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투사 정봉주의 정치인생 몰락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강유미 찾아가 배워라! 김흥순l승인2018.03.30l수정2018.03.3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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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끝까지 갈 줄 알았던 싸움도 정봉주 전 의원의 주장을 뒤집는 증거가 나오자, 허무할 정도로 순식간에 끝이 났다. 정 전 의원은 즉각 언론에 제기했던 고소를 취하했고, 정계 은퇴도 선언했다.

20여 일 동안 여러 명의 피해자를 낳은 진흙탕 싸움을 하고서도, 정계 은퇴를 선언하면 모든 것이 끝이 나는 건지 되묻고 싶다.

‘호텔에 갔지만, 기억은 없다’는 해명은,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변명과 뭐가 다른지도 묻고 싶다.

정 전 의원이 밝혔듯 ‘10년 통한의 겨울을 뚫고 찾아온 봄날’이었지만, 본인 스스로 봄날같이 다가온 정치생명을 끊어버린 꼴이 됐다. 이제는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그의 정치인생도 끝났고, ‘나꼼수’ 팬들의 기대도 끝났다.

정봉주 전 의원의 ‘대국민 사기극’이 막을 내렸다.

지난 3월 12일 정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봉주가 호텔 룸으로 A씨를 불러 성추행을 시도했다는 보도는, 전 국민과 언론을 속게 한 기획된 대국민 사기극이다"라며, 기자 6명을 고소하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처럼 자신만만했던 그가 28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27일, 2011년 12월 23일 카드 사용 내역을 확보해 검토한 결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결제한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경찰 측에 알려 고소를 취하 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하며, 언론사와 기자를 상대로 ‘대국민 사기극’ 등을 운운하며 법적대응을 전개했던 정 전 의원이 스스로 자백한 것이다.

정 전 의원은 12월 23일 당일 사진 780장을 공개하며 '호텔에 간 기억이 전혀 없다"고 자신의 무죄를 주장해 왔다. 하지만, 피해자인 A씨는 27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 1층에 있는 레스토랑 ‘N’에 있었던 사진을 공개하면서 "날 고소해 달라"고 주장한지 하루 만에, 정 전 의원이 호텔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렉싱턴 호텔행을 자백한 것이다.

28일, 정 전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유리한 증거가 많이 있다는 생각에 덮고 가고 싶은 유혹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의 자백을 살펴볼 때 ‘유리한 증거'가 많다고 판단했음에도 자진해서 호텔에서의 카드내역을 밝힌 것은 향후, 경찰 수사결과 정 전 의원의 호텔행이 입증될 경우, 더욱 큰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정 전 의원이 렉싱턴 호텔행의 중요 관점은, 12월 23일 카톡 IP 내역을 공개 하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정 전 의원은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사진은 공개하면서도 이상하리만치 카톡 IP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정봉주 사건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황우석 사태'다.

두 사건은 닮았다. 황우석 지지자였던 사람들과 최근 정봉주 지지자들의 양상이 비슷하게 흘러갔다는 점도 그렇다.

당시, 황우석은 과학계에서 영웅으로 불릴 정도로 그 위상이 대단했다. 언론이 황우석을 스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우석의 시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논문이 조작되었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황우석이 가진 원천기술은, 배아줄기세포가 아닌 단순히 처녀생식이였다. 황우석은 한순간에 몰락했다.

정봉주 전 의원도 별 반 다르지 않았다.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법적대응을 했던 그가, 12월 23일 저녁 6시 43분경 렉싱턴 호텔에서 결제한 카드 사용 기록을 찾아냈다고 자백한 것이다.

성추행 피해자 A씨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5시 37분까지 렉싱턴 호텔 내 N 레스토랑에 머물렀다는 물증을 제시한 지 하루만이다. 이로써 "23일 렉싱턴 호텔에 간 사실이 없다"고 했던 정 전 의원의 주장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기억이 없다는 이유로, 당연히 피해자 A씨에 대한 사과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미투 정국을 맞이하여 사건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것 중 하나가, 피해자를 드러내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프레시안은 피해자를 보호하며, 대응을 잘 했다.

반면, jtbc는 안희정 전 지사 피해자인 김지은 씨를 스튜디어로 불러내는 것을 선택했다. 피해자를 공개함으로서 제2차 피해의 단초를 제공한 셈이다.

사건의 피해자가 자신의 신분을 공개하고 민낯을 공개한다는 것은, 대단한 어려움이 따른다. 피해자 보호 원칙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이 점은 jtbc에 아쉽다.

언론사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팩트를 중심으로 신뢰를 얻는 방법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한다.

이번 정봉주 사건에서 피해자 A씨는, 장소와 관련하여 말을 바꾼 적이 없다. 일관되게 진술했다. 그럼에도 피해자가 말을 바꿨다는 거짓정보가 SNS 혹은 댓글에서 나돌기 시작했다. 팩트를 가공해서 유통하면 반드시 왜곡이 생긴다.

이제 사건의 진실은 밝혀졌다. 정 전 의원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은 고통스럽고 험난할지 모른다. 특히, 피해자인 여성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28일 정봉주 전 의원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서울시장 출마를 철회하고, 자숙하면서 자연인 정봉주로 돌아가겠다”고 정계은퇴를 시사했다. 법정 투쟁을 통해 대마불사를 외쳤던 한 정치인의 쓸쓸하고, 슬픈 퇴장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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