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영구 평등노동자회 대표,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72년 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 상공 500m에서 미국은 핵무기를 폭발시켰습니다. 노동자들이 출근을 서두르고 학생들이 등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사에 직접 투하 하는 대신 공중 폭발시키고, 출근시간에 맞춘 것은 가장 많은 인명을 살상하기 위해서였습니다. 20여만 명이 죽었는데 조선인도 2만여 명에 달했습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무기 폭발력은 2키로톤(0.02메가톤)이었습니다. 그러나 72년 동안 핵무기는 고도화되었습니다. 만약 서울 도심 상공에 1메가톤급의 핵무기가 폭발한다면, 일시에 300여만 명이 사망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히로시마에서 핵무기가 투하되고 버섯구름이 피어오를 때, 해군대위 나카소네는 핵무기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수상이 되고나서 핵과 관련된 법과 제도를 착착 만들었습니다. 일본은 지금 50여기의 핵발전소가 있고, 언제든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엄청난 양의 플루토늄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에게 오랫동안 지구를 지키는 평화의 사도로 알려진 일본 에니메이션 ‘아톰보이’는 실제 핵의 음모가 숨어 있었습니다. 핵이 안전하고 평화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 준 셈이죠.

히로시마 평화공원 전시장은 원래 지면보다 높게 지어졌습니다. 그 곳에 너무 많은 인골이 발견되었고, 흩어진 모든 뼈 조각들을 수습할 수 없어 결국 흙으로 덮어야 했다고 합니다. 핵무기가 투하된 중심에 거주하던 사람들은 일시에 재가 되었고, 외곽에 있던 사람들도 열폭풍에 의해 살이 녹아내렸습니다.

기왓장이 불에 타고 철로가 뒤틀렸습니다. 하늘은 검게 변했고, 얼마 후 검은 방사능비가 내렸습니다. 72년 전의 일입니다. 지금은 그 재앙의 정도를 상상할 수조차 없습니다.

핵발전소를 가동한 후 발생하는 고준위핵폐기물은 10만 년간 보관해야 한다고 합니다. 인류가 출현한 지 500만 년밖에 안 됩니다. 10만 년 후 인류가 핵폐기물 저장고를 표시한 글씨를 읽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임기 5년의 문재인 정부가 2079년, 그러니까 62년 후에 완전 탈핵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건 탈핵선언이 아닙니다. 핵의 재앙은 유보되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탈핵을 선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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