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천성모병원 정상화 위한 시민대책위 발족

두 병원, 여전히 반성의 기미 없어... 변명과 엇갈린 주장만 강창대l승인2015.07.16l수정2016.05.3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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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5일 오후 1시, 천주교 인천교구의 자성과 국제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의 정상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가 발족돼 기자회견이 열렸다.

천주교 인천교구의 자성, 그리고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이하 국제성모병원)과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이하 인천성모병원)의 정상화를 위해 인천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발족했다.

대책위는 7월 15일(수) 오후 1시에 인천성모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성모병원의 기만적인 수익추구행태와 인천성모병원의 고질적인 노동인권 탄압행태를 바로 잡기 위해 뜻을 모은 인천지역의 노동단체와 시민, 사회단체가 모였다”며 “모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국제성모병원은 3천여 명의 가짜환자를 모집하는 등, 이로 인해 병원장을 비롯해 17명이 입건됐다. 이와 관련해 인천성모병원에서는 노조지부장이 제보의 배후로 지목돼 집단 괴롭힘을 받아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실신하고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발생했다. 
※관련기사 보기 ☞ 국제성모 가짜환자 사실로... 인천성모 집단괴롭힘의 귀추는?

대책위는 두 병원에서 수익창출을 위해 “직원들을 쥐어짜고 환자에게 불필요한 진료를 권하며, 병원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하는 노동조합을 폭력적인 방법으로 무력화시키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일갈했다. 

대책위는 또, 두 병원의 운영을 맡고 있는 천주교 인천교구가 두 병원의 문제를 방관하지 말고 사태해결을 위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국제성모병원의 가짜환자 부당청구 사건에 대해 인천시민 앞에 사죄할 것”과 “인천성모병원의 노동인권 탄압 사태의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설 것” 등을 촉구했다.

Zoom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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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주장, 그리고 진단서의 또 다른 이야기"

이날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안 입구 조형물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음악 소리는 기자회견이 시작되고 잠시 후에 터져 나왔고, 기자회견이 끝나고 참가자들이 해산하자 멈추었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주차장이 있기 때문에 상시적으로 음악을 튼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스피커의 위치는 주차장이 아니라 기자회견이 열리는 도로를 향해 있었고 주차장에 틀어놓은 잔잔한 음악과는 달리 큰 소리를 냈다. 

▲ 기자회견이 시작돼자 인천성모병원 입구에 위치한 조형물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음악 소리가 크게 터져 나왔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음악 소리도 사라졌다.

또, 기자회견장 주변에는 인천성모병원의 직원과 관계자들로 보이는 이들이 마치 시위를 하듯이 진을 치고 있었다. 기자회견이 열린 시각은 오후 1시, 일반적으로 근무시간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그곳에 나와 있는 이유를 물었다. 그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나와 있는 것이라고 답하거나 “우리는 나와서 보면 안 되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도 있었다. 

▲ 기자회견이 열린 인천성모병원 입구 건너편. 인천성모병원의 관계자로 보이는 이들이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안 그 주변에는 이처럼 병원 관계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진을 이루고 기자회견을 지켜보았다.

게 중에는 중간관리자로 보이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그들은 인천성모병원의 ‘집단 괴롭힘’ 사건의 피해자로 알려진 노조지부장 홍명옥 씨에 대해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들은 노조지부장이 자기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나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도 병원에 대한 중요한 평가가 있는 날을 잡아 기자회견이 열린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외부 사람들(보건의료노조)을 끌어들여 (노조지부장이) 그 뒤에 숨어서 이러는 게 옳지 않아요. 오늘 병원신임평가*가 있는 날인데, 꼭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인지. 이게 너무 화가 나요.”

집단 괴롭힘이 실제 있었는지도 물었다. 그들은 직원 한두 명이 노조지부장을 찾아갔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괴롭힐 목적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직원들이 노조지부장에게 대화 나누자고 신청하면 집단 괴롭힘인가요? 여러 단체가 와서 저러고 있는 건(기자회견을 두고 하는 말) 집단 괴롭힘이 아닌가요? 노조사무실에서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잖아요. 외부에서 우리 병원에 대해 얘기가 있으니까, 왜 그런지 물어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보건의료노조(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가 이번 사태를 두고 집단 괴롭힘으로 보는 이유는 인천성모병원의 몇몇 직원들이 국제성모병원의 가짜 환자 사건과 관련한 제보의 배후로 노조지부장을 지목했고, 이에 대해 집요하게 추궁하면서 막말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도 물었다.

“우리가 (노조지부장을) 배후로 지목했다는 건 거짓말이에요. 그 제보자는 병원에서 고소해서 조사받고 있어요. 그런데 그런 말을 해요.”

이들은 또, 이 문제를 인권위에 제소한 의도에 대해서도 미심쩍어했다. 

“제소가 되면 진위여부나 죄가 있고 없고는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노조지부장이) 인권위에 제소를 했는데 왜 사과도 안 하고 재발방지대책을 강구하지 않느냐는 거예요. 그러면 인권위에 제소한 게 우리 겁주기 위해서 한 거예요?”

