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500년 원시림 가리왕산을 죽이고 만든 잔치

김흥순l승인2018.02.26l수정2018.02.26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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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500년 원시림 가리왕산을 죽이고 만든 잔치였다.

평창올림픽 알파인 경기 3일이 열린 스키장은 국내 아홉 번째로 높은 500년 원시림 가리왕산을 깎아 만들었다. 축구장 110개 규모의 산림이 사라지고, 나무 10만 그루가 송두리째 뽑혔다.

역대 정권의 환경 영향 평가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받았던 산이다.

한반도 남쪽의 유일한 원시림이라고 할 정도로 생태환경이 우수해, 조선시대부터 나라가 직접 관리해 왔고, 2008년에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한국에서 몇 안 되는 풍혈(風穴)지역이자,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의 주요 자생지다.

2011년 동계올림픽 평창 확정 후부터 가리왕산 스키장은 ‘뜨거운 감자’였다.

해발 1,561m의 가리왕산이 최적지라는 조직위 주장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돌이킬 수 없는 환경파괴라며 반발했다.

당시, 강원도는 체계적 입지조사 없이 영동고속도로 주변의 몇 군데를 현장 답사하는데 그쳤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비용절감을 위해, 분리 개최를 허용한 첫 사례여서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치른 전북 무주 스키장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이마저 거부했다.

결국, 정부는 올림픽이 끝나면 산림을 복원해 다시 보호구역으로 지정한다는 단서를 달아 허가했다.

잔치는 좋아해도 설거지는 싫어한다.

가리왕산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환경단체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강원도가 최근 가리왕산 복원계획을 제출했는데, 내용이 부실해 퇴짜를 맞았다.

복원 전담 기구나 조직조차 만들어지지 않았다.

1,000억 원의 소요 예산도 거의 확보되지 않았다. 산림 복원 시, 원래 자리에 심으려고 임시 이식한 수령이 오래된 수백 그루의 나무는 대부분 고사했다.

해발에 따라 식생이 정확히 구분된 가리왕산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엉터리 계획이었다.

환경단체들은 “스키장 건설 때부터 복원계획이 철저히 외면된 채 공사가 진행돼, 복원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꼬집었다.

일본 나가노와 캐나다 밴쿠버는 동계올림픽 유치 뒤, 환경문제가 발견되자 국제경기단체와 협의해 경기장 예정지를 바꿨다.

반면, 강원도와 조직위는 환경보다는 대회 진행만 신경 쓰느라 대안 찾기에 소홀했다기 보다 아예 안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단 8일 동안의 ‘잔치’를 위해, 미래세대에 넘겨줄 소중한 자연을 훼손한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2018평창이 반환경적인 올림픽 가운데 하나로 기억되지 않으려면, 시간과 돈이 얼마가 들던 가리왕산을 되돌려 놓아야 한다.

몇 년 전 쓴 글을 되돌아 보았다.

(1)3일 경기 vs 500년 원시림

(2)당시 야당도지사 책임회피성 발언

(3)벌목됐지만 풍혈지대 등 아직도 지킬 것 많아

(4)덕유산부터 가리왕산까지, 교훈은 없었다.

덕유산, 발왕산, 함백산, 가리왕산은 스키장 개발로 망가졌거나 허물어지고 있는 중부지방의 고산이다. 이곳에 사는 구상나무, 분비나무, 주목 등 침엽수는 지난 빙하기 때 번창하다가 추운 날씨가 물러간 뒤 높은 산 피난처에서 근근이 살아남은 이른바 ‘유존종’으로서 세계적 보전가치를 지닌다.

기존 법률을 찍어 누르는 특별법으로 개발을 한 꼼수.

국회는, 1995년 12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에 여론의 시선이 쏠려 있는 틈을 타, 국제경기대회 지원 특별법을 90% 가까운 찬성표로 통과시켰다.

환경부와 환경단체의 반발 속에, 여야를 넘어선 지역 출신 의원들이 주도한 이 특별법은 환경영향평가 협의권을 환경부 장관에서 빼앗아 시·도 지사에게 넘겼다. 덕유산과 동계 아시아대회가 열릴 발왕산 정상까지 스키장을 건설할 길이 뚫렸다.

“다른 나라들은 환경올림픽 외치는데, 우린 천연보호림 뚫고 스키장”, 1994년 실은 덕유산 환경파괴는 20년이 지났지만 평창 가리왕산에서 여전히 유효하다. 2012년 제정된 평창동계올림픽 지원 특별법은 사전환경성 검토를 무력화했고, 국립공원보다 더 보전 강도가 높은 산림 유전자원 보호구역을 해제하는 길을 터 주었다.

스키장을 지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큰소리치며 덕유산과 발왕산을 파괴한 쌍방울과 쌍용, 함백산에 오투리조트를 건설해 백두대간 보호구역을 망가뜨린 태백시, 모두 망하거나 재정 파탄에 직면해 있다.

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탐욕 때문이다. 가리왕산을 파괴하고 있는 평창도 같은 길을 가려는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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