, 민중의 혁명이든 20세기 권력은 피로 만들었다. 지난 겨울 한국사회의 혁명은 따뜻했다. 광장엔 피와 야만의 흔적은 없었다. 지난 4년 총구 권력의 위압에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마음들의 축복만 있었다.

광장의 민중들은 이제 ‘권력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묻는다. 국가 시스템이 파괴된 폐허 속에서, 우리 사회를 묶고 진전시켜갈 ‘진정한 권력’을 어디서부터 세울 것인가를 묻는다. 이는 대선의 시공간과 맞물려 근본적인 물음으로 번져가고 있다.

대선은 어떤 권력이 위임을 받을지 선택하는 시험대다. 이번 대선은 촛불의 열망이 선택으로 이어져야 하는 과제와 함께다. 지금 권력을 위임받으려는 자들은 모두 국가와 시민, 민주주의를 이야기한다. 과연 이들은 21세기 권력의 본질에 얼마나 부합할까.

지금 국가의 분열은 위임 권력이 낡은 총구 권력에 기대었기 때문이다. 놈 촘스키는 “(정부가) 야만적 무력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때도 국민의 정신통제까지 포기하지는 않는다. 민주 국가의 정부는 국민 ‘여론과 행동을 통제’하는 데 더 많은 힘을 쏟아 붓는다”고 질타했다. 권력이 이해를 포기하고 손쉬운 통제에 기대려는 것은 메피스토펠레스의 잔혹하고 달콤한 유혹이다.

여러분 앞에 있는 대권주자들 중 누가 가장 당신을 존중할 수 있을까?! 아무도 없는가. 모두 피 내음만 가득한 야수들인가.

그 선택은 우리 사회와 국가가 존중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선택이다. “무릇 군주는 인간의 법과 짐승의 힘을 결합해야 한다”라고 말한 니콜라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 같은 인간에게 우리가 만든 권력을 바칠 것인가?

인간다운 인간을 찾자. 대통령이 똑똑할 필요도 없다. 거짓말하지 않고, 정직하고 국민의 눈높이와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자면 충분하다. 권력자가 우리와 같은 인간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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