이들은 지난 4월 13일에 노조지부장이 출근길에 실신해 입원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의심하는 눈치였다. 뿐만 아니라, 노조지부장이 집단 괴롭힘으로 인해 적응장애 진단을 받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응급실에 들어왔는데, 입원시키려고 추가검사를 진행하자고 했더니 거부하고 퇴원했어요. 그리고 ○○병원으로 간 거에요. 장염.”

장염. ○○병원에 입원한 이유가 장염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입원 후, 2차 가해가 있었다는 보건의료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선의로 병문안을 간 것을 두고 노조지부장이 악용하고 있다고 했다. 마침, 이들 가운데 노조지부장이 입원한 병원을 직접 찾아갔다는 이도 있었다.

“제가 갔는데요, 우리 팀장이랑 같이. 주스를 가지고 갔어요, 한 박스. 제가 ‘이거 3천만원짜리야’라고 농담까지 했죠. 제가 ‘왜 우리 병원에 입원 안 하고 여기 있어요?’하고 물으니 ‘나가세요, 말하기 싫어요’하더군요. 그래서 금방 나왔어요.”

'진단서'가 들려주는 또 다른 진실

병원 측 관계자들의 몇몇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홍명옥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장(간호사)에 대한 진단서를 확인해 보았다. 진단서는 의학 전문용어로 기술돼 있지만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고쳐 옮겼다.**

인천성모병원 노조지부장에 대한 내과 진단서 내용

■ 진료과목: 내과

■ 질 병 명: 주 상병은 탈수, 부 상병은 자극성 장 증후군

■ 치료내용과 향후 치료에 대한 소견

상기 여환은 일주일 전부터 설사 지속되어 기력저하와 탈수로 인해 수액치료가 필요해 당일 입원하십니다. 현재 입원 기간은 향후 약 1주간으로 예상되나 환자의 컨디션에 따라 입원기간이 연장될 수 있습니다.

■ 날 짜: 2015년 4월 15일

위 진단 내용은 4월 13일에 홍 씨가 실신한 후, 인천성모병원 응급실에서 나와 부평의 ○○병원에 입원하면서 받은 것이다. 홍 씨는 업무상 재해를 이유로 산업재해보상(산재)을 신청했다. 산재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인천성모병원의 병원장의 재가와 날인이 필요했으나 병원은 이에 대해서도 비협조적이었다고 한다.

인천성모병원 노조지부장에 대한 정신과 진단서 내용

■ 진료과목: 정신과

■ 질 병 명: 적응장애

■ 치료내용과 향후 치료에 대한 소견

불면, 불안, 자극성 증상을 주소(주된 호소)로 상기 진단일 초진 시행 후, 3회 진료한 분으로 근무 중 발생한 상급 관리자들의 언어폭력 및 부당한 처우가 증상 발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사료됨.

13일 출근 중 실신하여 응급 처치 받는 등,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바, 향후, 3개월 이상 지속적 상담 및 증상 지속 시 입원을 권하였습니다.

■ 날 짜: 2015년 4월 16일

홍 씨가 처음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은 날은 집단 괴롭힘이 시작된 4월 6일의 이틀 후인 4월 8일이다. 위 진단서는 홍 씨가 출근길에 실신하는 사건이 일어난 후에 작성된 것이다. 홍 씨는 위의 진단서를 받은 다음날인 17일부터 3개월간 병가를 냈다. 

하지만, 병원 측은 병가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홍 씨를 진단한 정신과 의원조차도 신임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병원 측은 홍 씨가 병가를 낸 후부터 5월 14일까지의 결근에 대해서는 연차휴가 등으로 처리했고, 5월 15일 이후부터의 결근은 ‘무단결근’으로 간주해 징계위원회까지 소집했다. 징계위원회는 7월 15일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현재 연기된 상태다.

이외에도, 4월 13일 출근길에 쓰러진 홍 씨를 치료한 응급실(인천성모병원)의 진료기록도 있다. 보건의료노조와 홍 씨는 인권위에 집단 괴롭힘 문제를 제소하면서 위의 두 진단서와 함께 응급실 진료기록도 제출했다. 

이날 진료기록이 작성된 시간은 오전 8시 45분이다. 당시 홍씨의 혈압은 170~90(mmHg)이었고, 심장박동은 분당 110회로 측정됐다. 혈압은 120~80이, 심장박동은 72~80회가 정상적인 수치이다. 진료기록에는 호흡도 매우 가빴던 것으로 표시돼 있다. 정상인의 호흡이 분당 18회인 것에 반해 홍 씨는 당시 24회에 달했다. 홍 씨를 진료한 의사는 진료기록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상기 여환은 기저질환이 없는 자이며 본원 직원으로, 최근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으며 그 후 심계항진과 호흡곤란 등이 발생하여 의원(정신과)에서 항우울제를 처방 받아 2회 복용한 적이 있음. 내원 10분전, 병원 앞에서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대기 중 갑자기 불안, 분노, 심계항진, 호흡곤란 등이 발생하였고, 실신하여 내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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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신임평가: 병원이 자율적으로 일정한 기준에 맞게 진료수준을 향상시켜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도록 하기 위해 대한병원협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평가.

**진단서는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를 담고 있다. 홍명옥 지부장은 진단서가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 중요한 내용만 간추렸다. 

강창대  kangc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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