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흥순/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원래 법치주의는 사람이나 폭력이 아닌 법이 지배하는 국가원리, 헌법원리다. 공포되고 명확하게 규정된 법에 의해 국가권력을 제한·통제함으로써, 자의적인 지배를 배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법치주의의 근원적 이상은 통치자의 자의에 의한 지배가 아닌 합리적이고, 공공적인 규칙에 의한 지배를 통해 공정한 사회협동의 체계를 확보하려는 데에 있다. 사회 내 특정 세력이 다른 세력들을 압도할 만한 힘을 가지지 못한 상황에서 법의 지배는 부각되고, 정치행위 주체들은 법에 의거해 갈등을 해결하려 한다.

사상적 연혁에 따라 법의 지배(Rule of Law)나 법치국가(Rechtsstaat) 원리로도 불린다. 그러나 어떤 나라에서는 힘없는 자는 쉽게 잡혀 들어가고, 힘있는 자는 거의 잡혀 들어가지 않는다. 잡혀 들어가도 힘없는 자는 만기를 몸으로 다 채우고 나오지만, 힘있는 자는 나오는 방법이 수천가지다.

쉽게 말해 힘없는 자는 감옥에 들어가는 방법이 수천가지고, 나오는 방법은 몸으로 때우는 방법 하나며, 힘있는 자는 들어가지 않는 방법도 수천가지고, 나오는 방법도 수천가지다.

오늘날 법치주의 사상을 마련했다고 하는 플라톤(Plato)은 그의 저서 《법률》(Laws)에서 “법이 정부의 주인이고 정부가 법의 노예라면 그 상황은 전도유망하고, 인간은 신이 국가에 퍼붓는 축복을 만끽할 것입니다”(Plato (1997).〈Laws. John M. Cooper.《Plato: Complete Works. Indianapolis : Hackett. 1402(715 d)쪽)라고 말했지만 이것은 웃기는 이야기다.

한비자도 법가의 서적인 ‘유도’(有度)에서

“奉法者強 則國強 奉法者弱 則國弱(법을 받드는 것이 강하면 강한 나라가 되고, 법을 받드는 것이 약하면 약한 나라가 된다)

法不阿貴 繩不撓曲 法之所加 智者弗能辭 勇者弗敢爭 刑過不避大臣 賞善不遺匹夫(법은 귀족을 봐주지 않는다. 먹줄이 굽지 않는 것과 같다. 법이 시행될 때에 지자도 이유를 붙일 수 없고 용자도 감히 다투지 못한다. 과오를 벌할 때에 대신도 피할 수 없으며, 선행을 상 줄 때에 필부도 빠트리지 않는다)”라고 말했지만, 신분의 귀천과 지위의 고하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함과 법의 엄정성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다만, 사법자본주의를 만들어 이런 자들이 돈으로 법을 희롱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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