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근선 언론협동조합 개미뉴스 운영위원장

며칠 전,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인천광역시의료원(원장 조승연, 이하 인천의료원)에 대한 지원예산 46억4천만원에서 15%(7억790만원)를 삭감하는 안을 인천시의회에 제출했다고 한다.

시민들은 중동호흡기증후군 즉, 메르스를 막기 위해 애쓰는 인천의료원 직원들에 응원의 메시지와 간식거리를 보내며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역의 기업체와 단체도 인천의료원을 응원하며 나섰다. 이들뿐만 아니라 인천의료원에 입원한 환자와 외래환자, 심지어 이들의 보호자도 직원들에게 선물을 보내는 등 인천의료원에 대한 응원에 열기를 더했다. 

이런 상황은 이웃 동네 성남시에서도 들려온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보건소 직원들에게 피자와 치킨, 귤 등을 보내 ‘메르스 전사’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훈훈한 사연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인천시의 ‘거꾸로 가는 행정’은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인천의료원의 의료진을 비롯한 직원들은 메르스 퇴치와 치료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최전방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인천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흔한 말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천시는 인천의료원의 이러한 노고에 특별상여금을 주거나 예산을 늘려 공공의료를 더 강화하는 게 마땅하다. 그러지는 못할망정 예산을 삭감하는 인천시의 의중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사안의 경중을 판단하지 못하는 인천시의 모습에서 한심한 생각까지 들 정도다. 

현재 인천의료원은 음압병실 3개(5병상)를 갖추고 있으며, 더 많은 의심환자의 발생에 대비해 격리치료를 할 수 있도록 부분음압병실 6실을 추가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인천의료원에서 총 30여명이 음성판정을 받아 퇴원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메르스로 인해 경영손실을 입고 있는 것은 인천의료원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인천의료원은 2014년 6월 대비 외래 환자 50% 감소, 입원환자 20% 감소, 장래식장 50%가 감소했다고 한다. 인천의료원이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착한적자’로 인해 직원들에게 6월분 급여를 줄 수 없는 형편에 이르렀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은 전염병에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의료진을 갖추고 있을 정도로, 국내에서 몇 되지 않는 수준급의 병원이다. 인천의료원은 뻔히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도서주민들의 의료소외를 해소하기 위해 백령병원까지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공공의료기관의 ‘착한적자’는 꼭 필요하다. 오히려 인천시는 이후의 사태를 대비해 인천의료원에 음압격리병동과 의료장비 등 시설투자도 늘려나가야 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인천시가 거꾸로 가는 것을 막겠다고 나선 모양이다. 인천시가 삭감하려고 한 7억790만원 전액을 원상 복구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겼고, 25일 열릴 예결산특위 심의에서도 무리 없이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메르스 사태를 통해 공공의료기관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천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감염의 우려를 무릅쓰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인천의료원의 의료진과 직원, 그리고 인천지역의 모든 의료기관의 의료진과 직원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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