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거듭된 시행착오와 무리한 추진

‘강원화폐’에서 ‘강원상품권까지’ 이건수l승인2017.07.14l수정2017.07.2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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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화폐, 기로에 서다]
- 주목받던 지역화폐가 어쩌다가 천덕꾸러기 상품권으로 변했나?

광역자치단체 최초의 '지역화폐'로 주목을 받으면서 추진된 강원상품권이 준비과정의 시행착오와 실행과정의 잡음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강원도에서 강원상품권을 발행한 명분은 2015년 한 해에만도 5.5조나 빠져나가는 지역자금을 붙들기 위해서다. 그러나, 시범사업 등을 통해서 가능성과 한계를 현실에서 확인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강행한 강원화폐 사업은 여러 잡음을 노출했다.

은행권과의 통화시스템 구축 실패, 강원상품권 발행사업으로 변질, 기초자치단체와 강원경제단체들의 외면, 건설업체 및 노동자들의 반발, 30억 시범발행 약속을 깬 250억 추가 발행, 강원상품권 조례의 상위법 위반 논란, 2017년 하반기의 추가적인 확대 발행 등등......

무리한 추진과 별개로 현장에서는 실제 사용률이 미미하고, 사용상의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끊이지를 않고 있다. 심지어는 현금영수증 미발행, 불법 환전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청년, 노인 일자리의 임금으로 강원상품권을 지급하면서 강원화폐가 또 논란이 되고 있다.

사회적 경제와 관련하여 주목을 받던 지역화폐가 어쩌다가 강원상품권으로 바뀌고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는지, 강원상품권의 사용실태는 어떤지 기획시리즈로 연재한다.

 

② 거듭된 시행착오와 무리한 추진
- ‘강원화폐’에서 ‘강원상품권까지’

강원상품권은 최문순 도지사의 공약인 '강원지역통화 유통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도입 이유는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때문이다. 한국은행 강원본부에 따르면 2015년에 한해에 5.5조의 지역자금이 수도권 등 외부로 빠져나갔다. 강원도는 이렇게 역외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막으면, 도내에서 일어나는 생산과 소비만으로도 지역경제가 충분히 살아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원도에서 역외로 빠져나가는 자금의 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12년 기준 3조 3700억 원이던 역외유출 자금 규모는 2015년 5조 5천억으로 늘어났다. 안 그래도 열악한 강원도의 살림규모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2014년 역외 유출자금 4조원을 분석해보면 도내 발주한 공사부문에서 외지 건설사로 빠져나간 돈이 1조 5천억원(37%),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 등에서 빠져나간 돈이 5천 5백억원(14%), 개인소비로 유출된 돈이 2조원(49%) 등이다. 도내 발주 공사 부문과 개인소비만 합쳐도 86%인 3조 5천억을 지역 내에 묶어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강원도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평균인 49.8%의 절반도 못 미치는 23.5%로, 이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새로운 세원발굴을 위해 지자체들이 저마다 기업 유치를 위해서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서비스업 비중이 80% 넘는 강원도의 산업구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서비스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강원도의 산업적 특성이 오히려 지역경제의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는 기회로 작동하기도 한다.

강원도 내 전체 산업 중 사업체수가 가장 많은 업종 1위는 숙박 및 음식점업(27.92%), 2위는 도소매업(24.61%)으로 두 업종을 합하면 52.53%로 절반을 넘는다. 두 업종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 내 순환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내에서 생산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지역 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판매된다. 지역화폐의 탄생 배경이 바로 이것이다. 지역화폐를 통해서 이 과정을 매개하면 자금의 역외유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화폐’는 법정화폐는 아니지만 일정 지역 내에서 통용되는 통화이며, 지역 밖으로 가치가 유출되는 것을 막고 지역경제 안에서 자원이 선순환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공동체를 발전시키기 위한 장치이다. 국내에서는 대전의 '한밭레츠' 가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고, 외국의 지자체 중 성공한 사례로는 영국의 브리스톨시에서 도입한 '브리스톨파운드'가 있다.

