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오전 10시 30분 인천 동구청 현관 앞에서 ‘배다리 역사문화위원회’와 지역주민들이 모여 '동구청의 생태놀이터 파괴 및 일방통행 관광행정 규탄 주민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 ;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지난 24일 오전 10시 30분 인천 동구청 현관 앞에서 ‘배다리 역사문화위원회’와 지역주민들이 모여 '동구청의 생태놀이터 파괴 및 일방통행 관광행정 규탄 주민기자회견'을 열고 “주민을 무시하는 이흥수 구청장은 물러가라”고 촉구했다.

배다리 역사문화위원회와 지역주민들에 의하면, 지난 4월 21일 오전 인천 동구청 직원들 20여 명이 ‘배다리 마을 생태놀이 숲’으로 갑자기 몰려와, 이곳에 있던 놀이시설물들을 훼손 및 해체하여 트럭에 싣고 가버린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를 보고 제지하는 일부 주민들을 물리력을 동원하여 분리시키고 강행했다고 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접한 또 다른 주민들이 합류하여 강력히 항의하니까, 동구청 직원들은 남은 작업을 중단하고 철수했다고 한다.

이런 일이 있었던 당일 오후, 배다리 주민들은 동구청장(이흥수) 면담을 하러 구청장실을 찾아갔지만, 비서실장은 구청장이 출타 중이라며, 도시국장을 만나게 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은 구청장은 출타 중이 아니라 집무실에 있었고, 다른 방문자와 간부급 직원들의 출입이 이어졌다고 한다. 동구청장 비서실장이 주민들에게 대놓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주민들은 구청장이 나올 때까지 바깥 계단과 복도에서 기다렸는데, 구청장은 오후 6시경 갑자기 문을 열고 나와서는 면담을 요청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청원경찰과 다수 직원들의 호위 속에 구의회 건물로 이어지는 통로를 거쳐 지하 주차장으로 황급히 도망가듯이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 인천 동구청 직원들에 의해 철거 당하는 ‘배다리 생태놀이 숲’의 놀이시설들 @사진제공 ;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 인천 동구청 직원들에 의해 철거 당하는 ‘배다리 생태놀이 숲’의 놀이시설들 @사진제공 ;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 인천 동구청 직원들에 의해 철거 당하는 ‘배다리 생태놀이 숲’의 놀이시설들 @사진제공 ;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그러고는, 4월 22일 오전 1시 30분 경 10여 명의 동구청 직원들이 다시 생태놀이숲으로 와서 남은 놀이시설물들을 마저 철거하여 트럭에 싣고 갔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를 지켜본 인근 주민에 의해 확인된 것이라고 한다.

생태놀이숲은 올해로 10년째 배다리에 둥지를 틀고 있는 지역 공동체 문화공간 스페이스 빔이 지난해 ‘꿈꾸는 놀이동산’이라는 제목으로 지역 예술인들과 주민, 아이들과 학부모, 교사, 놀이터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했던 배다리 생태마을공동체 기획프로그램의 결과물이다.

이곳 부지는 애초 인천의 남북을 잇는 가장 빠른 직선 길을 내기 위해 지난, 2006년 말 마을 중간의 주택가를 파헤친 곳인데, 이의 심각성을 깨달은 마을 주민들과 인천의 시민문화단체 및 활동가들이 이를 막으며 오랜 싸움 끝에 결국 지하화되었다.

▲ ‘배다리 생태놀이 숲’의 놀이시설에서 재미있게 놀고 있는 아이들. @사진제공 ;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 ‘배다리 생태놀이 숲’의 놀이시설에서 재미있게 놀고 있는 아이들. @사진제공 ;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 ‘배다리 생태놀이 숲’의 놀이시설에서 재미있게 놀고 있는 아이들. @사진제공 ;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 ‘배다리 생태놀이 숲"에 있는 고양이들의 집 @사진제공 ;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 ‘배다리 생태놀이 숲’의 놀이시설에서 재미있게 놀고 있는 아이들. @사진제공 ;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생태놀이숲이 있는 곳은 인천시의 재정 부담 요인으로 언제 공사가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었는데, 배다리 문화공간 운영자와 활동가 및 일부 주민들은 이곳에서 ‘자연’과 ‘생명’, ‘공동체’를 중시하는 새로운 도시 및 도시 삶의 가치를 싹틔우기 위한 다각적인 실험과 실습을 이어왔다고 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곳이 아이들로 하여금 적절한 모험심을 유발시키며, 즐겁게 노는 가운데 자연 생태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러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였고, 그 결과 모래놀이터, 오르내림틀, 외나무다리, 해먹평상, 나무계단, 사각시소, 다빈치다리, 징검다리, 기우뚱다리, 짝꿍벤치, 넝쿨터널, 놀이벤치, 차임벨, 블록상자 등 10여 개의 놀이시설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개장 이후 동네 아이들은 물론, 동구 관내 초등학교 아이들과 배다리 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인기를 끌며 즐거운 놀이터이자, 주요 탐방 코스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한다.

