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대국민 사과

진정성 없는 사과는 화를 부른다. 사과는 잘해야 한다. 김흥순l승인2020.05.15l수정2020.05.1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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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 10분 사과

- "자녀에게 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

지난 5월 6일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전격적 사과문 발표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감형을 겨냥한 측면이 있다.

이날 사과문 발표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의 권고에 따른 것인데, 앞서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준법위 활동의 실효성 여부를 양형에 참작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사과문 발표가 이 부회장 재판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팝가수 엘턴 존의 노래 중에,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가 있다. 1976년 발표된 이후 40년 가까이 사랑 받고 있는 ‘사과송(謝過頌)’이다. 그저 ‘미안해’라고 한마디만 하면 될 일인데, 무엇이 그렇게 가장 하기 어려운 말이라는 건가. 하지만 노래처럼 ‘사과’란 게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사과의 생명은 타이밍과 진정성이다.

핵심은, 피해자 마음 위주로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하게 사과하고, 조건, 해명, 변명 없이, 피해자가 ‘됐다’고 할 때까지 몇 번이고 사과해야 한다.

거짓된 사과는 그 반대다.

모호한 사과, 해명성 사과, 용서해 달라고 강요하는 사과 등이다.

세계를 감동시킨 사과는 전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의 ‘무릎 사과’다.

서독에 적대감이 강했던 폴란드 국민들은, 빗속에서 바르샤바의 전쟁희생자 비석 앞에 무릎 꿇고 눈물을 흘린 브란트의 사과를 생방송으로 지켜보며, 오랜 앙금을 털어버릴 수 있었다.

동독출신 앙겔라 메르켈 통일 독일 총리의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강제수용소를 찾아, “어떤 말로도 이곳에서 비인격적인 처우를 받고, 고문당하고, 살해당한 많은 사람의 슬픔을 달랠 수 없을 것”이라고 사죄한 장면도 멋있다.

보통 전임이 사과를 해도, 후임이 번복하고 딴 소리를 하는 일본과 대비된다.브란트와 메르켈의 사과는 진정한 사과의 전형이다.

진정성 없는 사과는 화를 부른다. 사과는 잘해야 한다.

일찍이 고려의 대학자 이색도, “죄를 알아 사과를 한다면, 누가 지난 일을 다시 책하겠느냐”고 했다(<목은시고>).

1403년(조선 태종 3년) 조운선 34척이 침몰돼 1000여명이 수장된 ‘조선판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다.

그러자, 태종은 “내가 백성을 사지(死地)로 내몰았다”면서, “모든 책임이 나에게 있다(責乃在予)”(<태종실록>)고, 깨끗이 인정했다.

 

<지혜로운 사과 방법>

1. 사과는 반드시 얼굴을 마주 보면서 해라.

사과는 직접 만나서 하는 것이 좋다.싸운 뒤 서로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전화나 메신저를 통해 사과를 하게 되면 자신의 진심을 충분히 전달할 수 없어, 오히려 싸움을 더 키우는 경유도 적지 않다.

싸운 뒤 만나는 것이 어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오히려 직접 마주본 상태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더욱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2. 상대방 기분에 철저히 맞춰 줘라.

사과의 궁극적인 목적은 상대방의 상한 마음을 풀어주는 것이다. 사과를 할 때는 먼저 상대방의 기분이 지금도 화가 나 있는지 살펴야 한다. 아직 화가 난 상태라면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들은 삼가고,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말들을 적절히 골라 사용해야 한다.

3. 사과보다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이 먼저다.

무작정 사과부터 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상대방이 왜 화가 났는지, 어떤 점이 불만인지 말하게 하고, 이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상대방은 화를 어느 정도 풀 수 있고, 자신도 어떤 점을 사과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4. 사과는 타이밍이다.

사과를 하는데도 적절한 타이밍은 아주 중요하다. 잘못을 저지른 뒤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사과를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서로 기분이 상하고 난 뒤 바로 그 자리에서 사과하는 것은, 오히려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 쉽다. 싸우고 난 뒤 서로 어느 정도 화가 가라앉을 때쯤 사과를 하는 것이 좋다.

5.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하는 사과만큼,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은 없다. 연인 사이라면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 여성은 자신이 어떤 점 때문에 화가 났는지 상대방이 알고 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남성이 여성에게 사과의 의미로 꽃을 보내는 것은 좋은 방법이지만, 만약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사과부터 하자는 마음이었다면, 여성은 이 꽃을 쓰레기통에 버릴 수 도 있다.

6. 만나기 힘들다면 사과는 편지로.

만나서 사과를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만나기 힘든 상황이라면 편지로 사과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진심이 담긴 편지는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인다. 사과를 할 때 가장 적절하지 않은 방법은 문자메시지다. 성의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

7. 사과는 여러 번 하면 좋지 않다

반복된 사과는 진실성이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불러 올 수 있다. 상대방이 자신을 진실성 없는 사과를 하는 사람이라고 인식하면, 앞으로도 자신이 한 사과를 잘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8. 부모도 자녀에게 사과해야 한다.

부모와 자녀는 서로 사과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지만, 부모와 자녀 사이의 솔직한 대화는 많을수록 좋다. 특히 부모들은 사소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도, 아이들에게 진심을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부모의 솔직한 모습은, 자녀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9. 자녀도 부모에게 사과해야 한다.

어린 자녀들은 대부분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잘 알지 못하고, 말로만 사과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녀들도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먼저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부모에게 사과 하면, 부모는 자녀를 더욱 신뢰하게 된다.

10.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계속 ‘네가 잘못했다, 내가 잘못했다’ 싸우는 것은, 서로의 인간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기에 앞서 자신의 먼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서로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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