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알바노조 지도위원

박근혜 정부의 4대 부문 구조개혁은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분야다. 김대중 정부의 4대 부문 구조개혁은 금융, 기업, 공공, 노동부문이었다. 기업이 빠지고 교육이 들어갔다.

김대중 정부 당시, IMF 외환위기 프로그램인 4대 부문 구조조정을 보면 기업은 재벌해체나 인수합병 같은 것이었는데 대우재벌 외에는 4대 재벌 멀쩡하게 살아 있다. 그런데 노동자들만 많이 쫓겨났다. 금융부문 구조조정은 대표적으로 국책은행이 민영화되고 투기자본에 팔려나갔는데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쫓겨났다. 공공부문 역시 마찬가지였다.

‘○○부문 구조조정’이라는 것이 결국은 노동자에 대한 자본의 공격이었다. 중립을 가장한 국가가 이를 대행한다. 자본가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이라 쓰고 ‘삼성공화국’이라 읽는다. 따라서 노동부문 구조조정은 이를 종합한 것이다. 고용, 임금, 노동시간, 노동강도, 노동조건 등 모든 것이 유연화라는 이름으로 노동법이 개악된다.

노동부문 구조조정이라는 것은 자본주의의 공황적 위기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면서 동시에 더 많은 피와 땀과 눈물을 요구하는 도구다. 지금 정부와 새누리당 사이에서 ‘노동시장개혁’이냐, ‘노동개혁’이냐를 놓고 낱말채택 논쟁을 하고 있던 데 한마디로 말장난이다. 결론은 똑같다. 노동시장구조개혁, 노동구조개혁, 구조개혁○○○ 등, 뭐라 부르든지 노동자 주머니 털어 자본가 배를 채우는 일이다. 자본가들의 입은 바늘구멍이지만 배는 남산만 하기 때문이다.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파 다투는 아귀·수라의 ‘아수라장’이다. 그들은 노동자들에게 도덕경을 들먹이며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말라거나 죽으면 빈손으로 간다고 허무주의를 설파한다. 그 재물은 노동자들의 피땀이다. 빼앗긴 노동자들은 죽으면 빈손이지만 자본가들은 탐욕스런 재물을 자식들에게 상속·증여한다. 물론 일부는 자신을 지켜준 정치모리배들에게 나눠준다.

그래서 노동부문개혁에 맞서는 것은 노동의 결과물을 지키는 일이다. 나아가 빼앗긴 것을 찾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 노동자들은 계급으로 연대해야 한다. 노동운동이 신분상승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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