강원도에서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을 통해 ‘강원도 지역통화 유통방안 연구’ 를 의뢰하는 등 준비작업에 들어갔고,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2014년 6월 공청회를 개최하였다.

애초에 강원도에서 계획한 것은 상품권 형태가 아니라 지역화폐였다. 화폐 단위가 지더블유(GW)인 실물화폐와 전자화폐 등 2종이었다. 그러나 준비단계에서 금융기관의 통화 유통 시스템 구축 예산으로 120억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용역 결과 밝혀지면서 결국 '강원화폐'는 백지화되는 듯 했다. 막대한 통화 유통 시스템 구축비에 비해 실제 ‘강원화폐’ 유통 규모는 5억~10억원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되었기 때문이다. 2015년 7월의 일이다.

답보상태이던 강원화폐 사업이 전기를 마련한 것은 2016년 1월이다. ‘강원화폐’를 전면 수정하여, 종이상품권을 발행하기로 애초의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상품권 발행 사업은 2016년 상반기에 준비 작업을 거쳐 2016년 하반기에 발행될 예정이었지만, 6개월 정도 지체되었다. 강원상품권 운용 조례가 입법예고된 것이 2016년 10월, 30억 규모로 처음 강원상품권이 발행된 것이 12월 말이다.

강원상품권은 5천원, 만원, 오만원 등 3종으로 발행되었다. 발행규모는 2016년 말 30억원, 올해 250억 원이며 강원도에서 발주하는 공사, 행사, 용역, 물품구매 비용의 3~8% 정도를 상품권 구매에 쓰도록 권장하는 방식이다. 2017년 하반기에는 비상경제 일자리(어르신, 청년) 특별지원 대책 예산 6백억 원도 별도 편성해 수당과 임금 등을 강원상품권으로 지급하고 있다.

발행 초기만 해도 기대는 컸다. 광역자치단체 최초의 상품권 발행이라며 전국적으로 여론의 주목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강원화폐’가 강원상품권으로 변질되는 과정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고, 상품권 발행 및 유통과정도 일방적인 추진으로 반발을 불러왔다. 시범사업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경제 진영의 우려를 무시하고 진행되었고, 국내외에 성공사례가 드물어 예산낭비를 초래할 수 있고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강원도의회의 반발을 무릅쓰고 추진되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출발부터 삐그덕거렸다. 강원도의 기초지자체 중 8곳에서 강원상품권 가맹점을 두지 않기로 했다. 10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는 양구·정선·철원·화천·인제·고성군과 삼척·태백시 등인데, 기존에 어렵게 정착시킨 지역 상품권의 유통 효과가 반감된다는 이유에서다. 경제단체들과의 ‘강원상품권 유통활성화 업무협약’도 무산된 상태에서 출발했다. 가맹점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품권이 발행될 경우, 대금 지급 불안과 하도급 업체로의 상품권 밀어내기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900억의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임에도 준비 및 운영과정은 허술하다. 가맹점 확보 미흡, 도민들에 대한 홍보 부족, 기존 온누리상품권과 차별화되지 않는 점, 밀어내기나 근로기준법 위반 등 부작용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문제점들이 별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강원도는 면밀한 보완 노력 대신 하반기부터 비상경제 일자리(어르신, 청년) 특별지원 대책에 6백억원대 예산을 세워 이를 강원상품권으로 바꿔 지급하는 확대 정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노인일자리 급여로 상품권이 지급되자, 가뜩이나 살기 어렵고 상품권 사용이 낯설기만 한 노인들에게 경제실험을 한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강원도의회 의원들의 모임인 재정정책연구회가 "강원상품권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행자부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를 마련하라"며 7월 14일(금)까지 확답해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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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뉴스)강원화폐, 기로에 서다

- 주목받던 지역화폐가 어쩌다가 천덕꾸러기 상품권으로 변했나?

이건수l승인2017.07.11l수정2017.07.14 16:31

http://www.an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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