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 변혁운동을 위한 실천적 시각의 초점이 '도시'로 확장돼야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l승인2017.03.31l수정2017.03.3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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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준호 /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인천대 사회적경제연구센터장

'도시화(Urbanization)'는 자본주의 체제가 발전, 재생산하는 데 크게 기여했고 또, 지금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인천 '경제자유구역' 같은, 대규모 토목건설 투자로 조성된 도시화 공간은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에 있어 구조적으로 창출될 수밖에 없는 '잉여'를 흡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또 지금도 그렇다.

그렇듯 도시화니 경제자유구역이니 하는 대규모 토목공사형 개발은 사실, 위기 국면에 있는 자본주의에 늘 연명의 여지를 제공하는, 그야말로 체제 반동적 현상으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러니, 입만 열면 개발, 개발 해대는 정치꾼 혹은 지역성장연합은 어떻게든 자본주의를 지켜내야 하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는 반동세력인 셈이다.

세계적인 맑스주의 도시학자 ‘데이비드 하비’의 주장대로, 자본주의 체제에서 '도시'는 꽤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자본주의의 발전을 위한 공간적 수단이라는 것이다.

해서, 자본주의 체제에 비판적인, 또는 자본주의를 뛰어넘는 그런 새로운 시스템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자본주의적 축적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도시'에 관한 운동을 적극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아니, 이를 지금보다 훨씬 더 본격적으로 벌여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의 변혁적 도시운동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실천적 개념이 바로 '도시에 대한 권리'다. '도시에 대한 권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또, 흔히 머리 속에 떠올리게 되는 그런 개인적이고 또 협소한 재산권 개념 같은 게 아니다.

'도시에 대한 권리'라고 하는 것은 도시가 만들어지고 개조되는 그런 일련의 도시화 과정에 대한 '시민적' 권력을 급진적인 방식으로 구축할 것을 주장하기 위한, 보다 집단적(사회적)이고 또 보다 넓은 의미의 실천적 개념이다.

지금까지의 '좌파'들은 주로 사회적으로 배제되거나, 소외된 집단과 또 전통적인 노동계급에 초점을 맞춘 운동에 집중해왔다. 물론, 이러한 운동 기조는 분명 필요하다. 또 중심에 서야 할 운동이다.

그러나, 이들이 위에서 언급한 '도시에 대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여러 차원의 사회적 투쟁이 갖는 중요성을 간과하거나 무시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른바 '좌파'들의 변혁운동은 직접적 생산과정의 공간인 '공장'에서부터 자본주의 연명의 일등공신인 도시로까지 그 투쟁 대상의 외연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결국, 도시 공공성 문제에 천착하는, 즉 도시 내 공공 서비스와 공공 공간에 대한 접근의 권리와 시민권을 요구하는 도시 운동이 자본주의를 변혁시켜내는 싸움에서 보다 중심적인 위치로 이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이어지는 반자본주의 투쟁에 관해 꼭 다시 생각해보자. 특히, 도시 혁명에 관한 여러 '테제'를 다시 생각해보자.

그 중 하나는 파업에서 공장 접수에 이르는, 노동계급을 기반으로 한 계급투쟁이 주변의 이웃과 지역사회에서 '도시에 대한 권리'에 눈을 뜬 다양한 대중의 지지를 탄탄하게 받아낼 수 있다면, 그 성공의 가능성은 훨씬 더 높아지지 않겠는가. 이는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도시에 대한 권리' 그 자체에 민감한 그리고, 그 자체를 적극적으로 인식하는 대중들은, 대체로 자신이 갖는 도시의 독점적, 배타적 소유에 관한 비판적 문제의식과 노동계급의 작업장에서의 반자본주의 투쟁 간에 존재하는 공통분모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실제로 그렇다.

체제 변혁운동을 위한 실천적 시각의 초점이 '도시'로 확장되는 것, '경험적으로' 볼 때,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과제임에 분명하다.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junho@i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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