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집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철거민이, 철탑에 올라가 있는 부인에게 눈물로 쓴 편지

서울시 성북구 ‘장위7구역 뉴타운재개발 현장’에 철거민 5명 고립돼 이근선l승인2018.05.05l수정2018.05.0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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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합에서 고용한 용역인력들이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 성북구 ‘장위7구역 뉴타운재개발 현장’에 철거민 5명이 고립되어 있다. 강제집행과 진압을 우려해 철거민 4명은 옥상, 1명은 건물 앞 노숙농성 중이다.

전기를 끊어버리고, 전기계량기 철거도 신청한 상태이다. 5월 3일 밤부터는 장위7구역 재개발 현장을 봉쇄했고, 외부인들은 조합의 허락 받아야 출입 가능하다고 한다.

장위7구역재개발조합(이하 조합)이 자체 철거용역을 투입했고, 자력으로 집행하겠다며 불법강제집행에 돌입한 상태이다. 남은 주민들은 조합에 맞서 온몸으로 막고 있다. 조합이 직접 철거를 집행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행되고 있고, 경찰은 구경만 하고 있는 현실이다.

 

▲ 서울시 성북구 장위7구역 뉴타운재개발 현장에서 5월 3일 저녁 7시 30분에 열린 355차 강원생명평화기도회 모습. 조한정 위원장이 철장안에서 기도회를 참여하고 있다.

지난 5월 3일 저녁 7시 30분 철거 현장에서 355차 강원생명평화기도회가 열렸다. 이와 관련하여 박성율 목사는 뉴타운 재개발이란 이름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토지강제수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5월 3일 저녁 7시 30분 철거현장에서 355차 강원생명평화기도회 열려 

355차 강원생명평화기도회에서, 시대의 증언을 해 주신 조한정 위원장의 증언입니다. 장위7구역은 뉴타운 재개발로 토지강제수용을 마치고, 현금청산자들을 강제집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주민의 증언입니다.

"갈 데가 없다고요. 갈 데가 없는데 어떡하라고 그러는 거예요?"

철탑에 올라가 목줄을 맨 아내의 울음에 남편도 따라 울고 맙니다.

토지강제수용은 자본과 권력에 의해 좌우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뿐만 아니라 청계천 복원, 뉴타운과 재개발, 신도시 사업의 배후는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입니다.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이 3년이나 지났지만, 그들의 자살의 배후에는 재개발로 인한 철거와 도시빈민의 가난한 삶이 연결되지 못한 채 불쌍한 죽음으로 사람들이 애도했다. 사실 애도하면서 분노해야 할 문제였습니다.

장위7구역을 비롯한 서울도심의 재개발등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과 주택법, 임대주택법에 근거해서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익사업입니다.

그러나 정부와 지방정부의 '공익사업'은 탐욕과 자본권력을 합법화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용자의 편의보다는 입점한 상업시설에 더 신경쓰는 민자역사, 요즘 문제가 조금 노출되기 시작한 젠트리피케이션, 재개발과 지하철 역세권 개발에서 원주민이 아닌 투기자본과 투기세력은 이익을 보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무조건 쫓겨나야 합니다.

저항하는 이들에게 공익사업의 힘을 얻은 조합과 용역깡패들은, 경찰을 조롱하며 살인과 폭력도 자행했습니다. 법원, 경찰, 조합, 용역, 시공사업자, 지방정부, 중앙정부로 이어지는 권력구조에 누구나 희생자가 되고 있습니다. 더 높은 착취와 압박을 가해도 피착취자들이 아무 말 없이 침묵하거나 저항하지 못하는 상태를 '평화'로 부르는 이 도시는 저주 받았습니다.

재개발이 활발한 지역이 더럽고 추한 가난한 지역이 아니라, 강남과 강북의 노른자위에 가장 많은 것은 그것을 입증하는 단편일 뿐입니다. 신도시로 망가지는 구도시는, 또 재개발을 추진한다며 투기세력이 몰립니다. 강북 쪽에 쫓겨날 가난한 사람이 올해도 엄청납니다.

* 이 글은 박성율 목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 서울시 성북구 장위7구역 뉴타운재개발 현장에서 5월 3일 저녁 7시 30분에 열린 355차 강원생명평화기도회 모습. 신희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서울시 성북구 장위7구역 뉴타운재개발 현장에서 5월 3일 저녁 7시 30분에 열린 355차 강원생명평화기도회 모습. 박성율 목사가 기도회를 주관하고 있다.
▲ 서울시 성북구 장위7구역 뉴타운재개발 현장에서 5월 3일 저녁 7시 30분에 열린 355차 강원생명평화기도회 모습

 

<박성율 목사의 355차 강원생명평화기도회 후기>

355차 강원생명평화기도회는 5월 3일 저녁 7시 30분 장위동 197-54번지 조한정 위원장 집 앞에서 강제철거를 규탄하며 진행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러나, 조합은 명도소송을 핑계로 장위7구역 전체를 봉쇄했고, 이에 주민들은 옥상에 여자3명, 남자1명이 고립된 채 저항하고 있었습니다. 외부인 출입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기도회장소는 안에서 조한정 위원장님과 연대자들이 얼굴을 볼 수 있는 장소로 이동하고, 기도회 참가자들이 그들을 바라보는 장소에서 진행하기로 변경됐습니다. 서로 만날 수 없는 처절한 상황에서 기도회가 진행됐습니다.

기도회에는 하늘평화공동체에서 어린아이와 청소년들까지 참석해서 50여명이 진행을 했습니다. 부서지고 철거된 현장, 화장실도 사용할 수 없고, 깨진 유리와 위험한 건물 앞에서 공사차량과 시내버스가 다니는 길가, 그래도 기도회 참가자들은 조한정 위원장님의 발언과. 신희철 노동당 부위원장님의 상황설명을 들으며 분노하고, 울고, 탄식하며 규탄했습니다.

