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동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회원

생수 공장에서 현장 실습으로 일하던 특성화고교 3학년 학생이 압착 기계에 끼인 사고를 당한 지 열흘만인 지난 19일 사망했다.

작년엔 지하철역에서 안전문을 수리하다 열차에 치여 사망, 1월엔 유플러스 고객센터 현장실습생이 과도한 실적 경쟁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물며 이런 사망 사고는 그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부지기수로 만연한 일이다. 왜 이런 어처구니없고 안타까운 일이 반복될까.

1970년대는 실업계 고교 진학률이 인문계보다 월등해서 연합고사 성적이 낮은 학생이 인문계로 진학했던 시기다. 내가 유일하게 박정희를 존경하는 이유다.

그러나, 너무도 잘못된 교육 정책으로 오직 대학입시에만 모든 국가 교육 역량이 총 집중돼서 실업계 고교는 완전히 황폐화한다. 이러한 현실은 실업계 고교 졸업생을 위한 교육 정책을 늘 우선순위에서 배제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내 주변 공장도 몇 년 전까지 이들 실습생이 일했는데, 졸업하면 실습하던 곳에 취업하는 원래 목적은 학생이나 공장이나 애당초 없다. 그저 졸업할 때까지 싼 임금으로 부려먹는 만만한 노동자에 불과하다.

학교는 취업률 높이는 데만 혈안이고, 정부는 입시 위주 교육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이런 교육 정책은 한국을 나락으로 추락시키는 주범이다. 더군다나 이명박근혜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기치로 규제 완화라는 명목 하에 노동관련법을 포함하여 모든 법을 기업에 유리하도록 대폭 풀어버린다. 그 대가가 현재 이런 참담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현장 실습생은 8시간을 초과하는 노동을 할 수 없다는 조항은 한마디로 헛소리다. 기본이 일반 노동자와 똑같이 12시간이다. 그렇다고 이런 불법을 겁낼 우리 기업이 아니다. 위법한 행위를 했으면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불법이 근절될 텐데 걸려봐야 쥐꼬리만 한 벌금만 내면 그뿐이다.

이번 사태의 일차적인 책임은 물론 정부에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우리나라 재벌들 썩은 거야 너무나 잘 알지만,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도 그에 못지않게 부패하고, 이들 업체가 그 밑 하청업체에 행하는 갑질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한다.

이번에 사고가 난 생수 업체는 중소기업인데, 역시나 사망 학생이 기계를 정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갔다고 희생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익숙한 행태를 보인다. 저런 위험한 기계는 손가락 하나만 들어가도 정지해야 정상이다. 하긴 안전장치가 있다 해도 중지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생수 기계는 잘 모르겠으나 프레스 기계를 예로 들어 보겠다.

프레스는 위아래로 금형이 운동하면서 제품을 찍어내는 장치다. 만약 노동자가 실수로 금형이 내려올 때 손을 넣으면, 상상만 해도 끔찍한 사고가 난다. 그래서 프레스 노동자 대부분은 손이 성한 사람이 없다.

프레스는 워낙 위험해서 아마 제일 먼저 안전장치를 부착한 기계일 것이다. 그런데, 이 장치를(예전엔 기계식이었으나, 지금은 최첨단 광 센서식) 가동하면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손이 조금이라도 금형에 접근하는 순간 자동으로 가동을 멈추고 이를 다시 재가동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생산성을 강요당하는 업체 노동자들 스스로 이 안전장치를 해제하고 작업하는 시궁창 같은 현실이다.

정부는 이러한 불합리한 교육, 노동, 환경 정책을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그와 동시에, 오직 이윤만 추구하면서 온갖 불법과 탈법을 예사로 저지르는 기업을 단죄하지 않는 한 이런 안타깝고, 분노할 일은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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