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의 손 씻기

손 씻기 행사 대신, 부대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몸집 줄이기 선언'을 했어야 김흥순l승인2018.01.28l수정2018.01.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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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일주일 이상 동장군이 엄습한 추운 시기에 이상한 일이 있었다. 발을 아끼지 않은 정현 선수나 박항서 등은 국민의 지지를 받았고, 사건에 손을 대거나 손을 씻는 일을 한 사람들은 국민들 입에 오르내렸다.

기무사가 지난 1월 25일 국립현충원에서 개최한 ‘정치 손 씻기’ 행사 때문이다. 이석구 기무사령관과 장성들이 엄동설한에 비장한 뜻을 강조하려고 현충원이라는 장소를 택해 손을 씻으며, ‘세심(洗心)’이라는 이름의 퍼포먼스를 한 것이다.

이 사령관과 600여 명의 부대원은 정치중립을 다짐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나, 이게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정치에 개입한 과오를 저질렀으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아닌, 시민들을 향해 참회했어야 옳다. 사령부가 위치한 청계산의 물에 손을 씻음으로써, 간절함을 표현하려 한 것도 작위적으로 비친다.

이런 행사는 정치권의 무릎 꿇기, 삼보일배 등과 같은 이벤트다.

친필 서약서를 ‘DSC(기무사의 영문 약자) Promise(약속)’로 명명한 것도, 진지함이 결여된 이벤트라는 반응도 있다.

한국 현대사에서 국군기무사령부(구 보안사령부)는 민주주의·인권과 상극의 길을 걸어왔다. 기무사는 그동안 이름도 바꾸고, 사령부도 청와대 바로 앞(국립현대미술관)에서 청계산으로 옮겨봤지만, 정치개입의 악습을 떨치지 못했다.

기무사는 이승만 정권 시절, 일본군 헌병 오장 출신 김창룡 등의 주도로 간첩을 잡는다며 반민주 행위를 일삼았다.

박정희 이래 군인 대통령 시절에는 더욱 노골적으로 정치에 개입했다. 군내 쿠데타 세력을 감시한다는 명분 아래, 군 안팎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다. 전두환 보안사령관 등 신군부를 옹립해 5공 정권을 창출, 중앙정보부의 힘을 능가했다.

그러니, 민주화 기운이 무르익으면서 ‘윤석양 이병의 보안사 민간인 사찰 폭로’ 등 과거 비리와 공작들이 터져 나온 것은 필연이었다.

의식이나 다짐으로 될 일이 아니다. 권력기관들은 흔히 과오를 저지른 후 뼈를 깎는 노력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한다. 하도 반성을 많이 해서, 더 이상 깎을 뼈가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엄동설한에 손을 씻으며, 자정 각오를 보여주려고 한 기무사의 고민은 이해한다.

그러나, 한국처럼 군 내부 정보를 수집하는 부대 규모가 이렇게 큰 나라가 없다. 기무사는 손 씻기 행사 대신, 부대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몸집 줄이기 선언을 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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