기도회가 끝나고 조한정위원장 집으로 위로방문을 가기로 했으나, 조합이 입장을 바꾸며 다시 번복해서 입구에서 용역과 경찰과 실랑이만 벌였고, 결국 의료진 2명만 들어가서 진료하고 나왔습니다. 고통으로 얼룩진 현장에서 모두 안타까워했습니다. 도심재개발과 토지강제수용 문제의 심각한 현실을 보여주는 현장입니다.

342차 촛불교회와 함께 한 목요기도회. 춘천, 원주, 홍천, 그리고 서울에서 참석하신 분들과 특별히 순서를 맡아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하늘평화공동체에선 인간의 노래와 특송, 간식을 특별히 준비해 주셨네요.

우리의 작은 마음들이 모여 조한정 위원장님에게 위로가 됐기를 바랍니다.

기도회 장소를 찾느라 고생하신 한마르티나 수녀님 고맙습니다.

기도회 현장은 향린교회에서 생중계 해 주셨습니다.

 

<조한정 위원장이 철탑에 올라가 있는 부인에게 쓴 편지>

▲ 현재 교회 철탑에 올라갔던 주민들 중 4명(여자 3명, 남자 1명)은 옥상에 고립된 상태이다. 마이크를 잡고 있는 사람이 조한정 위원장의 부인

그곳은 당신이 있을 곳이 아니오.

모든 사물이 있어야 할 곳에 있을 때 아름다운 것인데, 다른 곳에 있으면 슬퍼진다오.

요리가 식탁에 있을 때는 아름답지만, 쓰레기통에 있으면 악취가나고 추해지기 마련이오.

누가 당신을 누가 당신을 그곳에 오르게 했단 말이오?

아 ~ 나였구료. 내가 당신을 그 모진 곳으로 올려 보냈구려.

그곳은 내가 있어야 할 곳인데, 대신 당신이 올라있으니 안타깝소.

그 옛날 우리가 혼인하기 전 장모님까지도 “고집이 너무 쎄서”라고 걱정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한번도 내 앞에서 고집부리는걸 본적이 없는데, 지금에서야 그건 고집이 아니라, 의지 였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구려.

분당 일산 개발계획이 발표될 때 “우리도 분당으로 이사할까?”라고 말하니까 당신이 말했지.

“아버지 떠나서 갈수 있어? 아버지 슬퍼하시는거 모른 척 할 수 있어? 그래도 갈 수 있다면 이집은 아버님께 돌려드리고 가야 할 거야” 라고 말하며, 어린것들 옷을 정리하던 당신모습이 아련하구료.

▲ 조한정 장위7구역철거민대책공대위 위원장

좋은 옷 한번 못 사주고, 비싼 외식 한번 못해도 당신 생일을 잊었을 때도 웃으며 싫은 소리 한번 안하고, “다음에 더 큰거 요구할 거야”하던 당신. 생일이 다가오면 어차피 먹을 거 미리 땡겨서 먹자며, “하루는 케익, 다음날은 떡볶이, 다음날은 라면 끓여줘”하며, 몇 일을 먹고 “정작 생일날 먹고 싶은거 다 먹었는데, 이제 뭐먹지”하며 미소 짓던 맑은 얼굴을 다시 보고 싶소.

능력없는 나를 만나서 평생 당신 뜻을 펴보지도 못하고, 아이들 치다꺼리에, 내 병수발에, 젊어서는 시부모 모시고 임종까지 지키며, “나 착한며느리는 못되지만 못된 며느리는 아니라고 해 줘”하며 울먹이던 당신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하고, 그 위험한곳에 당신을 올려 보내고 말았구료.

평소 여자마음을 헤아리지 못해서, 젊어서 연애한번 제대로 못해본 나이기에 당신의 마음도 헤아리지 못했는데, 당신을 사랑하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못해봤는데, 당신 눈에 맺힌 눈물도 닦아주지 못했는데, 지금도 하염없이 흐르는 당신의 눈물을 닦아줄 수 없으니 이제야 기회가 있었을 때 좀 더 잘할 껄 후회가 되는구려.

아무리 상황이 안 좋아도 4월 24일 결혼 30주년까지 잊고 있었으니, 이 미안함을 어찌 사과할지 모르겠소. 물론 평소의 당신이라면 “나도 잊었는데 아니 안 잊은걸로 하고 그냥 챙겨 먹어야지. 날 잡아서 맛있는 것도 먹고 가까운데라도 바람 쐬고 오자”할텐데. 그런 기회가 우리에게 올지 모르겠오.

비록 거칠어졌지만, 예쁜 당신의 손은 그 철탑을 잡을손이 아닌데, 아이들을 보듬고, 길고양이도 보듬고, 좋은 일에 쓰일 손인데, 교회철탑을 잡게 해서 미안하오. 내가 옆에서 잡아주지 못해서 미안하오. 이런 세상에 엮이게 해서 미안하오.

당신 같은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날이 오는 날이 있을지? 당신 같은 사람이 철탑에 매달리지 않고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수 있을지?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길 거야. 국가는 토지수용법을 폐지할 거야. 재벌은 정당한 사업을 하고 수탈은 안한데. 행정은 책임을 다하고, 심혈을 기울일 거야. 법원은, 공권력은 국민을 지키고 약자도 돕고 법을 몰라도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거야.

미소 지으며 말하지만 눈물이 쏟아짐은 왜일까!

암울한 미래여 내 아내를 비켜가 주면 안되는가?

* 조한정님이 부인에게 쓰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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