배다리 역사문화위원회와 지역주민들은 “이렇게 모두의 공간인 공유지를 관리 주체인 동구청이 제대로 관심을 갖지 못하는 행정의 공백 속에, 이곳에 사는 주민들과 문화공간 및 활동가들이 자발적으로 가꾸고 만들어 온 그간의 노력에 대해 칭찬과 감사의 표명은 못할망정, 동구청장이 직원들을 시켜 기습적으로 침탈 및 파괴한 것은 막가파 행정의 전형이며, 주민들과 한 번 싸워보자는 선전포고에 다름 아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더더욱 자신이 저질러놓고 그 행위에 대해 떳떳하게 밝히지도 못한 채, 주민 면담조차 거부하고 도망친 이흥수 구청장은 비열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놀이시설을 만든 주체가 엄연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 통보도 없이 저지른 이러한 행위는 폭력과 불법 그 자체이며, 엄연한 사유재산 침해 행위”라고 주장하며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하여 법적 책임을 물어 반드시, 그 죄 값을 치르게 할 것이다. 더더욱 주민의 편에 서서 일해야 하며 상급자라 하더라도 불합리한 지시라면 거부해야 할 동구청 담당 직원들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구청장의 호위무사 노릇을 자처한 행위에 대해서도 공범으로서 마찬가지의 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흥수 동구청장의 이러한 행태는 취임 이후부터 ‘역사의 숨결 문화도시 인천 동구’라고 하는 구호를 내걸고, 도시 재생 및 관광 사업을 구정의 제 1순위로 삼은 것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그가 추진하는 일련의 사업은 도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천착, 주민들의 삶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함께 하는’ 방식이 아닌, 뜬금없고 생뚱맞은 얄팍한 눈요기 거리를 양산하는 이벤트 업체 수준의 행정을 일방적으로 펼쳐나가는 선심성 사업”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더욱이 어떤 장소나 마을은 관광시설로 꾸미며, 또 다른 곳은 ‘뉴스테이’니 ‘르네상스 프로젝트’니 하며, 전면 철거방식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생활 문화 생태계를 파괴하고, 주민들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헐값에 빼앗아 길거리로 내모는 폭력적 행위를 일삼는 자기모순적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러한 사업 속에서 주민들을 비롯한 다양한 시민 문화 환경 교육 복지 등 관련 단체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꾸려온 활동과 성과들을 빼앗거나 위축시키며, 행정 체계 속으로 복속 및 위계화 시키는 가운데 자신의 성과로 가져가려는 몰염치한 행위를 반복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배다리 마을도 마찬가지로, 그 동안 주택가를 두 동강 내며 지나가려는 산업도로와 이 일대를 전면 철거하려는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계획에 맞서 주민들이 이를 지키고 가꾸어 왔다. 그러나 동구청(장)은 지난해 초 ‘다리 근대역사문화마을 조성 사업 계획’을 이곳 주민 또는 문화공간 운영자들과 어떠한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만든 후, 원활한 국비 확보를 위해 문화영향평가를 의뢰하였으나 낙제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면 중단 및 재검토를 요구하였으나, 이런 의견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고 배다리 근대문화길 조성 사업, 인천양조장 건물(스페이스 빔이 세 들어 사용하고 있는 건물)을 매입하여 ‘배다리 종합 관광안내센터’를 설치 및 운영하려는 등 관광지 조성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 ‘배다리 생태놀이 숲’에는 지금 아무것도 없다. @사진제공 ;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 ‘배다리 생태놀이 숲’에 주민들의 입장을 적어 놓은 소형 칠판 @사진제공 ;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 ‘배다리 생태놀이 숲’에 있던 놀이시설과 함께 고양이들도 집을 잃었다. @사진제공 ;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 ‘배다리 생태놀이 숲’을 찾아 항의 표시를 하는 주민들의 퍼포먼스 @사진제공 ;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 ‘배다리 생태놀이 숲’을 찾아 항의 표시를 하는 주민들 @사진제공 ;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배다리 역사문화위원회와 지역주민들은 “이번 생태놀이시설 무단 훼손 및 침탈 사건도 그 중 하나로, 올 초에 이미 양귀비꽃 파종 계획을 세워놓은 후 전임 구청장 시절 지하 산업도로 공사 재개 시 환원하겠다는 약속과 협력 아래, 그 동안 가꾸어 온 주민텃밭을 갑자기 무단 경작으로 몰아가며 빼앗으려 했고, 나머지 부지도 그 동안 쓰레기를 치워가며 풀ㆍ꽃들을 가꾼 결과 생태계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만류를 무시하고, 바깥쪽과 안쪽 배수로 주변에 있는 적지 않은 면적의 땅을 파헤치고 기어이 꽃씨를 뿌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성이 차지 않았는지, 아이들이 이곳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이번에 이러한 만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다리 역사문화위원회와 지역주민들은 “동구청장의 이러한 행태는 공유지에 대한 주민들의 자유로운 활용을 도와주지 않고, 자신의 사업으로 가져가 하나의 성과로 내세우려는 욕심에서 비롯되었다”며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도시의 주인으로서 이 공간에 대한 권리를 박탈당하고, 저들이 만들어 보여주려는 것만을 바라만 보게 되는 수동적 감상자 또는 구경꾼으로 머물게 될 뿐”이라며 우려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 충돌은 하나의 부지를 두고, 다수의 주민들과 행정의 수장 한 사람 간에 벌어지는 주도권 다툼 또는 쟁탈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근본적으로 누구에게 돌아가고, 누가 주체적으로 활용해야 하는지를 질문케 하는 상징적 사건이자 그 현장”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행태를 보면 동구청(장)의 이중적인 태도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동구청(장)은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하여 전담팀을 구성하고, ‘아동의 4대 권리와 10가지 원칙을 이행하고,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축과 함께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조례 제정, 아동친화도시의 이해와 아동권리교육, 어린이청소년참여위원회 공개 모집’ 등 다각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앞뒤 안맞는 일처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사업에 대한 진정성이 없음도 지적했다. 동구청(장)이 “‘아동이 행복한 도시,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이 보장되는 도시’를 만들 생각이 있으면, 행정의 사업 못지않게 민간 차원의 노력도 파악하고, 협력체계를 만들어 함께 추진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동구청(장)은 이 또한 독단적으로 추진하며, 이번의 경우처럼 정작 아이들이 좋아하더라도, 자신들이 하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서슴없이 파괴하는 일을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지난 24일 오전 10시 30분 인천 동구청 현관 앞에서 ‘배다리 역사문화위원회’와 지역주민들이 모여 '동구청의 생태놀이터 파괴 및 일방통행 관광행정 규탄 주민기자회견'을 하는 중의 피켓 내용 @사진제공 ;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 지난 24일 오전 10시 30분 인천 동구청 현관 앞에서 ‘배다리 역사문화위원회’와 지역주민들이 모여 '동구청의 생태놀이터 파괴 및 일방통행 관광행정 규탄 주민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 ;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마지막으로 배다리 역사문화위원회와 지역주민들은 “주민 위에 군림하고, 주민들에게 패악을 서슴지 않는 이흥수 구청장은 이번 사태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무릎 꿇고 사과한 후 당장 그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이러한 구청장의 조폭 같은 행태를 막기는커녕, 충실한 하수인 역할을 자처한 이번 생태놀이시설 파괴 및 침탈에 공범으로 가담한 관련 직원들은 사과하고 자진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사유 재산에 대하여 사전 통지도 없이 무단 훼손시키고, 절도한 동구청장 이하 지휘 보고 체계에 속해 있는 관련 간부 및 공무원들을 형사 고발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의 원상 복구를 요구했다.

또한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배다리 근대 역사문화마을 조성사업’ 또한 당장 중단하고, 배다리 주민 및 구성원들과의 협의에 즉각 나설 것”을 요구했다.

배다리 역사문화위원회와 지역주민들은 만약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우 “동구 관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독단적 행정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주민들은 물론, 문제의식을 함께 하는 전 구민들과 함께 이흥수 구청장의 전면적인 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며, 그 일환으로 최근 지속해 온 동구청장 주민 소환 서명 작업 또한 대통령 선거가 끝나는 시기와 맞물려 더욱 조직적으로 펼쳐, 반드시 불러낼 것”이라고 천명했다.

인천 동구는 “공유지에 설치된 불법 시설물을 적법하게 철거한 것이고, 인천시가 최근 이곳에 도로 개설을 재추진하고 있어 철거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행정집행법 제3조에 의거 상시 또는 위험이 절박한 경우는 제외하고, 대집행을 하기 전 상당한 이행 기간을 정하여, 그 기한까지 이행되지 아니할 때에는 대집행을 한다는 내용을 문서로 계고하게 되어 있다. 또한, 제4조에 의거,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대집행을 해서는 안된다고 되어 있다. 인천 동구청은 이런 법률을 위반한 과실이 보여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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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선  kingsj8782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